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신용자 대출' 매달 2500억씩 늘리겠다는 카뱅의 속사정

입력 2021-06-03 13:53   수정 2021-06-03 15:01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중·저신용자 대출을 매달 2500억원씩 늘리기로 했다. 금융당국이 인터넷전문은행들에 ‘중금리 대출’을 늘리라고 강하게 압박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카카오뱅크는 중·저신용 고객의 무보증 신용대출 잔액을 6월부터 연말까지 월 평균 2500억원씩 늘려갈 계획이라고 3일 발표했다. 작년 말 기준 1조4380억원인 잔액을 올해 말까지 3조1982억원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이 은행 관계자는 “상환방식이 제각각이라 정확한 추산은 어렵지만 중·저신용자에 대한 실제 대출 공급 규모는 잔액 증가분 2500억원보다 훨씬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카카오뱅크 등에 인터넷전문은행 라이선스를 주면서 '서민을 위한 중금리 대출에 애써달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인터넷은행들의 중금리 대출 집행 실적은 기대에 크게 못미쳤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카카오뱅크, 케이뱅크와 출범 예정인 토스뱅크 등에게서 ‘중금리 대출 계획안’을 받았다. 세 은행은 2023년말까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전체 대출의 30%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최근 중금리대출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은행의 경우 신용점수 하위 50%에게 연 6.5% 금리 이하로 빌려주는 모든 비보증 대출을 중금리 대출로 인정해주기로 했다. 기준이 다소 완화하면서 실적 달성은 수월해진 면이 있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카카오뱅크가 무리한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지난 1분기 카카오뱅크의 총 대출은 21조6550억원으로 전년말에 비해 1조2920억원 증가했다. 2분기에도 같은 만큼의 대출이 불어날 것이라고 가정하면 약 58%을 중·저신용자에게 공급해야 한다.

카카오뱅크는 ‘중신용대출’, ‘직장인 사잇돌대출’에 대한 이자지원 이벤트도 벌이기로 했다. 가계부채가 과도하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이자 일부를 보전해주면서까지 대출을 권하는 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대형은행 임원은 “업력이 짧은 카카오뱅크가 신용점수 50% 이하의 중·저신용자 대출 리스크를 제대로 관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정부와의 약속을 어겼다곤 하나 금융당국이 나서 ‘중금리 전문은행이 돼라’고 강요하는 모양새인 점은 문제”라고 꼬집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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