ESG에 꽂힌 롯데, 수소사업 뛰어든다

입력 2021-05-12 17:57   수정 2021-05-13 02:12


롯데그룹이 수소사업에 뛰어들기로 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하면서 동시에 미래 먹거리 사업을 확대하려는 포석이다. SK 한화 포스코 등 국내 주요 기업이 일제히 수소사업 진출 의사를 밝힌 가운데 롯데도 수소사업에 뛰어들면서 수소 경제 선점을 위한 주도권 다툼이 더욱 격해질 전망이다.
암모니아 유통 노하우 활용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암모니아 형태로 해외에서 수소를 들여와 국내에 공급하는 것을 논의 중이다. 또 석유화학 공정 중 부산물로 얻어지는 ‘부생수소’를 수소 충전소에 공급하는 것도 추진 중이다.

롯데그룹 고위 관계자는 이날 “롯데케미칼 자회사인 롯데정밀화학이 해외에서 그린 암모니아를 수입하고, 이 암모니아에서 수소를 추출해 국내에 유통할 것”이라고 밝혔다. 암모니아(NH3)는 질소 원자 1개와 수소 원자 3개가 결합한 화합물이다. 암모니아에서 질소만 떼어내면 다량의 수소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 관계자는 “롯데정밀화학이 국내 암모니아 유통 시장의 70~80%를 점유하고 있는 만큼 기존 탱크와 파이프 등 인프라를 활용해 수소사업으로 확장할 수 있다”고 했다. 롯데정밀화학은 암모니아 유통 사업으로만 지난해 약 426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회사 전체 매출의 30% 이상이 암모니아에서 나온다.

수소 경제에서 암모니아가 주목받는 것은 운송의 편의성 때문이다. 기체 상태인 수소를 운송하기 위해선 액화시켜 부피를 줄여야 하는데 수소를 액화하려면 영하 253도까지 낮춰야 한다. 비용이 많이 들어 사업성이 떨어진다. 암모니아 형태로 바꾸면 훨씬 저렴하게 운송이 가능하다. 액화수소에 비해 1.5배의 밀도를 갖고 있고, 액화는 영하 33도만 유지하면 된다.

롯데정밀화학은 향후 암모니아가 선박의 주요 연료로 사용될 수 있다고 판단해 암모니아 설비 확충도 추진하고 있다.

롯데는 국내 에너지 기업과 손잡고 수소 충전소에 수소를 공급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수도권에 인접한 롯데케미칼 서산 대산공장에서 나오는 연 1만t 이상의 부생수소를 활용한다는 계산이다. 또 대산공장뿐 아니라 국내외 다른 공장에서 나온 수소까지 유통하기 위해 수소 액화플랜트 건설도 추진 중이다. 롯데 측은 “해외 특수가스 전문 기업들과 합작법인 설립을 타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터리 놓쳤지만 수소에서 만회
롯데가 수소사업 진출을 추진하는 것은 수소가 배터리사업에 비해 용이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롯데케미칼은 LG화학과 함께 국내 최대 화학사로 꼽히지만 LG화학과 달리 배터리사업에 진출하지 않았다. 기존 사업과 연관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배터리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진 뒤 사업 기회를 놓쳤다는 평가를 들어야 했다.

수소는 다르다. 기존 사업과 연관성이 높고 시장도 이제 막 형성되고 있다. 롯데케미칼의 자회사 롯데정밀화학은 국내 최대 암모니아 사업자다. 롯데케미칼도 화학 공정 중 나오는 수소를 다뤄본 경험이 많아 노하우가 상당하다. 수소 분야에선 확실한 선두 기업이 없는 만큼 충분히 승기를 잡을 수 있다는 판단을 했다.

ESG 경영 강화 측면도 있다. 롯데는 그룹 차원에서 전사적으로 ESG 경영에 나서고 있다. 핵심 역할을 석유화학 계열사 롯데케미칼이 맡았다. 롯데케미칼은 제품 생산 시 다량의 탄소를 배출하고 있어 친환경 사업 강화가 화두다. 롯데 화학 비즈니스유닛(BU)은 2030년까지 친환경 사업으로만 연매출 6조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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