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중국에 한국이 필요한 이유 [더 머니이스트-Dr.J’s China Insight]

입력 2021-06-17 07:10   수정 2021-06-17 10:05

공자의 '소강사회(小康社?)'를 구현하려는 중국

중국은 공자의 '예기(禮記)'에 나오는 이상사회인 대동(大同)사회 건설을 목표로 하고 그 달성의 단계를 온바오(??), 소강(小康), 대동(大同) 단계로 나누고 이를 국가경제계획과 연계하고 있습니다.

온바오(??)단계는 따뜻하게 배부르게 먹는 사회로 기본적인 의식주가 해결되는 상태를 말합니다. 경제적으로는 1인당소득 1000달러대를 말하는 데 대략 중국의 1인당 소득이 1045달러에 도달했던 2001년께가 이 단계에 해당합니다

소강(小康)단계는 의식주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고 문화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단계로 1인당 소득 1만달러대를 말하는 데 중국이 1만484달러의 1인당소득을 달성한 2020년의 경제단계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대동(大同)단계의 사회는 공자가 말한 무위지치(無爲之治)로 표현되는 요순(堯舜)시대의 이상향으로 인간이 생각할 수 있는 최선의 상태를 갖춘 이상적 사회를 말합니다. 재물은 사회와 나누고 직접 노동하는 것이 고귀하며, 결국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사회야 말로 '대동사회'라는 것입니다.

중국의 대동사회에 대한 구체적인 수량목표는 없지만 중국은 2035년에 경제력에서 미국을 추월하고, 2050년에는 군사력에서도 미국을 넘어서 세계 1위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등소평이 제안한 '소강사회 건설' 창당 100주년에 시진핑이 완성

'소강사회'는 공자의 얘기지만 사회주의 신중국에서 첫 사용은 등소평이 1979년 일본수상을 접견하면서 사용했습니다. 1987년에 등소평은 이를 달성하기 위한 3단계 진입전략(三步走)을 내놓았습니다. 그리고 '전면적 소강사회건설'을 경제정책으로 시작한 사람은 2002년 장쩌민 주석이었고, 이것을 2021년에 시진핑 주석 시대에 달성한 것입니다.

중국은 2021년 3월5일 열린 양회의에서 리커창 총리가 정부업무보고를 하면서 2020년에 중국의 GDP 성장률은 코로나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2.3%에 달했습니다. 이 결과 551만 명의 농촌 빈곤 인구가 전부 빈곤에서 탈출했다고 발표했습니다.

2012년만 해도 9899만 명에 이르던 절대빈곤인구가 2019년 551만명으로 줄어들었습니다. 2021년 현재에는 모두 사라졌고 먹고 입는 문제만이 아니라, 의무교육, 기본의료, 주거문제 등 기본적인 생활조건이 모두 향상되었다는 것입니다. 중국은 시진핑시대 들어 전면적인 소강사회건설을 완성했다고 선언한 것입니다.

전세계 최대규모의 정당인 중국 공산당이 오는 7월1일 창당 100주년을 맞습니다. 1921년 7월1일 57명의 당원으로 시작한 중국 공산당은 2019년 말기준으로 9191만명의 당원을 가진 세계최대규모의 당으로 성장했습니다. 당이 통치하는 국가의 경제규모로 보면 세계 2위를 달성해 스스로 대성공이라고 자평할 만 한 성과를 이루었습니다.

중국은 창당 100주년 되는 2021년에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두 개의 백년 목표를 세웠는데 공산당 창당 100주년이 되는 2021년에 '소강사회 건설', 건국 100주년이 되는 2049년에 '사회주의 현대화강국' 도달의 목표를 정했고 그 첫번째 100년의 목표를 2021년에 달성했습니다.

중국의 당초 계획은 7월1일에 100주년 행사를 대대적으로 하려고 했지만 코로나19로 대규모 군사열병식 같은 행사는 하지 않는 대신 100주년 기념, 훈장 수여식과 대규모 전시회 및 문화공연 등의 조용한 행사로 전환한다고 합니다. 지금 베이징의 천안문광장에서는 비공개로 창당 100주년 기념식 리허설을 하고 있습니다. 소강사회 달성은 중국 공산당의 국민과의 약속 달성에 대한 자신감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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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만의 위기"를 언급한 중국, 대국의 결핍에 기회

중국은 공산당의 100년의 약속을 달성했다고 마냥 좋아하는 분위기는 아닙니다. 중국은 2021년부터 향후 5년간의 14차5개년 계획을 발표하면서 "100년만의 위기에 봉착했다"고 언급했습니다

바로 미·중의 전략적전쟁을 염두에 두고 한 말입니다. 미국은 2등 죽이기에 이골이 난 나라입니다. 70년대 구소련이 미국GDP의 40%를 넘어서자 페레스트로이카를 도입해 소련을 붕괴시켰고, 1985년 일본이 미국GDP의 40%를 넘어가자 플라자합의와 미일 반도체협정을 통해 10년만에 일본을 좌초 시켰습니다. 지금 2021년 중국은 미국GDP의 73%에 달하는 국가로 부상했기 때문에 미국의 2등 죽이기에서 중국이 피할 방법은 없습니다.




중국 100년만에 소강사회를 달성했지만 대국으로 가는 길에 험로가 가로 놓여 있습니다. 중국은 2004년 수정헌법을 통해 개인의 사유재산은 침해할 수 없으며 불가피하게 수용할 경우 적절한 보상을 한다는 사유재산제도를 도입했지만 소유제 문제와 연결되어 있는 '사유경제'라는 용어 대신 조심스럽게 '사영경제'라는 말을 쓰고 있습니다.

