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만 갖다대면 계산 끝…"마트 갈 때 양손이 가볍다"

입력 2021-06-03 06:25   수정 2021-06-03 14:18


# 주부 A씨는 요즘 마트에 나서는 양손이 가볍다. 카드와 지갑, 가방 전부 들고 갈 필요가 없어져서다. 신한 페이스페이에 얼굴을 등록한 뒤부터 A씨는 마트 계산대에서 얼굴을 인식해 간편하게 카드 결제를 마치고, 적립 서비스까지 쏠쏠히 챙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사람들과의 접촉이 꺼려졌다는 A씨는 카드와 휴대폰을 타인에게 건네지 않아도 돼 마음이 편하다고 귀띔했다.

최근 카드사들이 지문·얼굴 등 생체정보를 활용한 결제 서비스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비접촉식 기술 중심의 '생체인증 결제 서비스'가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른 영향이다.

금융권 전반에 비대면 전환 움직임, 영역 간 경계가 없어지는 빅블러(Big Blur) 현상이 짙어지고 있는 만큼 생체정보 등 신기술을 접목한 서비스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신한은 '얼굴'로, 롯데는 '손바닥 정맥'으로 결제한다
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이달 국내 최초 얼굴 인식 결제 서비스인 '신한 페이스페이'의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마쳤다. 마스크를 쓴 상태에서도 생체정보를 활용한 결제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지원하기 위해, 얼굴 상단부의 특징을 더욱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다.

신한 페이스페이는 2019년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 서비스'로 지정된 결제 서비스다. 인공지능(AI) 알고리즘과 생체정보 보안을 위한 각종 암복호화 기술 등 고도의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집약된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신한카드는 이 기술로 서비스 제공 영역을 확대하기도 했다. 지난 3월 홈플러스 월드컵점에 '신한 페이스페이' 서비스를 도입했다. 지난해 처음으로 한양대 편의점에서 얼굴 인식만으로 출입과 결제가 가능한 하이브리드 매장을 선보였는데, 서비스 제공 영역을 일반 이용자가 활용할 수 있는 대형 유통점까지 넓힌 것이다.

롯데카드는 올해 1월 금융감독원에 생체정보 본인인증 서비스를 부수 업무로 신청했다. 2017년 세계 최초로 선보인 손바닥 정맥을 활용한 결제 서비스 '핸드페이'의 사업 영업을 대폭 확대하기 위해서다. 롯데카드는 향후 인천공항을 제외한 국내 14개 공항에 손바닥 정맥으로 신분을 확인토록 하는 서비스 제휴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롯데카드는 현재 세븐일레븐, 오크밸리 등 현재 160여곳에 '핸드페이'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삼성카드도 올해 하반기 지문 인증 서비스에 진출한다. 현재 삼성카드는 삼성전자·마스터카드와 함께 '지문인증카드'를 개발 중이다. 지문 인증 카드는 사용자의 지문정보를 저장하고 인증할 수 있는 IC칩이 내장된 카드다. 결제 시 비밀번호나 핀(PIN)번호 등을 입력하지 않아도 되기에 개인 정보 유출 위험이 없는 게 특징이다.
아마존까지 '손바닥 결제' 도입…"전 세계 미래 결제 트렌드"
카드사들이 생체인증 결제 서비스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접촉이 없어도 본인 인증을 할 수 있는 결제 서비스가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른 영향이다. 정보 복제가 불가능해 보안성과 안전성을 갖췄다는 점도 미래 금융 결제 서비스로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생체인증 결제 서비스 확대는 세계적으로도 확산 추세다.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은 올해 4월 체인형 프리미엄 식료품점 '홀푸드'에 인공지능(AI)과 결합한 손바닥 인증 결제 시스템 '아마존 원'을 도입했다. 앞서 미국 시애틀에 있는 무인 슈퍼마켓 '아마존 고'에 손바닥 인증 결제 시스템을 시작한 데 이어, 오프라인 매장까지 사업 영역을 넓힌 것이다.

아마존 원은 개인의 신용카드 정보와 손바닥 정보를 함께 등록해두면 자동으로 결제 대금이 계산되는 서비스로, 고객이 매장을 나오면서 스캐닝 장치에 1초 정도만 손을 올려놓으면 바로 결제가 이루어진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생체인증 활용 서비스는 국내외를 막론한 하나의 결제 트렌드다. 보안성이 뛰어난 개인 고유의 정보다 보니 앞으로도 계속 금융 서비스에 확대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며 "피할 수 없는 미래 결제 서비스의 방향이기에 업계 전체가 홍채 등 다양한 생체인증 활용 서비스 개발 및 선점에 집중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최근 금융권에 영역 간 경계가 사라지는 빅블러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점도 생체정보 등 신기술을 접목한 서비스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 보는 요인이다. 국내에서는 이미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 기업이 후불결제 시장에 진입한 상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비대면 전환이 구조적으로 이루어지는 국면에서 빅테크 기업의 금융권 진입이 본격화되면서 신기술에 대한 경쟁 구도는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며 "돈을 관리하는 분야이니만큼 보안성에 중점을 두고 생체인증 활용 서비스를 확대해 나간다면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힐 수 있는 긍정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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