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더 줄게"…아마존·맥도날드 '인력 쟁탈전'

입력 2021-05-14 17:22   수정 2021-05-21 16:03

미국 최저임금을 시간당 7.5달러에서 15달러로 올리자는 법안이 미 정계에서 완강한 저항에 부딪혀 표류 중이다. 그러나 조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은 굳이 입법에 애쓰지 않아도 될 듯한 분위기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을 비롯한 여러 기업이 15달러 이상의 시급을 먼저 제시하며 ‘직원 모시기’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미 경기가 살아나면서 구인 수요는 폭증한 데 비해 근로자가 부족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임금 인상분이 소비자가격에 전가되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더욱 자극하게 될 전망이다.
공격적 채용 나선 美 기업들

아마존은 13일(현지시간) 미국과 캐나다에서 직원 7만5000명을 새로 채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신입 직원의 평균 시급으로는 17달러를 약속했다. 1000달러의 보너스도 주기로 했다. 아마존은 지난달엔 10억달러(약 1조1200억원)를 들여 현직 근로자 50만 명 이상의 시급을 0.5~3달러씩 올려주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맥도날드도 앞으로 3개월 동안 미 직영점 650곳에서만 직원 1만 명을 신규 고용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또 직영점 근로자 3만6500명 이상의 시급을 지금보다 평균 10% 올려 13달러 이상씩 지급하기로 했다. 맥도날드는 2024년까지 직영점 근로자의 평균 시급이 15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가맹점에도 임금 인상을 권유할 방침이다.

앞서 멕시코 음식 프랜차이즈 치폴레는 미국에서만 2만 명을 고용하겠다면서 평균 시급을 다음달 말까지 15달러로 올리겠다고 선포했다. 지난해 중반 미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근로자의 시급 중간값은 11.47달러였다.

미 최대 고용주 중 하나인 월마트는 올초 미국 근로자의 평균 시급을 15달러 이상으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초 평균 시급은 14달러가량이었다. 유통기업 타깃과 코스트코도 시급을 올리기로 했다.

미 기업들이 앞다퉈 고용을 늘리는 이유는 미국의 빠른 경기 회복 때문이다. 아마존은 전자상거래 수요 확대에 대응해 인력을 확보하고 있다. 맥도날드와 치폴레는 매장 영업을 재개하면서 현재 직원 수로는 소비자 응대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시급 15달러가 美 표준 되나
미 노동시장은 수급 불균형에 빠져 있다. 미 노동부의 집계 결과 지난달 비농업 일자리는 26만6000개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시장에서는 못해도 100만 개가량 늘어났을 것으로 기대해왔다. 이는 일하려는 사람이 부족해서라는 분석이다. 3월 말 채용 공고는 사상 최대인 812만여 건에 달했다.

근로자 쟁탈전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 오자 기업들은 임금 인상을 ‘당근’으로 제시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 경기 회복이 가속화하면서 바이든 행정부의 최저임금 목표치(시간당 15달러)가 자동 달성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노동부가 집계한 지난달 미 사기업 근로자의 평균 시급은 전달보다 21센트 오른 30.17달러였다.

미 은행 웰스파고의 마크 비트너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시기가 다가오면서 근로자 수는 더 부족해지는 데 비해 주당 300달러의 추가 실업수당이 더해져 기업들은 15달러 이상 시급을 제시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인건비 부담은 소비자가격에 반영되며 인플레이션의 원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치폴레는 배달 주문 가격을 인상하기로 했다. 연이은 임금 인상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인건비 부담으로 확대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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