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확산세에 불이 붙었다. 전파 속도로 보나, 확산 범위로 보나 과거 세 차례 대유행을 훌쩍 뛰어넘고 있다. 그런데도 방역당국과 의료계는 “4차 대유행의 ‘정점’은 멀었다”고 한다. 다음달 초 하루 확진자 수가 2000명을 돌파할 때까지 꾸준히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근 1주일간(8~14일) 비수도권의 하루평균 확진자 수는 300.1명으로 직전주(133.4명)의 두 배가 넘었다. 전체 확진자 중 비수도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9일 이후 엿새째 20%대를 기록했다.지방에서 코로나 바람이 가장 거세게 부는 지역은 경남이다. 이날 기준 89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해 2월 이후 가장 많았다. 이날 신규 확진자 89명 중 21명은 김해시의 한 유흥주점에서 비롯됐다. 이곳에서 나온 확진자는 지금까지 94명에 달한다. 옆 도시인 창원과 양산에서도 관련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대구의 신규 확진자는 52명으로 40일 만에 50명을 넘어섰다. 신규 확진자 중 23명은 대구 범어동 헬스장과 관련됐다. 이 헬스장에서는 11일 첫 확진자가 나온 뒤 현재까지 26명이 감염됐다. 이 밖에 부산 62명, 대전 41명, 충남 36명, 제주 21명 등 각 지역에서 확진자가 속출했다.
일부 지자체는 거리두기 상향 조치에 더해 사적모임 인원 제한도 강화하기로 했다. 세종·대전·충북은 사적 모임을 4명까지만 허용한다. 울산과 제주는 6명까지 허용할 계획이다. 전북·전남·경북은 허용 인원이 8명이다. 당초 새 거리두기에서 1단계는 사적 모임의 인원 제한이 없고 2단계는 8명까지 허용되지만, 확산세를 막기 위해 강화된 방역지침을 적용한 것이다.
수도권에서도 확산세는 이어지고 있다. 이날 청와대는 소속 행정관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백신을 이미 접종했지만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이 행정관의 동선은 문재인 대통령과 겹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백화점발(發) 집단감염도 이어졌다. 서울 강남구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147명)에 이어 여의도 더현대서울(7명), 압구정 갤러리아(6명)에서도 확진자가 나오면서 방문자 등 2만 명 이상이 검사를 받았다. 국회에서도 최근 확진자가 다수 발생하면서 지난 12~14일 상주 근무자 전원에 대해 선별검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확산세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카드’는 백신인데, 접종 계획이 다소 꼬인 상태다. 정부는 3분기 안에 백신 8000만 회분을 들여오겠다고 했지만, 당장 이달 도입 물량은 1000만 회분이 전부다. 나머지는 8~9월에 들어온다. 7월 물량마저도 8~9월로 밀릴 가능성이 있다. 이날까지 국내에 도입된 백신은 화이자(212만7000회분), 모더나(75만 회분) 등 총 288만 회분뿐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3분기에 들여올 백신 총량은 충분하지만 주 단위의 공급 일정에 따라 세부적으로 접종 일정이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기석 교수는 “정부가 ‘3분기 백신 도입량이 충분하다’는 점만 강조하는 건 당장 들어올 물량이 확정이 안 됐다는 뜻”이라며 “백신이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전까진 국민들이 4차 유행을 맨몸으로 버텨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선아/양길성/임도원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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