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된 美 물가 급등'…Fed 조기 긴축 우려 커지나 [조재길의 뉴욕증시 전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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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6-07 07:43   수정 2021-06-07 09:05

'예고된 美 물가 급등'…Fed 조기 긴축 우려 커지나 [조재길의 뉴욕증시 전망대]

미국 내 물가 급등은 ‘예고된 이벤트’라고 볼 수 있습니다. 미 중앙은행(Fed)은 작년 3월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발생 직후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낮췄고, 6월부터 매달 1200억달러씩 채권을 매입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해 왔습니다.

정부는 별도로 지금까지 5조달러가 넘는 돈을 풀었습니다. 경기를 되살리고 고용을 보호하려는 목적에서입니다.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들이 코로나 사태 후 10만달러 넘게 챙겼다는 후기가 쏟아집니다.

미국인들은 작년부터 1인당 총 3200달러씩(작년 3월 1차 1200달러, 12월 2차 600달러, 올해 3월 3차 1400달러) 현금을 받기도 했습니다. 어린이를 포함해서입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10월 시작되는 2022회계연도를 앞두고,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인 6조달러 규모의 초팽창 예산을 또 짜고 있습니다. 3~4조달러에 달하는 인프라 및 보건·교육 지출계획은 별도입니다.

이달 15~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Fed가 지난주 공개한 베이지북을 보면, 물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클리블랜드 연방은행은 “집값이 엄청나게 뛰고 있다. 팬데믹 이전엔 매물로 나온 주택의 가격이 보통 1개월에서 6개월간 유효했으나, 지금은 열흘 단위로 바뀌고 있다”고 적시했습니다.

리치몬드 연방은행은 “에너지와 물류비, 원자재 가격, 인건비 등 안 오르는 게 없을 정도다. 이런 원가 인상 요인을 최종 소비재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곳과 그렇지 못한 곳이 있다.”고 했습니다.

미국 내 2위 완성차 업체인 포드는 최근 자사 모델 11종에 대해 최대 680달러씩 가격을 올렸습니다.

이와 관련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지난 5일 “수개월간 약간의 인플레이션을 목격했다”며 “올해 남은 기간에 3% 정도의 높은 물가 상승률을 보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내년엔 다시 떨어질 것이란 전망을 전제로 했지만 “4~5월의 물가 급등세는 일시적 현상”이란 Fed 내 주류 인사들의 인식과 작지 않은 차이가 있는 겁니다.

이런 가운데 Fed의 정책 기조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소비자 물가지수(CPI·5월 기준)가 이번주에 나옵니다. 지난달에 이어 급등세를 이어갔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시장 예상과 얼마나 차이나는 지가 관건입니다.

아래는 매주 월요일 아침 국제부 정인설 기자와 함께 진행하는 유튜브 한국경제신문 채널 방송 내용입니다. 오전 8시 20분부터 생방송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뉴욕증시 마감 시황

지난주 뉴욕증시는 메모리얼 데이(현충일·5월31일) 때문에 4일만 개장했는데, 비교적 호조를 보였습니다. 한 주간 동향을 보면, 다우가 0.66%, S&P 500이 0.61%, 나스닥이 0.48% 각각 올랐습니다. 주 중반에 약세를 보였으나 금요일 하룻동안 크게 오르면서 하락분을 만회했습니다.

금요일만 놓고 보면 다우는 0.52%, S&P 500은 0.88% 올랐고, 나스닥은 1.47% 급등했습니다.

5월 고용 지표가 시장 예상보다 뒤처졌던 게 주가 상승을 이끈 가장 큰 배경입니다. 팬데믹 이후엔 경기 지표와 주가가 거꾸로 움직이는 현상이 지속돼 왔습니다. Fed가 조성한 유동성 장세의 지속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지난 4일 나온 5월의 신규 고용자 수가 예상보다 적다는 게 확인되자, Fed의 조기 긴축 우려가 줄면서 특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시장이 안도했습니다.

노동부에 따르면 5월의 비농업 부문 고용은 55만9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67만1000명)을 밑돌았습니다. 전달의 충격적이던 고용 지표(26만6000명 증가)는 27만8000명으로 조금 수정됐습니다.

다만 5월 실업률은 5.8%로, 월가 예상(5.9%)보다 떨어졌습니다. 4월(6.1%)과 비교하면 0.3%포인트 낮아졌습니다. 팬데믹 직전 대비로는 여전히 760만 명 적습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자산 시장의 벤치마크로 쓰이는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연 1.56%로, 전날의 연 1.63% 대비 0.07%포인트나 하락했습니다. 대형 기술주 위주로 주가가 많이 뛴 배경입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16.42로,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귀했습니다.
▶금주 최대 관심사 - 물가

지난주 시장의 최대 관심사가 고용이었다면, 이번주엔 물가가 될 전망입니다. 고용과 물가는 Fed의 정책 기조를 좌우하는 2대 변수로 꼽힙니다.

