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콘텐츠값 갈등, 기준 없는 소모전에 또 파행 우려

입력 2021-06-20 17:25   수정 2021-06-21 08:52

또 평행선이다. KT와 CJ ENM 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 사용료 협상 얘기다. 공식 협상 기한을 지난 11일에서 1주일 더 미뤘지만 별 소득을 내지 못했다. 예정대로라면 다음 수순은 CJ ENM의 방송 송출 중단 고지다. 시청자들은 KT OTT에서 CJ ENM 실시간 콘텐츠를 볼 수 없게 된다. 지난 12일엔 LG유플러스의 U+모바일tv에서 CJ ENM 10개 채널의 실시간 방송이 끊겼다. 별도로 진행하던 협상이 결렬됐기 때문이다.

KT와 CJ ENM은 지난 6개월간 한치의 양보도 없는 평행선을 달렸다. 그러다 딱 반 발짝 서로 가까워진 게 지난주다. 콘텐츠 사용 가치를 추산하려면 서비스 가입자 수를 알아야 한다는 CJ ENM의 주장에 KT가 일부 동의했다. KT는 가입자 수는 영업기밀이라 공개할 수 없으니, 대신 실사용자 수를 알려주겠다고 CJ ENM에 통보했다. 그러나 협상 기일까지 실제 자료가 오가지 않았다는 게 양측의 얘기다.

이들이 협상 중인 것은 내년 콘텐츠 이용료가 아니다. 올해 방송에 대한 정산 기준을 이제야 논의하고 있다. 돈을 받아야 하는 쪽은 마음이 급하다. ‘K콘텐츠’ 수요가 급증한 때 기회를 놓치지 않고 새 프로젝트에 투자하려면 사용료를 제대로 받아야 한다. 주는 쪽도 협상 난항이 달갑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인기 콘텐츠가 끊기면 플랫폼에 가는 타격이 크다. KT 시즌엔 CJ ENM 채널만 묶은 별도 요금제가 있을 정도다.

국내 OTT 시장에서 콘텐츠 사용료 기준을 마련하려는 움직임이 나온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양측은 그간 서로 상대는 갑, 스스로는 약자라는 구도를 자처했다. 협상이 잘 될 리 없다. 하지만 요즘 OTT 시장은 서로를 갑·을로 나누기 어렵다. OTT 플랫폼 사업자인 KT는 지난 2월 콘텐츠 기업 스튜디오지니를 설립했다. 콘텐츠 기업인 CJ ENM은 OTT 티빙을 운영한다. 언제까지나 한쪽은 공급자, 한쪽은 수급자인 구조가 아니라는 얘기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OTT 이용률은 2017년 36.1%에서 작년 66%로 두 배로 뛰었다. 새로운 산업에서 서로 상생하는 구조를 만들기에 지금이 적기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한 유료방송업계 관계자는 “콘텐츠 값을 산정하는 정량·정성 기준의 큰 틀만 있어도 협상 기간이 80%는 줄어들 것”이라며 “이 같은 기준이 없으면 매년 시청자를 볼모로 한 소모전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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