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칼럼] 대만에 공 들이는 美, 韓도 전략 짜야

입력 2021-06-07 18:44   수정 2021-06-08 14:46

“두 분이 대만에 이면 확약을 한 게 있습니까. 조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의 대만정책과 관련해 더 강경한 입장을 취하라고 당신을 압박하진 않았습니까.”

지난달 21일 한·미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장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기자에게서 받은 첫 질문은 대만 문제였다. 한국 정부의 관심사인 북한이나 바이든 대통령이 ‘생큐’를 연발한 한국 기업의 대규모 투자보다 대만에 대한 한국의 입장이 미 언론엔 더 큰 관심이었던 것이다.

워싱턴의 한 싱크탱크 관계자는 “요즘 워싱턴에선 한국보다 대만 얘기를 10배, 20배쯤 더 많이 한다”며 “공식, 비공식 자리에서 거의 언제나 대만 얘기가 나온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 북한 문제가 주요 화두였다면 지금은 그 자리를 대만이 차지했다고 한다.
바이든 정부 화두는 대만
바이든 행정부는 대만 문제에 엄청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4월 미·일 정상회담과 5월 한·미 정상회담의 공동성명에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유지’ 문구를 넣은 게 단적인 예다. 대만해협 문제는 미·일 공동성명엔 52년 만에, 한·미 공동성명엔 처음으로 적시됐다.

대만 문제는 중국이 ‘내정’으로 여기는 민감한 주제다. 그래서 한국도, 일본도 이 문구를 공동성명에 넣는 것을 부담스러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도 바이든 행정부가 이 문제를 포함시킨 것은 그만큼 대만 문제를 최우선으로 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미 의회 분위기도 비슷하다. 민주당 크리스토퍼 쿤스, 태미 더크워스, 공화당 댄 설리번 상원의원 등 상원대표단 3명은 6일 군용기를 타고 대만으로 날아가 차이잉원 총통을 만났다. 더크워스 의원은 타이베이공항에서 미국이 대만에 코로나19 백신 75만 회분을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총 8000만 회분의 백신을 해외에 나눠주기로 하면서 동맹인 한국에 101만 회분을 제공했는데, 대만에도 그에 맞먹는 백신을 준 것이다. 이번 백신 지원은 일본이 대만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24만 회분을 보낸 지 이틀 만에 이뤄졌다. 미·일이 ‘백신 외교’로 중국을 압박한 것으로 분석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4월엔 크리스 도드 전 상원의원을 단장으로 하는 ‘비공식 특사단’을 대만에 파견해 차이 총통을 예방하도록 하는 등 대만과의 밀착을 과시했다.
미·중 갈등으로 존재감 커져
미국에서 대만의 존재감이 커진 건 미·중 갈등이 첨예해지면서다.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대만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반도체가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을 좌우할 핵심으로 떠오른 점도 미국에서 대만의 전략적 가치가 올라간 이유로 꼽힌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는 세계 파운드리 시장의 5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만약 대만에 긴급사태가 생겨 TSMC의 반도체 공급이 끊기면 기술기업과 자동차기업 등을 중심으로 미국 경제가 마비 수준의 혼란에 빠질 수 있다.

중국이 그 어느 때보다 더 대만해협의 균형을 깨려 한다는 위기감도 워싱턴에서 대만 문제를 시급한 현안으로 다루는 이유다. 필립 데이비드슨 미 인도·태평양 사령관은 3월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중국이 향후 6년 안에 대만을 노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대만 중시는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그럴수록 한국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일본에선 미·일 정상회담 후 “(일본이) 루비콘 강을 건넜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국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한국 정부가 중국의 반발에 대응할 수 있는 정교하고 실용적인 대만 전략을 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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