Fed는 최대 고용과 일정기간 2%를 완만하게 웃도는 물가 상승률을 달성할 때까지 제로 금리를 유지하고, 이 목표를 향한 상당한 진전(substantial further progress)을 보일 때까지 자산 매입 속도(월 1200억달러)를 지속하겠다는 원칙을 수차례 밝혔습니다.

4월 물가만 놓고 보면 ‘상당한 진전’을 향한 퍼즐이 조금씩 맞춰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4월 CPI가 작년 동기 대비 4.2%나 급등하면서 시장 예상(3.6%)을 크게 상회했기 때문입니다. 이 수치는 2008년 9월 이후 13년 만의 최고치였습니다.

오는 10일 공개되는 5월 CPI마저 급등한 것으로 확인되면 조기 긴축 우려가 재연될 수 있습니다.

WSJ이 집계한 전문가들의 5월 물가 상승률은 4.7%(근원 CPI 기준 3.4%)입니다. (전달 대비로는 각각 0.4% 상승 예상)

다만 Fed는 “5월까지는 부품 공급 부족 등으로 물가가 일시 급등할 것”이라고 예방 주사를 놔 왔습니다. 5월 고용 지표마저 부진하면서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등 긴축 우려가 다소 완화된 상태입니다.

CPI는 Fed가 정책 결정에 직접 참고하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아니지만, 시장 분위기를 좌우할 수 있는 변수입니다. 5월의 PCE 가격지수는 이달 말 공개됩니다.
▶이달 중순 FOMC 앞두고 관망 가능성

지난달 쉬었던 FOMC 정례회의는 오는 15~16일 열립니다. 이를 앞두고 Fed 인사들이 대외 발언을 삼가는 블랙아웃(blackout)에 들어갔습니다. 이들의 입을 통해 Fed 내부 분위기를 엿보긴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일각에선 5월 소비자 물가가 또 급등하면 이달 FOMC에서 테이퍼링을 전격 논의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물론 지금으로선 7월 또는 9월의 FOMC, 8월의 연례 잭슨홀 미팅에서 테이퍼링을 공식 논의할 가능성이 가장 큰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가능성이 가장 큰 건 8월 잭슨홀 미팅입니다.(8월 테이퍼링 공식 논의→11월 또는 12월 일정 발표→내년 상반기 테이퍼링 개시→2023년 기준금리 인상)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은행 총재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고용 부문에서 진전이 계속되고 있고 이는 매우 좋은 뉴스이지만 일자리 충원에 어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했습니다. 임금 상승세가 인플레이션을 촉진할 정도는 아닌 만큼 Fed가 정책 결정에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은행 총재도 “테이퍼링을 시작하기까지 아직 한참 떨어져 있다”고 했습니다.

크게 볼 때 Fed 정책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건 5월보다는 6월의 물가 및 고용 지표가 될 전망입니다. 7월 초 공개되는 두 지표에 따라 4~5월 추세가 지속적인지 판가름나기 때문입니다.
▶유럽 통화정책 회의도 주목

이번주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회의도 주목할 만합니다. ECB는 총 1조8500억유로의 팬데믹 긴급 매입 프로그램(PEPP)을 운용해 왔습니다. 최소 내년 3월까지 유지하는 것으로 예정돼 있습니다.

ECB는 과거 수차례 도입했던 자산 매입 프로그램(APP)을 별도로 운용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에 따라 매달 200억유로씩 순매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오는 10일로 예정된 정례회의에서 ECB가 자산 매입과 관련해 별 변화를 주지 않을 경우 시장에선 완화적 기조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대로 이번 회의에서 긴축 전환을 시사할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유로존의 5월 CPI가 작년 동기 대비 2.0% 올랐기 때문입니다. 2018년 이후 처음으로 ECB 목표치인 ‘2%를 살짝 밑도는 수준’을 넘어섰습니다. 백신 배포 속도가 빨라지면서 유럽에서도 경기 회복이 가시화하고 있습니다.

다만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지난달 말 “매달 총 800억유로(PEPP+APP 등)에 달하는 채권 매입액을 줄이는 계획을 논의하기엔 너무 이르다”고 힌트를 줬습니니다.

<이번주 예정된 주요 경제 지표 일정>

8일(화) 무역수지(4월, 전달엔 744억달러 적자) / 구인·이직 보고서(4월, 전달엔 810만 개) / 세계은행 세계 경제전망 보고서

10일(목) 소비자 물가지수(5월, 전달엔 0.8% 상승-직전월 대비) / 근원 소비자 물가지수(5월, 전달엔 0.9% 상승-직전월 대비) / 신규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 / 재정수지(5월, 전달엔 3990억달러 적자) /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 / 재닛 옐런 재무장관 발언

11일(금) 미시간대 소비자 태도지수(6월, 전달엔 82.9) / 재닛 옐런 재무장관 발언 / G7 오프라인 정상회담(~13일, 영국 콘월)

▶변동성 커진 밈주식·암호화폐

최근 개인 투자자들이 특정 종목을 집중 매수하는 밈 주식(집중 매수 대상으로 꼽힌 유행 종목)이 시장 변동성을 키우고 있어, 이들의 움직임도 지켜봐야 합니다.

