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T, '다큐 왕국' 디스커버리 품었다

입력 2021-05-17 17:21   수정 2021-05-18 02:11

미국 통신·미디어 그룹 AT&T가 디스커버리와 손잡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에 진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워너미디어(옛 타임워너)와 디스커버리를 합병하기로 했다. 타임워너 등을 인수하며 위성·케이블TV 시장에 뛰어든 AT&T가 스트리밍 사업을 확대하면서 넷플릭스와 디즈니가 이끄는 OTT 시장 경쟁의 2막이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넷플릭스·디즈니 잡겠다”
17일 CNBC에 따르면 AT&T는 이날 자회사인 워너미디어를 디스커버리와 합병해 새 회사를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계약 금액은 430억달러다. 새 회사의 지분은 AT&T와 디스커버리가 71%, 29%씩 나눠 갖는다. 합병 이후 기업 가치는 1500억달러(약 170조18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존 스탠키 AT&T 최고경영자(CEO)는 “상호 보완적인 두 회사의 콘텐츠를 하나로 묶는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새 회사는 글로벌 OTT 시장을 이끌어가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 회사 운영은 데이비드 자슬라브 디스커버리 CEO가 주도하기로 했다. 이사회는 13명으로 구성된다. AT&T가 이사회 의장을 포함해 7명을, 디스커버리가 자슬라브를 비롯해 6명을 선임하는 구조다.

2016년 타임워너 인수를 선언한 AT&T는 2018년 854억달러에 달하는 ‘메가딜’을 마무리하면서 CNN, HBO, 카툰네트워크, TBS 등을 품에 안았다. 할리우드 스튜디오인 워너브러더스도 운영하고 있다. 자연·과학 다큐멘터리를 주로 제작하는 디스커버리는 HGTV, 애니멀플래닛, 푸드네트워크 등의 케이블 채널을 보유하고 있다. 방대한 미디어 자산을 가진 AT&T와 리얼리티 TV 왕국으로 불리는 디스커버리가 힘을 합쳐 넷플릭스, 디즈니와 어깨를 나란히 할 회사를 만든다는 목표다.
‘케이블→스트리밍’ 시장 변화
AT&T는 2014~2016년 다이렉TV와 타임워너 인수를 선언하면서 위성·케이블 콘텐츠 시장에 진출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정부의 반독점 소송에 맞서 싸우며 2018년 마침내 타임워너를 품에 안았지만 그사이 넷플릭스 등 OTT가 급격히 성장했다. 케이블TV에서 OTT로 갈아타는 ‘코드 커팅’ 시청자가 늘면서 AT&T와 디스커버리가 어려움을 겪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코드 커팅은 시청자가 유료방송 가입을 끊고 값싼 OTT 등 새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현상을 말한다.

AT&T는 프리미엄 영화 전문 채널 HBO를 통해 월 12달러인 스트리밍 서비스 ‘HBO 맥스’를 출시했다. 미국 내 가입자는 4400만 명이다. 디스커버리도 최근 ‘디스커버리플러스’를 출시해 스트리밍 시장에 뛰어들었다. 가입자는 지난달 기준 1500만 명 정도다. 하지만 이미 자리잡은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를 따라잡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넷플릭스의 세계 가입자는 2억7000만 명, 디즈니플러스 가입자는 1억여 명이다.

코로나19로 급성장한 OTT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콘텐츠 보급사와 스트리밍 서비스 회사 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넷플릭스는 지난달 소니픽처스 영화를 5년간 독점 방영하는 내용의 계약을 맺었다. 곧이어 디즈니도 소니픽처스와 손잡고 넷플릭스에서 방영한 영화를 후속 방영하기로 했다.

미디어 기업 등을 M&A하면서 몸집을 키워온 통신사들이 경영 실적이 악화하자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는 분석도 있다. AT&T 전임 CEO인 랜달 스티븐슨은 13년간 경영을 맡으면서 43개 M&A를 추진했다. 하지만 2019년 행동주의 헤지펀드인 엘리엇이 AT&T가 핵심 사업에 집중해야 한다며 경영 방식에 제동을 걸었다.

스티븐슨은 지난해 7월 결국 퇴임했고 후임 CEO인 스탠키는 취임 후 경영 실적이 낮은 사업부를 매각하고 있다. 5세대(5G) 무선통신망 구축, 광케이블 설치 등 본사업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AT&T는 디지털 광고회사인 젠더를 파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2월에는 위성 채널 다이렉TV를 분사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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