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커지는 중금리대출…중·저신용자도 '금리 노마드' 나선다[고은빛의 금융 길라잡이]

입력 2021-05-31 06:00   수정 2021-05-31 09:25

중·저신용자에게도 더 낮은 금리를 골라갈 수 있는 '금리 노마드' 시대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인터넷은행이 중금리 대출을 확대 시행하는 데다, 저축은행 업계에서도 20% 이상 고금리가 줄고 있어서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인터넷은행을 통해 올해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을 2조원 이상 늘릴 계획이다. 인터넷은행은 중금리 대출 활성화를 조건으로 인가를 획득했지만, 고신용자에게 해당 상품을 몰아줬다는 지적이 나왔다. 중금리대출은 중·저신용자(기존 4등급 이하, 신용점수 하위 50%)를 대상으로 하는 10% 전후 금리대의 개인신용대출을 뜻한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공급한 1조4000억원 중 91.5%가 보증부 정책 상품인 사잇돌대출이었다. 이중 66.4%는 신용등급 1~3등급인 고신용자가 차지하고 있다. 기존 시중은행에서 대출이 가능했던 사람들이 대출한 셈이다. 심지어 신용대출 중에서도 인터넷은행 평균은 12.1%로 시중은행 평균(24.2%)보다 낮았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금융위는 인터넷은행별로 2023년까지 전체 대출 중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을 30%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말 기준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각각 10.2%, 21.4%였다. 하반기 출범 예정인 토스에 대해서도 올해 말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34%로 잡았고, 2023년 말까지 44%로 해당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인터넷은행은 중금리 대출 확대를 위해 중·저신용자 승인 기준을 완화하는 등 제도 마련에 나서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실제 고객 정보를 반영해 신용평가모형(CSS)의 변별력을 확대하고, 중·저신용자 승인최소기준도 6월부터 완화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1조2499억원의 유상증자를 의결한 케이뱅크도 추가 대출상품을 통해 중금리 대출 확대에 나선다.

저축은행, 20% 고금리 대폭 줄여…"대환대출 통해 이자 부담 낮출 수 있어"
저축은행 업계도 선제적으로 나서고 있다. 저축은행 중앙회에 따르면 이번달 기준으로 가계신용대출을 취급중인 37개 저축은행 중 22개가 20% 넘는 고금리 대출을 취급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만 하더라도 20% 고금리 대출을 취급하지 않는 저축은행은 17개 정도였다.

앞서 JT저축은행이 연 20% 초과 대출중단을 선언하면서 올 초부터 고금리 대출 비중을 0%로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상상인·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을 비롯해 NH·우리금융·하나저축은행 등 금융지주 계열도 고금리대출 상품을 취급하지 않고 있다.

정부가 오는 7월부터 법정 최고금리를 24%에서 20%로 조정하는 만큼, 이에 대해 미리 대응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약관 개정으로 2018년 11월 이후 진행된 고금리 대출 금리도 연 20%로 낮춰야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금융권에서 20% 고금리 대출이 점차 자취를 감추는 만큼, 기존 대출자를 비롯해 신규 대출자들은 이전보다 더 낮은 이자를 내면서 대출을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기존 대출을 갈아탈 때 한도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20% 이상의 고금리 대출을 받았던 소비자의 경우 신용도 등에서 많은 제약이 있었던 경우일 것"이라며 "다른 쪽으로 갈아타기를 할 경우, 금리는 낮아지겠지만 한도는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인플레이션 우려로 시중금리가 오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저신용자에겐 이자부담을 낮출 수 있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중금리대출 판이 커지는 만큼, 업계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에겐 고를 수 있는 선택지가 더 늘어난 셈이다. 보다 저렴한 금리를 제공하는 은행을 찾아보는 '금리 노마드'에 나서야 할 때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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