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과 SK그룹, 포스코그룹은 물밑에서 기업들의 협의체를 만들기 위한 준비 작업을 시작했다. 효성도 협의체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런 노력 끝에 4개 그룹 총수는 10일 한자리에 모여 협의체 설립 계획을 공개했다.
출범 당시에는 13개 기업만 동참했지만, 이제 100개 이상의 글로벌 기업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수소 관련 국제 표준을 구축하는 데도 힘을 모으는 중이다. 아람코, 쉘, 토탈 등 에너지 기업과 현대차, 다임러, BMW, 아우디, 도요타 등 굵직한 모빌리티 기업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4개 그룹 총수들은 국내 수소 관련 기업이 보유한 기술력은 뛰어나지만 시너지를 제대로 못 내고 있다고 판단, 수소위원회 같은 협의체가 필요하다고 뜻을 모았다. 수소기업협의체는 다음달까지 참여 기업을 확정하고, 오는 9월 CEO 총회를 통해 공식 출범할 계획이다. 이날 회동에서 총수들은 협의체를 통해 협업 범위를 넓히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소 생산과 유통, 소비 등으로 이어지는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도 함께하기로 했다.
총수들은 강력한 투자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최정우 회장은 “수소 경제는 포스코만의 힘으로 이뤄낼 수 없는 과업”이라며 “산업계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현준 효성 회장은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수소 충전 및 공급 설비를 국산화하겠다”며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수소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힘을 쏟겠다”고 약속했다.
4개 그룹 총수와 경영진은 이날 현대차·기아 기술연구소도 함께 둘러봤다. 이들은 수소전기차 넥쏘의 자율주행 모델과 수소전기트럭인 엑시언트FCEV, 전기차 아이오닉 5 및 EV6 등을 시승했다. 이어 현대차그룹이 개발한 전기차 전용플랫폼(E-GMP)과 도심항공모빌리티(UAM) 기체 전시물 등도 둘러봤다. 경제계 관계자는 “자동차와 UAM 등 모빌리티(이동 수단)는 수소를 가장 가깝게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이라며 “현대차그룹이 개발하고 있는 미래 모빌리티와 나머지 기업들이 추진하는 수소 생산 및 유통 계획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