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들어올 때 노 젓자"…공모채 시장 복귀하는 기업들

입력 2021-06-03 17:23   수정 2021-06-04 02:22

공모 회사채 시장에서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기업이 다시 얼굴을 내비치고 있다. 신용등급에 관계없이 발행만 하면 돈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설립 후 처음 공모채를 발행하는 기업도 크게 늘었다.

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현대삼호중공업은 다음달 500억원 규모 공모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2015년 4월 이후 6년 만이다.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인 현대삼호중공업은 컨테이너선,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을 만드는 세계 상위권 업체다. 하지만 2015년 업황 침체에 신용등급이 AA-에서 BBB+로 네 단계 강등되고, 적자가 반복되면서 사모채 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겨야 했다.

이달 21일 3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인 건설업체 한라는 4년 만에 공모채 시장에 복귀한다. GS에너지와 SK E&S의 합작회사인 보령LNG터미널도 이달 5년 만에 공모채를 발행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 3~4월엔 코웨이가 10년 만에, 파르나스호텔이 8년 만에 공모채를 발행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도 이달 4년 만에 공모채로 750억원을 조달했다.

기업이 공모채 발행을 재개하는 이유는 풍부한 시중 유동성, 저금리, 경기 회복 기대란 삼박자가 맞아떨어지면서 회사채 시장이 호황을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올 하반기 금리 상승이 예상되면서 금리가 낮을 때 자금을 조달하려는 기업이 앞다퉈 공모채 시장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 조선, 호텔, 에너지 등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예상됐던 업종에 속한 기업이 의외로 빠른 회복세를 보이는 점도 공모채 발행에 자신감을 북돋아 주고 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156억원으로, 전년(52억원)보다 세 배 늘었다. 한라도 주택사업 호조에 최근 신용등급이 BBB에서 BBB+로 올랐다.

공모채 시장에 처음 얼굴을 내비친 기업도 늘었다. 올해 SE그린에너지, HDC현대EP, 대상홀딩스, 현대케미칼 등이 설립 후 첫 공모채를 발행했다. HDC현대EP는 신용등급이 A-인데도 수요예측 경쟁률이 3.25 대 1, 현대케미칼은 A등급 회사채를 발행하며 7.14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한광열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회복 바람을 타고 신용등급이나 등급 전망이 오를 기업이 많다”며 “회사채 투자 수요도 견조해 공모채 시장을 찾는 기업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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