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신고 안 한 8살 친딸 살해 친모…1심서 징역 25년 선고

입력 2021-05-14 21:19   수정 2021-05-14 21:21


동거남에게 복수하려는 일환으로 출생신고도 하지 않은 8살 딸을 살해한 40대 친모에게 1심에서 징역 25년이 선고됐다.

14일 인천지법 형사13부(호성호 부장판사)는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44·여)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월8일 오전 인천시 미추홀구 재택에서 딸 B양(8)의 코와 입을 막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그는 딸이 사망한 뒤에도 시신을 일주일간 집안에 방치했고, 15일이 돼서야 "아이가 죽었다"고 119에 신고했다.

A씨는 또 신고 당일 화장실 바닥에 이불과 옷가지를 모아놓고 불을 질러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지만,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목숨을 건졌다.

A씨는 B양의 출생신고를 하지 않았고, 어린이집이나 학교에도 보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 결과 그는 남편과 이혼하지 않은 상태에서 다른 동거남 C씨(46)와 함께 지내며 B양을 낳았고, 이로 인해 법적인 문제로 딸의 출생신고를 할 수 없었다.

동거남 C씨는 딸에 대한 출생신고와 초등학교 입학을 수차례 요청했지만 A씨가 차일피일 미루자 2020년 6월 별거에 이르렀다. A씨는 별거 이후 C씨가 경제적 지원을 하지 않으면서 B양에게만 관심을 갖자 복수를 이유로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특히 범행 이후 주거지 현관 비밀번호를 바꾸고 C씨와 연락을 주고 받으면서 B양이 살아있는 것처럼 속였다.

평소 딸에 대한 사랑이 애틋했던 C씨는 지난 1월15일 오후 10시께 인천 연구수 아파트에서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채 발견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동거남이 딸만 아끼고 사랑하면서 피고인 자신의 경제적 지원 요구 등은 들어주지 않지 동거남이 가장 아낀 딸의 생명을 빼앗았다"면서 "피해자를 동거남에 대한 원망의 수단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시했다.

또 "범행 당일 동거남에게 온종일 심부름을 시켜 집에 찾아오지 못하게 했고, 범행 이틀 후에는 아무런 일도 없는 것처럼 동거남을 만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무려 8년이나 자녀의 출생신고를 미뤄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하게 한 점, 동거남의 복수심에서 범행이 이뤄진 점, 감당할 수 없는 충격을 받은 동거남도 목숨을 끊은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선고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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