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광석값 56%, 건축자재 20%↑…현대차·삼성물산 '실적 경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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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5-21 17:25   수정 2021-05-22 01:08

철광석값 56%, 건축자재 20%↑…현대차·삼성물산 '실적 경고등'


“철광석 56%, 구리 38%, 플라스틱 25%.”

올해 1분기 상당수 상장사가 사상 최대 또는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을 냈다. 하지만 이들의 사업보고서를 들여다보면 기업들의 고민이 담긴 지점이 드러난다. 원자재 가격 급등이라는 변수다. 철광석부터 알루미늄, 플라스틱, 펄프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한 영향이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현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이 제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면 수요 회복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자동차 부품 가격 급등
올 1분기 작년 동기 대비 92% 늘어난 영업이익을 낸 현대차는 사업보고서에서 향후 전망을 기술하며 ‘원자재 가격 상승’을 어려운 경영환경 요인으로 꼽았다. 현대차는 분기보고서를 통해 차량에 들어가는 주요 원자재 가격이 얼마나 뛰었는지 공개했다. 철광석의 경우 t당 가격이 올 1분기에만 56.44% 뛰었다. 작년 평균 대비 상승률이다. 알루미늄, 구리, 플라스틱 등도 각각 23%, 38%, 25% 올랐다. 작년 1분기와 비교하면 상승폭이 더 크다. 철광석은 90%, 구리는 50% 올랐다. 원자재 가격이 계속해서 상승하면 차량 가격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판매를 생각해 가격 인상을 미루다 보면 기업의 이익을 깎아내릴 수밖에 없다. 완성차에 들어가는 부품을 생산하는 현대모비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작년 말 대비 올 1분기 니켈과 아연 가격이 28%, 21%씩 상승했다고 밝혔다.

지난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낸 LG전자도 원자재 가격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LG전자는 “레진의 평균가격은 자동차·가전 판매량 증가와 언택트 포장용기 수요 증가로 2020년 대비 7.4% 상승했다”며 “LCD TV 패널의 경우 올 1분기 유리기판, 반도체 등 패널 원자재 부족으로 2020년 대비 28.0% 올랐다”고 밝혔다.
○중소기업도 ‘전방위 압박’
이런 상황은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모두 마찬가지다. 1분기에 모처럼 전 부문에 걸쳐 좋은 실적을 기록한 삼성물산도 건설 부문에서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가파르다고 분기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철근 품귀 현상에 더해 콘크리트 파일 가격까지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철근 가격은 1분기에 7% 넘게 올랐다. 콘크리트 파일은 같은 기간 30% 넘게 폭등했다.

올 1분기 적자를 낸 대우조선해양도 치솟는 원자재 가격에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에 따르면 선박을 건조하는 데 쓰이는 강판 가격이 작년 말 대비 20.67% 높아졌다. 철강 수요가 늘고 가격까지 떠받쳐주는 철강사들도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철광석, 철스크랩, 니켈 가격이 1년 전과 비교해 각각 47%, 42%, 20% 올랐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경기가 살아나면서 수요가 증가해 가격이 오르는 것은 나쁘지 않은 상황”이라면서도 “갑작스레 가격이 급등락하는 것은 업체들에 부담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단기적인 충격에 그칠 것”
코스닥시장 상장사들의 분기보고서에도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한 우려가 곳곳에 담겨 있다. 담배필터, 벽지 등을 생산하는 국일제지는 목재활엽수펄프(L.B.K.P)와 목재침엽수(N.B.K.P) 가격이 작년 말보다 30% 넘게 올랐다고 밝혔다. 미국, 캐나다 등에 있는 대형 제재소의 목재 생산이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기업들에 미치는 영향이 단기적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최근의 원자재 가격 상승을 ‘마스크 대란’과 비교하며 “지금의 반도체, 철강, 목재 등의 시장에서도 작년 마스크 대란 때와 비슷한 ‘가격 폭등-대량 발주-사재기’ 등의 현상이 나타났다지만 중요한 것은 가수요 폭풍이 지나간 후”라며 “5~7월 물가 압력도 상당히 강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하반기에는 물가 압력이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역시 “원자재 가격 상승분이 수입물가-생산물가-소비자물가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가격에 반영되기까지 6개월가량 소요되는 만큼 단기적인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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