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행거리가 289km?…'전비왕' 노리는 포르쉐 타이칸 4S [신차털기]

입력 2021-05-30 07:00   수정 2021-05-30 12:18



전기차와 스포츠카는 다소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고성능 주행감각과 박진감 넘치는 '팝콘 배기음'을 선사하는 엔진이 빠진 전기차가 스포츠카 마니아층 기대를 충족시켜줄 수 있을까.

포르쉐 타이칸 4S는 그 한계를 부족함 없이 극복해 냈다. 100% 순수 전기차지만 내연기관 스포츠카에 견줄 만했다. 친환경성까지 더해져 오히려 차별화된 매력까지 갖췄다는 느낌을 줬다.

지난 11일 포르쉐 타이칸 4S를 7시간가량 시승했다. 시승차인 퍼포먼스 배터리 플러스 모델은 420kWh 배터리를 탑재, 1회 충전시 국내 인증 기준 289km를 달릴 수 있다. 시승은 강원도 고성, 속초, 양양 일대 직선도로, 와인딩, 해안도로 등 총 '350km' 구간에서 진행됐다. 인증 주행거리보다 더 긴 거리를 달릴 수 있다는 포르쉐의 자신감이 묻어나는 주행 코스였다. 각기 다른 주행구간은 타이칸 4S가 가지는 특징 및 장단점을 살펴보기에 충분했다.
일단 가속력에 놀라고 와인딩 땐 ‘감탄’
본격 주행에 나서자 가속력에 1차로 놀랐다.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4초에 불과하다는 건 익히 알고 있었지만 순식간에 치고 나가는 가속감이 체감됐다. 모터 힘을 받아 초반 가속력이 센 전기차의 특성이 작용한 것으로도 보인다.

액셀러레이터를 밟는 순간 들리는 소리도 인상적이다. 배기음을 대체하는 'E-스포츠 사운드'다. 팝콘 배기음만큼의 박진감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주행의 즐거움을 느끼기엔 부족함이 없었다. 신비한 소리가 또 다른 재미를 줬다. 항속 주행 구간에서도 차의 힘은 여전했다. 경쾌함도 추가됐다. 전기차 특유의 정숙성으로 인해 속도감이 사라지면서 주행 재미는 한층 극대화됐다. 시속 150km로 속도를 올려도 붕 뜬 느낌 없이 안정적이었고, 무엇보다 주행거리와 충전량이 쉽게 줄지 않는 전비(내연기관차의 연비에 해당)를 자랑했다.


와인딩 때는 감탄사가 흘러나왔다. 경사가 가파른 오르막 구간에서 스포츠 모드로 바꿔보니 'E-스포츠 사운드'가 조금 더 짙어짐과 동시에 출력이 붙는 느낌이 났다. 힘에 부침 없이 가볍게 치고 올라갔고, 스포츠 플러스 모드로 다시 한 번 바꾸니 힘의 차이는 크지 않았지만 소리 차이가 약간 느껴졌다. 내리막 구간에선 차 하중에 실린 배터리 무게감이 확실히 체감됐다. 무게중심이 낮은 덕분에 굽이진 급경사 구간에서도 밀림 현상이 거의 없었다.
주행거리 289km라더니 350km도 거뜬하네

목적지에 도착하기까지 마지막 500m를 앞두고 주행거리가 모두 소진됐다는 경고음이 떴다. 길 한복판에 차가 멈춰서진 않을까 초조해졌지만 포르쉐 측은 걱정 말라며 침착하게 기자를 안심시켰다. 곧바로 멈추지 않을 것이란 확신을 줬다.

실제로 주행거리 0km를 남기고 시승을 마쳤다. 운전하며 휴대폰 2대를 완전 충전하고, 에어컨과 통풍 시트를 아낌없이 사용한 대가였다. 경사 있는 내리막 구간에서 회생제동을 제대로 이용하지 않기도 했다.

함께 시승을 진행한 10대 차량의 경우 배터리 잔량 26%, 주행거리 123km를 남긴 채 완주에 성공한 차량도 있었다. 289km 인증 주행거리 이상을 주행한 것에서 타이칸 4S의 저력을 이미 입증했지만 레인지 모드를 활용하는 등 조금 더 전비에 신경 써서 주행했다면 400km 이상도 무리 없이 주행 가능한 차량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던 계기였다.
전기차도 내연기관차처럼…포르쉐 DNA 여전
외관은 취향 저격이다. 낮고 넓게 설계된 전면부를 비롯해 굵직한 선, 일자 리어램프 디자인까지 전반적으로 포르쉐 정체성을 잃지 않은 디자인을 유지했다. 국내 완성차 제조사들은 기존 내연기관차와의 차별화를 위해 전기차에서 유독 '미래지향적' 요소를 강조하는 경향이 크다.

러나 포르쉐는 달랐다. 전기차에서도 포르쉐의 DNA, 스포츠카의 정신을 이어가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이 점이 포르쉐 매니아층에게 전기차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출 것 같았다. 전면부 후드 양쪽에 불룩 솟은 '윙'은 한층 스포티한 멋을 더한다.


실내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포르쉐 전통 디자인 기조를 이어가면서도 장치의 디지털화를 통해 '미래차다움'도 확실히 드러냈다.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는 물론이고 공조장치까지 모두 터치스크린으로 구성해 놓은 덕에 센터페시아 쪽이 덜 조잡스러워 보였다. 옵션 사양이지만 조수석에도 별도 디스플레이가 적용돼 있다. 운전자 위주로 설계된 보통의 스포츠카에서 볼 수 없는 조수석에 대한 배려가 느껴졌다.

스포츠카답게 시트 포지션은 굉장히 낮다. 시트와 스티어링휠 높낮이를 꽤 많이 조절했는데도 스티어링휠이 전방 시야 일부를 가렸다. 기자의 앉은키가 작아서 생긴 문제라고도 생각된다. 2열 레그룸은 차의 목적성을 생각하면 기대 이상으로 여유롭다. 트렁크도 생각보다 넉넉했다.

타이칸 4S는 한국자동차기자협회가 선정한 2021 올해의 디자인 및 올해의 퍼포먼스 차다. 가격은 1억4560만원부터 시작한다. 이는 390kWh 배터리를 탑재한 퍼포먼스 배터리 모델 기준이다. 시승차인 퍼포먼스 배터리 플러스 모델은 안전, 편의 사양 등 각종 옵션이 추가돼 가격이 1억9000만원대로 뛴다.

고성=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영상=유채영 한경닷컴 기자 ycyc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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