올 초 게임스톱에 이어 최근엔 미 최대 극장체인 AMC 엔터테인먼트 주가가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지난주 전체적으로 83% 뛰었으나 주 후반에 급락했습니다. 블랙베리, 베드배쓰&비욘드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밈 주식들이 급등하는 기저에도 시장에 넘쳐나는 유동성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미국엔 월 1200억달러의 채권 매입과 제로 금리 정책 외에도, PPP(급여보호 프로그램·중소기업당 최대 1000만달러 지원) 등 천문학적인 자금 공급 정책들이 운용되고 있습니다. 상당액이 ‘묻지마’ 식입니다. 매주 300달러를 추가 지급하는 실업급여 제도(오는 9월까지 운영)만 봐도 미 정부가 얼마나 큰 돈을 쏟아붓고 있는지 실감할 수 있습니다.

사토리펀드의 댄 나일스 창업자는 “밈 주식 투자 열풍은 새로운 게 전혀 아니다”며 “1999년의 닷컴 거품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고 진단했습니다. 밈 주식의 고공행진 역시 거품이기 때문에 언제든 터질 수 있다는 경고입니다.

암호화폐 역시 기술주 등락에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특히 비트코인과 기술주는 최근 들어 약간의 동조 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한 달간 37% 떨어졌고, 이더리움은 23% 약세를 보였습니다. 도지코인은 43%나 급락했습니다.
▶백악관의 인프라 지출계획 협상

백악관과 공화당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 계획을 놓고 줄다리기를 해왔습니다. 미래를 위해 대규모 지출이 불가피하다는 바이든에 맞서 공화당은 국가부채를 무작정 늘릴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당초 2조2500억달러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안을 제시했던 바이든은 공화당 반대에 부닥치자 ‘최소 1조달러’로 수정하면서 최저 법인세율(15%) 도입안 등을 동시에 제안했습니다. 공화당이 일단 반대 입장인데, 바이든 대통령은 셸리 무어 캐피토 공화당 상원의원과 7일 협상에 나설 계획입니다.

인프라 투자 계획은 그 규모가 워낙 방대하다는 면에서 증시 관련주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부가적인 지표 및 일정들

1분기 실적 발표는 사실상 마무리 됐습니다. 추가로 실적을 내놓는 기업은 50여곳에 불과합니다. 이번주에 눈여겨볼 기업으로는 밈 주식의 대표 격인 게임스톱(9일)과 북미 최대 반려동물 쇼핑몰인 츄이(10일)가 있습니다.

특히 게임스톱 실적이 주목됩니다.

9일 장 마감 후 나올 게임스톱의 1분기 주당순이익(EPS)은 59센트 적자를 기록했을 것이란 게 시장의 관측입니다. 작년 1분기(-1.61달러)보다는 크게 개선됐을 것으로 보입니다. 매출은 14% 늘어난 11억7000만달러를 보였을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미국 기업들의 최근 실적은 기저 효과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걸 반드시 감안해야 한다고 WSJ가 이날 보도했습니다. S&P 500 편입 기업들의 EPS가 올 1분기에 작년 동기 대비 225%나 뛰었는데, 정확히 말하면 ‘실적 급증’이 아니라 ‘정상 회귀’라는 겁니다.

물가가 급등하는 현상 역시 기저 효과의 영향이 가장 크다는 분석입니다.

<이번주 실적 발표하는 주요 기업>

8일(화) 나비스타

9일(수) 게임스톱 캠벨수프

10일(목) 츄이 퓨얼셀에너지


오는 11일엔 미시간대가 소비자 태도지수를 내놓습니다. 현재 경기(40%) 및 미래 전망(60%)에 대한 미 가계(소비자)의 인식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옐런 재무장관은 두 차례 공개 발언할 예정이고, 바이든을 포함한 주요 7개국(G7) 수장은 이번 주말 영국 콘월에서 정상회담을 엽니다. 글로벌 조세회피 방지 등을 논의할 전망입니다.
▶이번주 핵심 이슈

이번주에는 ① 소비자 물가지수가 4.7%(시장 예상)에서 얼마나 차이가 날지 ② 밈 주식의 대표주자인 게임스톱이 1분기에 어떤 성적표를 받아 들었을지 ③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어떻게 움직일지 ④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현재 경기 등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놓을지 등이 주목됩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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