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갈 그림, 45억에 국내 경매 나와…위상 높아진 K미술

입력 2021-05-14 17:24   수정 2021-05-15 00:37

그림 중앙의 꽃다발이 화병에서 분수처럼 뿜어져 나오는 듯하다. 빨갛고 노란 꽃잎과 초록색 풀잎은 강렬하지만 천박하지 않고 세련된 품격이 느껴진다. 왼쪽 아래에는 화가 본인과 그의 첫사랑인 벨라가 그려져 있다. 케이옥션이 오는 26일 시작가 45억원으로 경매에 내놓는 마르크 샤갈의 그림 ‘생폴드방스의 정원’(1973·사진)이다. 이건희 삼성 회장의 유족이 최근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한 ‘붉은 꽃다발과 연인들’(1975)과 비슷한 시기에 같은 지역(프랑스 생폴드방스)에서 그려진 작품이라 더욱 눈길을 끈다.

국내 미술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세계 미술계의 눈이 한국으로 쏠리고 있다. 국내 경매에 세계적인 화가의 걸작이 출현하는가 하면 세계 유명 갤러리들이 잇따라 한국에 지점을 내는 등 아시아 미술시장에서 한국의 위상이 급속도로 높아지는 모양새다.

미술시장 호황을 주도하는 주요 축은 경매시장이다. 아트부산에서 만난 한 화랑 관계자는 “이전에는 컬렉터가 아니라 일반인들이 와서 가격을 물어봤다가 크게 당황하거나 불만을 나타내는 일이 잦았는데 올해는 그런 일이 거의 없다”며 “미술품 경매가 활성화되면서 전반적인 가격 수준이 대중에게 알려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생각보다는 저렴하다”며 작품을 사 가는 자산가 고객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양대 미술품 경매회사인 케이옥션과 서울옥션의 성장이 두드러진다. 케이옥션은 지난 4월 180억원어치를 출품하며 사상 최대 경매 규모를 기록했다. 서울옥션은 3월 경매에서 낙찰률 95%를 올렸다. 국내에서 열린 미술품 경매 중 역대 최고 낙찰률이다.

성장세를 본 해외 유명 갤러리들은 한국 시장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영국 런던의 타데우스 로팍은 올가을 서울 한남동에 지점을 열기로 했다. 앤디 워홀, 장 미셸 바스키아, 키스 해링 등 기라성 같은 작가들을 세계 무대에 소개한 갤러리다. 한남동에 ‘페이스갤러리 서울’을 연 미국 뉴욕 페이스갤러리는 최근 인근 건물의 2개 층을 빌려 확장 이전했다. 지난달 초 청담동에 문을 연 ‘쾨닉 서울’도 독일에 본점을 둔 세계적인 화랑이다.

한국 화랑 및 작가의 외국 아트페어 진출도 활발해지고 있다. 오는 22~23일 열리는 아시아 최대 아트페어 아트바젤홍콩에는 국제, PKM, 아라리오, 바톤, 조현, 원앤제이, 우손, P21 등 8개 갤러리가 참여한다. 지난 9일까지 미국 뉴욕에서 열린 세계 최대 국제 아트페어 프리즈 뉴욕에서는 갤러리현대가 ‘스틸니스 인 액션: 존 배와 김민정’전을 선보였다.

부산=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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