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發 학력저하 공식 확인…고2 14%가 수학 '기초 미달'

입력 2021-06-02 18:17   수정 2021-06-03 00:00

교육부 평가 결과 ‘기초학력 미달’에 해당하는 학생 수가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기초학력 미달에 해당하는 학생 수가 매년 증가하는 추세였는데, 여기에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쳐 학력 저하가 더 심각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교육계에선 ‘코로나19 확산으로 학생 간 학력 격차가 크게 벌어졌을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교육부 공식 평가를 통해 이런 추측이 사실로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기초학력 미달 학생 사상 최다

교육부는 ‘2020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시행 결과를 2일 발표했다. 학업성취도평가는 중·고교생의 학업 수준을 확인해볼 수 있는 시험으로, 매년 6월 시행해 연말에 결과가 나온다. 지난해엔 코로나19 여파로 시험이 11월 치러져 이번에 결과가 발표됐다.

이번 평가는 전국의 중3·고2 학생 총 77만1563명 중 표본집단(표집) 학생 3%(2만1179명)를 대상으로 했다. 평가 과목은 국어·수학·영어다. 이전까지 기초학력 미달, 기초학력, 보통, 우수 4단계로 평가하던 것을 올해부터는 1~4수준으로 구분했다.

평가 결과 수업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기초학력 미달(1수준) 학생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영어 과목의 기초학력 미달 학생은 2019년 중학교 3.3%, 고등학교 3.6%였는데, 2020년엔 7.1%, 8.6%로 두 배 넘게 불어났다.

수학 기초학력 미달 학생은 2019년 중학교 11.8%, 고등학교 9.0%에서 2020년에는 각각 13.4%, 13.5%로 증가했다. 국어 과목도 2019년 중학교 4.1%, 고등학교 4.0%에서 지난해 각각 6.4%, 6.8%로 크게 늘었다.

보통학력 이상(3수준 이상) 비율은 줄어들었다. 중학교의 경우 국어 보통 이상 비율은 2019년 82.9%에서 2020년 75.4%, 영어는 72.6%에서 63.9%로 감소했다. 고등학교도 국어 77.5%에서 69.8%, 수학은 65.5%에서 60.8%로 줄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중·고교생 학력은 대체로 저하되는 추세다. 2017년 학업성취도평가에서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은 중학교는 국어 2.6%, 수학 7.1%, 영어 3.2%였고, 고등학교는 국어 5.0%, 수학 3.4%, 영어 4.1%였다. 이 수치가 지난해 두세 배 높아진 것이다.

지역과 성별에 따른 학력 격차도 드러났다. 중학교는 대도시 학생들이 읍·면지역 학생보다 국·영·수 과목의 3수준 이상 비율이 높았고, 국어·수학의 1수준 비율은 낮았다. 중·고교 모두 국·영·수 전 과목에서 여학생보다 남학생의 1수준 비율이 높았다.
“교육부, 뒷북 대응에 처방도 틀려”
이 같은 결과가 나오자 교육부는 학력 저하 대책으로 ‘2학기 전면 등교’ 카드를 내놨다. 또 전국 시·도교육청, 지방자치단체가 함께하는 ‘교육회복 종합방안 프로젝트’를 통해 학습 결손을 막겠다는 대책을 발표했다.

표집 형태로 시행되는 학업성취도평가를 확대 개편해 내년 9월부터는 희망하는 학교가 자율적으로 학업성취도평가를 온라인으로 치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다만 표집조사로 이뤄지는 현 성취도평가 방식은 유지된다.

이에 대해 교육계에서는 “교육부가 대응도 뒤늦은 데다 내놓은 대책 역시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신현욱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정책본부장은 “코로나19로 상·하위권, 도시·지방 간 교육 격차가 얼마나 벌어졌는지 제대로 검증하고 대책을 세우기 위해서는 현행 표집조사를 과거와 같이 전수조사로 되돌려야 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부와 상당수 교육감의 평가 경시, 거부 기조에 변함이 없고 교육부는 특별한 대책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2학기 전면 등교에 앞서 긴급 학습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좋은교사운동은 논평을 통해 “교육부에서 강사비, 교재비 등을 지원해 방과후 프로그램이나 방학 중 학습캠프 등을 통한 학습 보충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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