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향은 우디 계열

입력 2021-06-10 17:31   수정 2021-06-11 01:45

“향은 본능에 의존한 가장 원초적인 커뮤니케이션 수단입니다.”

정미순 지엔퍼퓸 대표(56·사진)에게 “인간이 냄새에 민감한 이유”를 묻자 돌아온 답이다. 정 대표는 “인간은 본능적으로 냄새를 통해 누군가의 첫인상이나 공간에 대한 이미지를 결정한다”며 “태초부터 냄새로 정보를 얻고 소통한 본능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국내 조향산업을 개척한 1세대 조향사다. 조향사는 단순히 향수를 만드는 사람이 아니다. 화장품과 생활용품은 물론 식품에 들어가는 향도 개발한다. 정 대표가 조향사를 “오렌지주스를 더 맛있는 주스로 만드는 사람”이라고 표현하는 이유다. 그는 “제품 이미지와 목적에 맞는 향을 개발하는 사람이 조향사”라며 “제품 가격과 용도, 예상 소비층 등에 따라 맞는 향이 각각 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향과 처음 인연을 맺은 날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어린 시절 어머니 화장대에서 화장놀이를 하던 그는 실수로 어머니가 가장 아끼던 향수를 쏟았다. 그 유명한 샤넬 ‘넘버5’였다. 정 대표는 “그날 방 안에 가득 찬 샤넬 넘버5의 향기가 아직도 생생하다”며 “비싼 향수를 쏟아 많이 혼나기도 했지만 그날의 기억이 나를 조향사의 길로 이끌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향을 ‘보이지 않는 에너지’라고 정의했다. 그는 “에너지는 어떤 대상에 변화를 일으키는 매개체”라며 “고유의 파동을 지닌 향은 사람의 기분을 변화시키고, 그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일종의 에너지”라고 했다. 정 대표는 “보이지 않는 에너지인 향이 새로운 브랜드의 호불호를 결정하거나 소비자가 지갑을 열도록 마음을 움직이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며 “향기 마케팅과 향기 산업의 성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주목하는 ‘올해의 향’은 우디 계열의 내추럴한 향이다. 그는 “향기 역시 시대상을 반영한다”며 “코로나19 이후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최근 환경을 생각하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화학적인 합성향보다 자연친화적인 향이 당분간은 유행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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