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폐 위기에도 5개사 인수한 경영진…소액주주 투자주의보 [이슈+]

입력 2021-05-25 10:15   수정 2021-05-25 10:26



상장폐지 기로에 놓인 퓨전데이터의 경영진이 상장사 5개를 연달아 인수했다. 인수 자금은 대부분 차입 자금이다. 시장에서는 취약한 지배구조가 결국 소액주주들 피해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EV첨단소재(옛 액트)는 최근 우성코퍼레이션로부터 세화아이엠씨 경영권 지분(19.66%)을 310억원에 취득하는 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12일 계약금 55억원과 중도금 100억원을 즉시 지불하고, 잔금 155억원은 오는 7월5일에 지급하는 조건이다.

주목할 점은 액트에 세화아이엠씨를 인수할 현금이 없다는 점이다. 액트는 지난 3월 말 기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이 56억원에 불과하다. 세화아이엠씨 인수자금은 넥스턴바이오(옛 넥스턴)를 대상으로 150억원 규모 6회차 전환사채(CB)를 발행해 치뤘다.

액트 최대주주는 에스엘홀딩스컴퍼니로, 넥스턴바이오의 실소유주와 같다. 넥스턴바이오는 지난 3월24일 스튜디오산타클로스엔터테인먼트가 690억원을 주고 기존 최대주주인 대호테크 등으로부터 경영권 지분을 매입한 회사다. 스튜디오산타클로스는 넥스턴바이오 지분 매입을 위해 상상인저축은행 등으로부터 539억원을 차입했다.

스튜디오산타클로스는 에스엘바이오닉스(옛 세미콘라이트)가 지난해 12월16일 인수한 회사로, 세미콘라이트의 최대주주는 에스엘홀딩스컴퍼니다. 세미콘라이트는 스튜디오산타클로스 인수 직후 보유 지분 전량을 담보로 상상인저축은행 등을 통해 인수자금 전액(106억원)을 빌렸다.

에스엘홀딩스컴퍼니는 현재 감사의견 거절로 거래정지 중인 퓨전 관계자들이 사내이사로 재직중인 회사다. 퓨전을 비롯해 액트, 세미콘라이트, 스튜디오산타클로스 등의 이사로 역임하고 있는 온영두씨는 에스엘홀딩스컴퍼니의 대표직을 맡고 있다.

순서대로 정리하면 퓨전 경영진인 온영두씨는 에스엘홀딩스컴퍼니를 통해 세미콘라이트를 지배하고 액트를 비롯해 스튜디오산타클로스, 넥스턴바이오, 세화아이엠씨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만들었다.


문제는 이런 지배구조가 대부분 차입금으로 이뤄졌다는 점이다. 퓨전 경영진으로 이뤄진 에스엘홀딩스컴퍼니가 순수하게 투자한 금액은 세미콘라이트 지분 8.53%가 전부다. 이는 매입가(715원) 기준으로 4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종잣돈 40억원으로 상장사 5개(세미콘라이트·액트·스튜디오산타클로스·넥스턴·세화아이엠씨)를 지배하고 있는 셈이다. 이들 5개 상장사의 시가총액을 계산했을 때 4810억원에 달한다.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은 끌어들인 차입 자금에 인수한 주식이 담보로 제공됐다는 점이다. 주가 변동에 따른 반대매매로 한순간에 지배구조가 무너질 수 있다. 이에 시장에선 과도한 외부차입을 통한 무리한 확장경영이 발목을 잡은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취약한 지배구조로 회사의 경영권이 흔들릴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액주주들이 떠안게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5개 상장사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소액주주는 총 3만4000여명에 이른다.

이에 대해 회사 측 관계자는 "CB발행을 통해서 인수 자금을 조달했기에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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