사영경제를 얘기하지만 여전히 국유기업이 국가경제와 산업의 주도권을 잡고 있습니다. 그래서 국유기업의 부실과 부정부패문제가 문제가 되고 있고 정부의 과도한 보조금이 미중 전쟁에서 미국이 문제삼고 있는 대표적인 이슈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소득수준의 향상으로 소비의 증가와 뷰티와 헬스에 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고 이미 세계 최대의 명품소비시장이 중국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중국의 뷰티와 명품산업은 낙후되어 국민의 수요를 맞추기에는 역부족입니다. 늙어가는 사회, 생활고로 아이를 낳지않는 인구문제도 있습니다. 중국은 연간 2500만~3000만명이 태어났던 베이비붐세대의 대거 은퇴시대를 맞아 의료비용과 핼스케어 비용의 증가가 발등의 불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미국은 2년간 무역전쟁을 했지만 중국을 굴복시키지 못하자 이번에는 반도체를 필두로 기술전쟁을 시작했습니다. 반도체, 배터리, 희토류, 의약품동맹을 통한 대중국 포위망을 구축하기 시작하자 중국도 당황하기 시작했습니다.





세계의 기술을 마음대로 베끼고 중국에 진출한 외국기업의 기술을 강제로 이전하게 하던 행태도 이제 어려워지자 자체기술개발과 미국을 제외한 여타 국가들과 기술협력에 전력투구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무역으로 시비 걸고 기술로 중국의 목을 조르고 금융으로 중국의 돈을 털어가겠다는 것입니다. 중국, 4차산업혁명 시대에 혁신과 신기술을 개발할 창의성 넘치는 민영기업의 육성을 위해서는 직접금융시장의 육성이 필요한데 은행중심의 금융구조로 증시발달이 늦어 신기술기업의 자금조달이 어려운 상태입니다.

중국의 BHTF산업에 기회 있다

경제규모는 세계2위지만 중국은 부족한 것이 많은 대국입니다. 미국이 바이든정부 들어 중국에 대해 아시아의 일본, 호주, 인도와 연합해 쿼드(QUAD)동맹을 통해 아시아의 포위망을 구축해 중국을 봉쇄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유럽 G7정상회담을 계기로 G7, NATO, EU까지 동원해 유럽국가들을 통한 3중 포위망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목구멍이 포도청"이고 "돈이 말을 하면 정치가 숨을 죽인다"는 것입니다. 이번 유럽 G7회담 등에서 유럽은 일대일로를 통해 중국이 유럽과 미국에 구조적으로 대항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2014년 중국이 일대일로정책을 내세우고 여기에 자금을 공급하는 아시아인프라은행(AIIB)을 설립하자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태리 등 유럽의 맹주들이 모두 발기인으로 참여하는 모순된 행동을 보였습니다.



중국은 세계의 공장에서 이젠 세계의 시장입니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수출국이고 미국에 이은 세계 2위의 수입국입니다. 중국은 EU의 최대수입국(22.4%), 세번째 수출국(10.5%)이 중국입니다. 경제난을 겪고 있는 유럽, 입으로는 중국제재를 얘기하지만 행동이 따를지 두고 봐야 합니다. 미국이 화웨이 제재를 유럽에 요구했지만 유럽은 중국의 시장에 미련이 커 미적거리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미국과 유럽의 동향을 보면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맞는 중국 '100년만의 위기'를 얘기하는 것은 이유 있어 보입니다. 전세계에 반중 정서가 하늘을 찌르고 미국과 유럽이 나서 중국견제에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사드사태를 계기로 악화된 한중관계는 어떻게 될까요?

한국은 쿼드 동맹에서 빠져 있고 미국과 혈맹이기 때문에 다시 사드 보복 같은 상황은 나오기 어려워 보입니다. 오히려 이젠 중국은 한국과 우호관계를 강화하는 것이 더 우선시 될 수 밖에 없어 보입니다.

대통령의 방미중 대만문제에 대한 언급으로 중국의 한국에 대한 제재를 걱정하는 얘기도 하지만 하지만 이는 기우일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중국이 국경을 맞댄 14개 나라 중에서 중국과 잘 지내는 나라가 없습니다. 유럽과 미국이 협공을 해오는 상황에서 베트남과 인도 대만과 분쟁중인 중국, 전선을 넓게 펼 상황이 아닙니다.

가장 가까운 한국과 전쟁보다는 협력을 원하는 태도로 나올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반도체, 배터리산업에서 미국의 봉쇄에 직면한 중국, 반도체와 배터리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한국과 협력이 시급하기 때문입니다. 미중의 전쟁에서 한국이 '등 터지는 새우'가 될 가능성 보다는 '어부지리 하는 어부'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중국이 절절히 원하는 데 갖지 못하는 것을 공급하면 당당하게 대접받고 돈 벌 수 있습니다. 지금 중국의 결핍은 BHTF(Beauty, Health Tech, Finance)산업입니다. 1억6000만명의 중국관광객이 전 세계 면세점을 털고 있고, 전세계 명품의 35%를 사들이고 있습니다. 매년 2500만명의 돈 있는 은퇴자들이 세계최대의 거대한 실버산업을 만듭니다. 중국은 미국의 기술봉쇄에 미국 이외의 나라와 기술협력이 절박합니다. 기업부채가 GDP의 160%에 달하는 중국, 외자유입을 위한 자본시장개방과 육성을 통해 부채비율을 낮추어야 합니다.

미중의 전쟁속에서 중국과 지리적, 경제적, 문화적 이점을 가진 한국은 중국의 보복을 두려워 하기보다는 중국의 BHTF(Beauty, Health Tech, Finance)산업에서 어부지리의 묘수를 찾을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소장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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