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펀드, 제대로 고르려면? [더 머니이스트-하박사의 쉬운 펀드]

입력 2021-05-31 06:24   수정 2021-05-31 10:18

2006년 1년여동안 미국에 공부를 위하여 체류했던 적이 있습니다. 현지 미국인 노부부와 친하게 지냈었는데, 당시 조금 충격적이었던 것은 이분들이 한국이라는 나라를 잘 모른다는 것이었습니다. 미국에 안보위협이 되는 북한과 김정일이라는 이름은 아는데, 도로에 현대차가 다니고 88올림픽이 있었는데도 남한은 잘 모른다는 것이었습니다.

2007년 신한은행 본점 펀드상품 부서에 근무할때의 기억입니다. 당시 중국펀드가 50% 100% 수익이 나다보니, 너나 없이 목돈을 마련해서 중국펀드에 투자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브라질, 러시아, 중남미 등 해외에 투자할 수 있는 나라는 백화점식으로 투자처가 늘어났습니다.

주식시장 활황 정점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이 은행지점 객장에서도 나타났습니다. 상품에 대해 잘 모르는 전업주부들이 중국펀드를 가입하겠다고 줄을 서고, 전세금, 퇴직금을 찾아서 펀드를 가입하는 경우도 증가했습니다. 어느 나라, 어떤 상품에 어떤 운용 스타일로 펀드가 운용되는지보다, 현재까지 수익률이 얼마나 기록하고 있는지가 펀드가입의 판단 기준이었습니다. 뒤늦게 목돈을 투자한 고객중 상당 수는 많은 손실을 기록하고 중도환매를 했습니다. 지금까지 마이너스 수익률로 펀드를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도 있습니다.

여기서 필자가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정보 접근성이 쉬운 곳에 투자 비중을 높이는 것이 좋다는 것입니다. 펀드 투자시 상대적으로 뉴스나 자료의 양이 많고 접점이 용이한 국내펀드에 주로 투자를 하기를 권합니다. 국내에서 투자가 불가능한 자산, 구조의 상품은 해외펀드로 투자하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국내펀드와 해외펀드의 차이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해외펀드는 해외운용사가 직접 해외에서 운용하는 펀드를 계열 국내 운용사가 판매하는 방식과, 국내운용사가 해외현지 운용사와 협업 또는 독자적으로 운용하는 형태로 나누어집니다.


첫째, 해외펀드는 국내펀드 대비 다양한 지역과 섹터, 분야에 투자범위를 확대해 투자 가능합니다. 미국 등 선진국 펀드는 IT, 바이오, 헬스 등 국내에서 투자하기 어려운 성장주식과 벤처기업에 분산 투자합니다. 국내에서는 아직 낯선 산업이지만 해외에서 활성화되고 있는 산업, 기법으로도 투자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

둘째, 국내펀드는 시장상황을 보고 매입·환매가 가능합니다. 국내 주식형펀드는 오후 3시전 주식시장이 끝나기전에 펀드해지 신청을 하면 다음 영업일 기준가격이 적용됩니다. 이것은 당일 주식시장 종가상황이 반영됩니다. 자금 입금시에도 당일의 주식시장 상황을 보면서 적정가격에 투자할 수 있습니다.

반면 해외펀드는 다음 영업일 이후 주식시장이 반영됩니다. 평상시에는 큰 이슈가 없지만,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이라면 펀드해지 시점에서의 평가금액에서 많은 차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셋째, 펀드를 해지하고 자금을 받는데 소요되는 시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해외자산을 매도해서 국내에 입금되는데 소요시간이 통상 2주 이상 소요됩니다. 실물자산에 투자하는 경우라면 15일~20일이 소요되는 펀드도 있습니다. 펀드해지후 자금이 4영업일에 입금되는 국내펀드와는 자금을 활용하는 시간에 제약이 따릅니다. 따라서 해외펀드 해지시에는 환매자금 입금일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투자해볼만한 해외펀드를 고르려면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좋을까요? 먼저, 해외운용사 직접 운용하는 펀드를 국내지사가 판매하는 펀드 중 대표펀드를 선택합니다. 이런 유형의 펀드는 해외운용사와 직접 소통이 가능하고, 피드백이 빠른 장점이 있습니다. 이 경우 해외에 운용하고 있는 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펀드로 운용됩니다. 관련 리포트도 국내 운용사가 운용하는 해외펀드보다 자세하고 이해하기 좋은 편입니다.

다음으로 국내운용 자산으로는 접근이 힘든 자산 섹터 및 구조로 운용하는 펀드를 선택합니다. 예를 들면 해외증권 거래소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입니다. 국내 증권거래소는 상장이 되어있지 않지만, 뉴욕, 런던 거래소 등 해외 증권거래소는 상장이 되어 있고 장기성과를 기대할 수 있어서 분산투자하기에 좋습니다. 요즘은 증권회사를 통한 해외 주식투자가 가능하지만 해외주식, 해외채권에 대한 간접투자를 해보고 싶은 투자자는 관심있는 국가와 섹터에 투자할 수 있습니다.

세번 째로 해외펀드는 주요국 G2, 미국과 중국을 선택하고 대표펀드 위주로 투자합니다. 이후 해외펀드의 투자 경험이 축적되면 대상국과 펀드유형을 늘립니다. 뉴스나 정보취득 차원에서 정보의 양이나 접근성이 다른 나라보다 차별화됩니다. 그리고 이 두나라의 경제가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날로 증가하고 있는것도 큰 이유중에 하나입니다.

해외펀드 투자시 한가지 유의사항이 더 있습니다. 해외펀드 가입시에는 환율이라는 변수입니다. 외화로 투자한 펀드의 수익률이 좋아도 환율이 하락하면 투자자가 받아가는 수익률은 하락합니다. 반대로 펀드의 수익률이 떨어지는 경우에 환율이 올라가면 수익률 하락부분이 일정부분 커버되기도 합니다.

일부 해외펀드의 경우 동일한 펀드 운용이지만, 클래스(종류)를 외화환율을 헤지해 환율변화에 영향을 받지않게 하는 것과 환율을 오픈해서 펀드의 수익률과 환율의 변화 두가지 변동성에 노출하는 종류를 같이 출시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향후 해외펀드의 성장 예상과 환율 변동에 대한 예상도 같이 감안하여 펀드 종류를 선택해야 하겠습니다.

해외펀드가 모두 상승하면 좋겠지만 해당지역과 투자섹터에 충격이 오면 전반적으로 수익률에 나쁜 영향이 나타날 것입니다. 가급적 복잡한 구조의 해외펀드 상품은 투자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해외펀드는 해외라는 지역적 특성과 상품의 정보가 제한되어 있어 이해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펀드구조까지 복잡하다면 펀드수익률을 시장 수익률과 비교하고 환매하는 타이밍을 잡기가 어렵습니다.

해외펀드는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10% 내 비중에서 출발하고, 국내펀드와 해외펀드 비중은 8대 2, 7대 3 정도로 점차 확대하고 최대 50% 비중은 초과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펀드는 간접투자상품으로 펀드 매니저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투자하는지 실시간으로 알 수가 없습니다. 펀드의 수익률을 보고 시상상황 대비 '아 그렇겠구나'하고 이해가 되는 펀드의 비중을 적절하게 높여가고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한 투자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하준삼 신한은행 PWM서울파이낸스센터 PB팀장, 경영학박사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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