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 part.7] 펩트론, 반감기 늘린 엑세나타이드 임상 2상 투약 올해 완료

입력 2021-06-18 09:40   수정 2021-08-03 13:22

<p> ≪이 기사는 06월 18일(09:40) 바이오.제약,헬스케어 전문매체 ‘한경바이오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펩트론은 펩타이드 물질인 엑세나타이드로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수용체를 활성화하는 쪽으로 파킨슨병 정복에 도전하고 있다.

엑세나타이드는 혈당을 떨어뜨리는 기능이 있어 당뇨병 치료에 사용돼 왔다. NIH 산하 국립노화연구소(NIA)에 있는 그렉 나이젤 박사가 엑세나타이드가 파킨슨병에 효능이 있다는 것을 밝혀내면서 GLP-1 수용체 작용제는 파킨슨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신약 후보가 됐다.

1일 2회→2주 1회로 투여 횟수 감소
파킨슨병은 도파민 부족으로 발병한다. 하지만 도파민을 체내에 직접 넣는 것으론 효과를 내기 어렵다. 도파민이 뇌신경세포에 도달하기 전에 체내에서 분해되거나 뇌혈관장벽(BBB)을 통과하지 못해서다. 이 때문에 기존 파킨슨병 치료제는 도파민 수용체와 결합할 수 있는 도파민 작용제나 도파민 전구체 역할을 하는 레보도파를 투여해 효능을 낸다.

엑세나타이드는 레보도파 형성에 관여하는 엘타이로신을 활성화해 도파민의 분비량을 늘려준다. 신호전달체계에서 세포 성장에 필수적인 신호경로인 AKT와 mTOR를 활성화해서 신경세포 사멸을 막는 기작이다.

하지만 엑세나타이드는 펩타이드 특성상 반감기가 2.8시간에 불과하다. 펩트론은 원료 물질의 특성은 그대로 두고 약물 방출은 지연시키는 ‘스마트데포’ 기술을 보유 중이다. 이 회사는 2014년 퇴행성 신경질환에 대한 전 세계 전용실시권을 받는 내용으로 NIH에서 GLP-1 수용체 작용제 기술을 도입했다.

펩트론은 수술용 생분해성 실로 쓰이는 PLGA를 구형으로 만들어 약물전달체로 활용한다. 이 생분해성 물질이 혈액 속에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분해되면서 이 물질에 섞여있던 약물이 방출되는 것이다.

최호일 대표는 “펩타이드와 PLGA를 아세트산과 함께 섞은 뒤 초음파를 쏴주면 진동수에 따라 이들 물질이 그룹을 형성하며 구체 모양을 띠게 된다”며 “PLGA 복합체의 종류에 따라 약물 방출시간을 1주~6개월로 조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엑세나타이드 투여 빈도를 1일 2회에서 2주 1회로 바꿀 수 있다.



BBB 투과율 개선하고 레보도파 부작용 잡는다
투약 횟수 감소 외에 또 다른 장점도 있다. 반감기가 짧은 약물들은 과다 투여로 인해 혈액 속 약물 농도가 적정치 이상으로 상승할 수 있다. 이러한 투여 방식이 계속되면 독성 문제가 부작용으로 따라온다. 하지만 스마트데포를 적용하면 혈액 속 약물 농도를 조금씩 늘려가면서도 적정 범위 내에서 이 농도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게 최 대표의 설명이다.

BBB 투과율도 높다. 펩트론의 파킨슨병 파이프라인인 ‘PT320’은 동물실험에서 BBB 투과율이 2% 이상으로 나왔다. 서방형으로 약물 제형을 바꿨더니 BBB 투과율도 증가한 것이다. BBB 투과율이 높아진 원인은 아직 규명 단계다.

PT320은 레보도파의 한계를 뛰어넘을 대안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레보도파를 투약받은 환자 중 투약 5년 차에서 30~50%, 10년 차에서 70~90%가 이상운동증(LID)을 일으킨다. 이 때문에 은퇴 이전의 젊은 환자에겐 레보도파를 투여하기가 쉽지 않다.

PT320은 쥐 대상 동물시험에서 LID 발병 억제 효과가 확인됐다. ‘6-OHDA’라는 신경독성물질을 넣은 뒤 LID를 일으킨 동물모델에 PT320을 투여한 결과, 비정상적인 비자발적 움직임(AIMs)이 86% 감소했다.

바이오마커 15개로 효능 관련성 확인
올해 투약을 마칠 예정인 임상 2상은 국내 5개 병원에서 환자 100명을 저용량군·고용량군·위약군으로 3분의 1씩 나누어 진행 중이다. 참가자 모집을 마친 가운데 지난달 기준 환자 14명에게서 모든 투약 절차를 끝냈다.

올해 안에 환자 모두에게 투약을 완료한 뒤 12주간의 휴식기를 거치고 내년 3분기 안에 임상 2상 최종결과를 확보하는 게 목표다. 임상 대상자들을 레보도파 투약 용량별로도 나눠 레보도파와 PT320 투약 간에 어떠한 경향성이 있는지도 알아볼 계획이다. 최 대표는 “파킨슨병 관련 바이오마커 15개에 대해서도 평가해 약물 효능과 바이오마커의 연관성 여부를 확인하겠다”고 설명했다.

임상 3상은 해외 제약사와 공동 추진할 계획이다. 이 경우에도 임상용 시료는 펩트론이 자체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펩트론의 충북 오송공장은 주사제 완제 생산시설로 2019년 우수의약품제조 및 품질관리(GMP) 인증을 받았다. 연간 100만 병 생산이 가능한 시설이다.

◎애널리스트 평가
<i>안전성 검증된 만큼 글로벌 제약사 기술이전 가능성 높아
by 이동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i>
PT320은 2020년 3월 첫 환자 투약을 시작으로 현재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내년 1분기 임상을 마친 뒤 2~3분기 중 최종결과 확인이 가능할 전망이다. 상업화된 물질인 엑세나타이드에 자체 플랫폼 기술인 ‘스마트데포’를 적용한 물질로, 이미 안전성 검증이 이뤄진 만큼 향후 개발 성과를 바탕으로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이전할 가능성이 높다.

이주현 기자

*이 기사는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6월호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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