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전, 감사의견 거절 전 100억 유출…'고의 상폐' 의혹도

입력 2021-06-09 16:02   수정 2021-06-11 07:46



퓨전데이타(퓨전)가 상장폐지 절차인 정리매매를 끝냈다. 한때 2만원을 웃돌던 주가는 300원대까지 쪼그라들면서 사실상 휴지조각이 됐다.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는 퓨전이 감사의견을 거절 당한 이유가 100억원대의 자금흐름을 증명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회사 측은 에스엔케이글로벌과 상장폐지 연관성은 없다며,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고의 상장폐지 의혹도 사실이 아니다며 반박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정리매매 마지막날인 이날 퓨전은 전 거래일 대비 122원(58.65%) 오른 33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정리매매는 이날까지이며, 정리매매 기간 중에는 가격제한폭이 적용되지 않는다. 상장폐지일은 오는 10일이다.

2001년 설립된 퓨전데이타는 정보시스템 통합(SI) 솔루션을 개발하는 업체였다. 그러나 2019년부터는 유상증자, 전환사채(CB) 발행 등을 통해 인수합병(M&A)에 몰두했다. 주요 투자기업은 에스엔케이글로벌, 다오요트, 바이오트리, 세미콘라이트 등이다. 본업인 IT 사업과는 별개 영역이다.

사업을 확장했음에도 실적은 갈수록 악화됐다. 2018년 연결기준 173억원이던 매출은 다음해 162억원으로 줄기 시작하더니 작년에는 139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심지어 올 1분기 개별기준 매출은 3억원(5100만원) 미만임이 확인돼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 추가되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는 퓨전 경영진이 상장폐지를 자초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퓨전의 직접적인 상장폐지 원인은 감사의견 거절인데, 이는 과거 경영진이 자회사로 100억원대의 자금을 투자한 것이 원인이라는 시각이다.

퓨전은 2019년 60억원을 들여 에스엔케이글로벌 지분 100%를 인수했다. 이후 같은해 9월에는 에스엔케이글로벌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신주 26만1506주를 약 40억원에 취득하는 등 총 100억원 규모의 자금이 에스엔케이글로벌로 흘러들어갔다.

이 자금을 회수할 길이 없게 되자,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않는 방법으로 상장폐지를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M&A 업계 한 관계자는 "박모 전 대표는 퓨전을 실질 지배하고 있는 온모씨와 막연한 사이로 알고 있다"면서 "퓨전에서 엔스엔케이글로벌로 흘러들어간 자금에 문제가 생기면서 상장폐지까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에스엔케이글로벌의 대표 겸 등기이사로 박 전 대표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난 3월 퓨전 대표직을 사임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는 에스엔케이글로벌 인수할 때부터 퓨전 대표를 맡아왔다.

이에 대해 퓨전 측은 에스엔케이글로벌과 상장폐지 연계성은 없다고 반박했다. 회사 고위 관계자는 "고의 상장폐지 자체가 많이 와전된 이야기다"면서 "금융감독원 등 조사기관이 직접 나섰지만 시장에서 돌고 있는 소문과 관련해 딱힌 나온 것이 없다"고 말했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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