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세 대통령의 '비트코인 포퓰리즘'…"전국민 무상지급" [임현우의 비트코인 나우]

입력 2021-06-26 21:09   수정 2021-07-1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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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로 암호화폐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한 엘살바도르가 국민 1인당 30달러(약 3만4000원)어치의 비트코인을 지급하기로 했다.

26일 외신에 따르면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지난 24일(현지시간) 국영 TV에 출연해 비트코인 법정통화 채택과 관련한 세부 방안을 설명하면서 이런 '선물' 계획을 함께 내놨다. 부켈레 대통령은 "비트코인 지갑 앱을 내려받아 등록만 하면 30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받게 된다"고 했다. 구체적인 재원 조달 방법은 밝히지 않았다.

같은 날 비트코인 자동입출금기(ATM) 업체 아테나비트코인은 엘살바도르에 100만달러를 투자해 1500대의 비트코인 ATM을 설치하겠다고 발표했다.

중미 개발도상국 엘살바도르에서는 오는 9월 7일부터 달러화와 더불어 비트코인도 '진짜 돈' 지위를 인정받게 된다. 여당이 장악한 엘살바도르 국회는 이달 초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하는 법안을 속전속결로 통과시켰다.

엘살바도르는 원래 '콜론'이라는 화폐를 썼지만 경제가 흔들리자 2001년부터 달러화를 법정통화로 사용해 왔다. 부켈레 대통령은 "비트코인 사용은 개인의 선택이며 원하지 않으면 그냥 달러를 사용하면 된다"고 했다. 또 임금과 연금은 계속 달러로 지급된다고 설명했다.


엘살바도르는 국민의 70%가 은행 계좌조차 없을 정도로 금융산업이 낙후했고, 해외에서 일하는 이민자들이 보내오는 송금액이 경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엘살바도르 이민자들이 본국의 가족과 친척 등에게 보낸 돈은 59억달러(약 6조6500억원)에 이른다. 이 나라 국내총생산(GDP)의 5 분의 1 규모다.

부켈레 대통령은 비트코인을 이용하면 수수료를 아끼면서 훨씬 쉽고 빠른 송금이 가능하다며 이미 650만명 국민 중 5만명 이상이 비트코인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부켈레 대통령은 23일 비트코인 팟캐스트에 출연해서는 "비트코인 법정통화 채택이 엘살바도르뿐 아니라 인류의 도약"이라고 했다. 그는 "세계은행이 기술적 지원을 해준다면 좋지만 꼭 그게 필요한 건 아니다"며 비트코인을 통해 달러 의존도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또 당장 국고에 비트코인을 보유할 계획은 없으나 미래에는 그럴 수 있다고 밝혔다.

암호화폐업계 관계자들은 엘살바도르의 결정이 '비트코인의 가치와 가능성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특히 "금융 인프라가 부족한 국가에서 비트코인을 이용하면 저렴한 비용으로 효율적인 거래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고 말한다. 엘살바도르를 중심으로 보유자가 늘면 비트코인의 저변 확대에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부켈레 대통령은 비트코인의 법정통화 채택이 일자리 창출과 금융 접근성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세계 비트코인의 1%만 엘살바도르에 투자된다고 해도 GDP가 25% 늘어날 수 있다는 게 그의 계산이다.

1981년생, 만 39세인 부켈레 대통령은 트위터, 팟캐스트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비트코인 띄우기'에 나서고 있지만 나라 안팎에서 회의적인 시선도 적지 않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하는 것은 많은 거시경제·금융·법적 이슈를 제기한다"고 우려했고, 세계은행(WB)은 비트코인 통화 채택을 위한 엘살바도르의 기술 지원 요청을 거부했다. 엘살바도르 야당은 여당이 일방적으로 통과시킨 비트코인 채택 법안을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엘살바도르(El Salvador)는 스페인어로 구세주라는 뜻. 과연 비트코인은 엘살바도르 경제에 구세주가 될 수 있을까.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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