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개전투론 안돼"…캡틴들 뭉쳐 '수소 생태계' 무한확장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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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6-10 17:22   수정 2021-06-18 15:31

"각개전투론 안돼"…캡틴들 뭉쳐 '수소 생태계' 무한확장 나선다

지난 2월 16일 경북 포항 포스코 본사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수소 사업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을 맺은 뒤 답답한 심정을 공유했다. 많은 국내 기업이 수소산업에 뛰어들겠다고 선언하고 있지만, 각 기업의 수소 관련 사업이 서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는 토로였다. 이 자리에는 없었지만,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동의한다는 뜻을 전했다.

현대차그룹과 SK그룹, 포스코그룹은 물밑에서 기업들의 협의체를 만들기 위한 준비 작업을 시작했다. 효성도 협의체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런 노력 끝에 4개 그룹 총수는 10일 한자리에 모여 협의체 설립 계획을 공개했다.

○‘한국판 수소위원회’ 설립 가속도
현대차 SK 포스코 효성 등 4개 그룹이 준비하는 수소기업협의체는 ‘한국판 수소위원회’로 불린다. 수소위원회는 2017년 설립된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협의체다. 수소위원회는 수소 사회 진입을 앞당기기 위해 관련 기업들의 협업을 지원하고, 글로벌 수소 시장을 키우기 위한 공동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출범 당시에는 13개 기업만 동참했지만, 이제 100개 이상의 글로벌 기업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수소 관련 국제 표준을 구축하는 데도 힘을 모으는 중이다. 아람코, 쉘, 토탈 등 에너지 기업과 현대차, 다임러, BMW, 아우디, 도요타 등 굵직한 모빌리티 기업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4개 그룹 총수들은 국내 수소 관련 기업이 보유한 기술력은 뛰어나지만 시너지를 제대로 못 내고 있다고 판단, 수소위원회 같은 협의체가 필요하다고 뜻을 모았다. 수소기업협의체는 다음달까지 참여 기업을 확정하고, 오는 9월 CEO 총회를 통해 공식 출범할 계획이다. 이날 회동에서 총수들은 협의체를 통해 협업 범위를 넓히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소 생산과 유통, 소비 등으로 이어지는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도 함께하기로 했다.

○협업 강조한 4개 그룹 총수
총수들은 이날 한목소리로 협력을 강조했다. 정 회장은 “국내 주요 기업들과 수소 사업 관련 협력을 지속하겠다”며 “수소 에너지 확산 및 수소 사회 조기 실현에 기여하겠다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최태원 회장은 “국내 수소산업을 육성하고 성장을 견인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수소산업이 단단히 뿌리 내리고 글로벌 수소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총수들은 강력한 투자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최정우 회장은 “수소 경제는 포스코만의 힘으로 이뤄낼 수 없는 과업”이라며 “산업계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현준 효성 회장은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수소 충전 및 공급 설비를 국산화하겠다”며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수소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힘을 쏟겠다”고 약속했다.

4개 그룹 총수와 경영진은 이날 현대차·기아 기술연구소도 함께 둘러봤다. 이들은 수소전기차 넥쏘의 자율주행 모델과 수소전기트럭인 엑시언트FCEV, 전기차 아이오닉 5 및 EV6 등을 시승했다. 이어 현대차그룹이 개발한 전기차 전용플랫폼(E-GMP)과 도심항공모빌리티(UAM) 기체 전시물 등도 둘러봤다. 경제계 관계자는 “자동차와 UAM 등 모빌리티(이동 수단)는 수소를 가장 가깝게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이라며 “현대차그룹이 개발하고 있는 미래 모빌리티와 나머지 기업들이 추진하는 수소 생산 및 유통 계획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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