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렁이는 비트코인…'증시 실탄' 다시 70조 안착

입력 2021-05-17 18:10   수정 2021-05-18 00:47

직장인 신모씨(34)는 지난 14일 갖고 있던 비트코인을 모두 손절하고, 주식 계좌로 돈을 옮겼다. 전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비트코인으로 테슬라 차량 결제를 더 이상 받지 않겠다고 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10% 넘게 급락했기 때문이다. 신씨는 “비트코인은 변동성이 너무 큰 데다 새벽에 자다가도 일어나 시세를 보는 습관이 생겨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상대적으로 안전한 국내 주식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할 때마다 국내 증시로의 ‘머니 무브’가 가속화하고 있다. 비트코인 시세와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이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정확한 인과관계는 밝히기 어렵지만 신씨처럼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시세가 떨어질 때마다 국내 증시로 자금을 옮기는 흐름은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도 비트코인 시세와 투자자 예탁금이 상당한 연관성을 갖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투자자 예탁금은 71조607억원으로 1분기 말(62조6224억원) 대비 13.5% 증가했다. 이틀 연속 70조원대를 기록했다. SKIET 공모주 청약을 전후로 투자자 예탁금이 치솟은 때를 제외하면 별다른 유동성 이벤트 없이 70조원대에 안착한 것은 1월 27일 이후 처음이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 급락 등이 투자자 예탁금 증가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비트코인 가격이 4월 중순 8000만원대로 최고가를 쓰고 빠지는 동안 63조원대였던 투자자 예탁금은 꾸준히 늘었다. 이날은 머스크 CEO가 테슬라의 비트코인 보유 지분을 모두 처분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히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10% 가까이 급락하며 5200만원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증시 대기자금 추가 유입 가능성이 커진 배경이다.

임성철 흥국증권 연구원은 “2017년 비트코인 상승 사이클 뒤 하락했을 때도 국내 투자자 예탁금이 증가한 적이 있는데 이번 급락 때도 같은 흐름”이라며 “공모주 청약 등 변수는 있지만 과거 경험이나 최근 상관성을 보면 증시로의 자금 재유입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급격하게 늘어난 암호화폐 투자 인구도 암호화폐 가격과 증시 대기자금의 상관관계를 뒷받침하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빗썸·업비트·코빗·코인원 등 주요 4대 거래소의 암호화폐 투자자는 1분기에만 249만5289명 늘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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