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는 1980년 정유사업에 진출했다. 국영기업 대한석유공사를 인수하면서다. 회사 이름은 유공으로 바뀌었고, 이후 SK에너지를 거쳐 지금의 SK이노베이션이 됐다. 석유파동과 글로벌 금융위기 등 숱한 고비를 견디며 통신(SK텔레콤), 반도체(SK하이닉스) 등 현재 그룹 주력 계열사의 ‘종잣돈’을 대는 맏형 역할을 했다.
하지만 ‘탄소중립’이란 시대적 소명을 거스를 수는 어렵다고 판단해 사업 시작 40여 년 만에 정유사업의 점진적 축소 의지를 밝혔다. 대신 배터리 등 ‘그린 사업’을 대대적으로 키우기로 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사업의 중심축을 탄소에서 그린으로 완전히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우선 배터리 사업 확장에 자원을 쏟아붓기로 했다. 김 사장은 “배터리 수주 잔량이 1000GWh(기가와트시)를 넘겼다”고 공개했다. 금액으로는 130조원어치다. 중국 CATL, LG에너지솔루션의 수주 잔량이 1000GWh 이상이다. 배터리 사업에서 ‘글로벌 톱3’를 달성했다는 의미다. 현재 생산능력이 40GWh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25년치 일감을 확보한 셈이다. 김 사장은 “이 물량을 처리하기 위해 생산능력을 2023년 85GWh, 2025년 200GWh, 2030년 500GWh까지 늘리겠다”고 했다. 또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기준 올해 흑자를 달성하고, 2023년엔 1조원까지 이익 규모를 늘리겠다”고 했다.
배터리 소재인 분리막 사업 확장 계획도 밝혔다. “생산능력을 현재 14억㎡에서 2023년 21억㎡로, 2025년에는 40억㎡까지 늘려 세계 1위 위상을 확고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5년 분리막에서 1조4000억원 이상 이익을 내겠다고도 했다.
버려진 플라스틱을 원료로 다시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사업도 추진한다. 나 사장은 “플라스틱만 원활하게 재활용한다면 성장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27년 연 250만t 이상의 플라스틱을 재활용해 원료의 100%를 충당할 것”이라고 했다. 이 사업에서 2025년 연 6000억원의 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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