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테이퍼링 우려에도…美 국채 금리가 치솟지 않는 이유 [허란의 경제한끼]

입력 2021-05-21 06:00   수정 2021-05-21 06:06

<i>'허란의 경제한끼'는 내 자산을 지키는 든든한 한 끼 같은 인터뷰 콘텐츠입니다. 한국경제 유튜브 채널에서 먼저 만날 수 있습니다.</i><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

물가 상승은 채권 시장에는 ‘적(敵)’이다. 물가가 상승하면 시장금리가 오르는데 기존 채권의 액면금리(쿠폰)는 그대로라 채권 보유자에겐 불리한 상황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채권 가격은 내려가고 이를 다른 투자자에게 팔려면 더 많은 채권 수익률(금리)을 얹어 줘야 한다. 이때 채권 수익률은 시장금리를 의미하면서 ‘물가상승→금리상승’이 공식처럼 통하게 된다.

하지만 최근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4.2%로 높게 나온 뒤에도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1.61%대에서 1.69%대로 상승했지만 전 고점(장중 1.77%)을 돌파하진 못했다. 물가 상승에도 미국 채권금리가 오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박종연 IBK연금보험 증권운용부장은 지난 18일 유튜브채널 한국경제의 ‘허란의 경제한끼’에 출연해 “채권 투자자 사이에서 물가 상승을 감내하는 분위기가 생겼다”며 “6월까지 물가상승률이 고점을 찍겠지만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전 고점을 돌파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채권 시장의 물가 민감도는 낮아졌지만 주식시장과의 비교우위는 높아졌다는 게 박 부장의 진단이다. 그는 “물가 상승에도 채권 금리가 오르지 않는 것은 테이퍼링(자산매입액 축소) 등 통화 긴축을 서두를 수밖에 없다는 경기상황이 반영된 것”이라며 “통화 긴축으로 그동안 유동성 수혜를 본 주식시장의 조정이 예상되면서 상대적으로 저가매력이 있는 채권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테이퍼링은 채권시장엔 호재일까. 테이퍼링은 미 연준이 시장에서 채권을 덜 사주는 것이기 때문에 수급상으로는 채권 금리가 상승하고, 채권 가격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박 부장은 “정말로 긴축을 하면 주식시장이 느끼는 타격이 더 크기 때문에 채권시장은 반사이익으로 가격이 오르고 금리가 하락하게 된다”며 “장기채권 투자자에겐 테이퍼링이 오히려 좋은 소식”이라고 설명했다.

미 연준이 테이퍼링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시사한 4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이 19일(현지시간) 공개된 이후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1.69%까지 치솟았다가 곧 안정을 되찾아 1.67~1.68%에서 마감했다.

주식투자자들이 미 국채 금리에 신경을 쓰는 것은 유동성 축소 우려 때문이다. 10년 만기 국채는 미국의 경제성장률이나 인플레이션에 가장 민감하게 움직이는 중요한 지표다. 하지만 박 부장은 “주식시장의 유동성 축소 신호는 10년 만기 국채가 아니라 2년 만기 국채 금리”라고 강조했다.

그는 “유동성 관점에서는 장기 금리 중요하지 않다”며 “2년 내 기준금리가 안 올라간다는 가정이 깨지고 내년 금리 인상한다는 시각이 우세해지면 2년 만기 국채 금리가 현재의 0.1%에 머물 수 없게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물가 상승세가 마무리되는 7월 이후부터 점점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다. 반대로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말로 갈수록 상방 경직성을 띠고 점점 내려올 것”이라며 “1.3~1.8%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장단기 금리차는 1.5%(150bp) 정도로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장단기 금리차는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면 장기금리가 먼저 오르면서 장단기 금리차가 벌어진다. 박 부장은 ”지난 4월부터는 장단기 금리차 확대 추세가 일단락되고 힘겨루기를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최악의 상황은 단기 금리는 상승하는데 장기 금리가 꺾이고 내려오는 것이다. 그는 “장단기 금리차가 1%(100bp) 밑으로 떨어지면 채권시장이 경기를 어둡게 보고 있다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인플레이션, 달러가치 전망 등 자세한 내용은 유튜브채널 '한국경제' 영상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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