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겜·크래프톤 도전장…엔씨, 택진이형 진두지휘 '블소2'로 응수

입력 2021-07-22 06:06   수정 2021-07-22 10:04


최근 카카오게임즈와 크래프톤으로부터 도전을 받고 있는 엔씨소프트가 하반기 최대 기대작 '블래이드 앤 소울2'(블소2) 출시로 승부수를 던진다. 김택진 대표가 개발총괄을 맡아 직접 진두지휘한 블소2를 흥행시켜 반등을 꾀한다는 구상이다.
블레이드앤소울2 다음달 초 출시할 듯
22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는 다음 달 초 블소2를 출시한다는 목표 아래 내부적으로 신작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일정과 마케팅 전략을 수립 중이다. 내부적으로 이달 초 블소2 최종 리뷰를 마친 가운데 지난 5월 테스트 때보다 평가가 좋아졌다는 반응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소2는 2012년 엔씨가 출시한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ROPG) '블레이드앤소울'의 뒤를 잇는 차기작이다. 블소2에서는 판타지 요소가 가미된 무협풍 세계관과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할 예정이다. 전작의 스토리와 특징을 계승하는 한편 엔씨만의 아트 스타일과 진보된 기술 액션이 가미됐다는 후문이다.


블소2의 출시가 임박했다는 징후는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엔씨는 올 2월 시작한 사전예약과 4월에 가동한 사전캐릭터 생성을 지난 19일 종료했다. 사전예약은 게임 출시와 동시에 마감하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블소2 같은 기대작이 사전예약을 미리 종료하는 경우는 드물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사전예약자는 400만명 이상을 모객한 것으로 알려져 엔씨는 그 어느 때보다 최종 담금질에 혼신의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카겜·크래프톤 도전에 야구단 악재까지
블소2는 김 대표가 개발 총괄로 처음부터 하나하나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지난해 출시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개발 일정이 미뤄졌고 상반기에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신착 출시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

그 사이 엔씨를 둘러싼 환경이 더욱 악화됐다. 엔씨는 2017년 6월 출시한 '리니지M'을 통해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 양대 앱마켓 매출 1위에 오른 후 2019년 11월 '리니지2M'으로 연타석 홈런을 이어갔다. 지난달 17일 넷마블의 '제2의 나라'가 잠시 구글플레이 매출 1위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지난 4년간 리니지 모바일 게임 시리즈는 부동의 매출 1위였다.

그러나 카카오게임즈의 '오딘 : 발할라 라이징'이 지난 2일부터 양대 앱마켓 매출 1위에 오르면서 리니지 모바일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엔씨는 리니지M 4주년 기념 대규모 업데이트를 통해 'TJ쿠폰' 등 신규 보상 카드를 꺼냈지만 오딘의 상승세를 넘어서지 못했다. '귀여운 리니지'라는 별칭이 붙은 모바일 게임 '트릭스터M'의 경우 30위권으로 밀려났다.

최근 주가는 80만원대에서 횡보하고 있어 시장이 더 이상 엔씨를 기대하지 않고 있다는 혹평도 나왔다. 다음 달 초 기업공개(IPO)를 앞둔 배틀그라운드 개발사 크래프톤의 시가 총액이 엔씨를 웃돌 것이 확실히 되는 상황이어서 '게임 대장주'라는 타이틀을 잃을 위기에도 처했다. 여기에 NC다이노스 야구단마저 최근 코로나19와 관련된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리며 김 대표가 구단주로서 사과까지 했다.


악재가 겹치자 증권가에서는 엔씨가 올 2분기 부진한 성적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메리츠증권은 엔씨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5697억원, 1560억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7.1% 증가, 영업이익은 25.3% 감소한 수치다. IBK투자증권도 엔씨의 2분기 매출을 5597억원, 영업이익 1483억원으로 전망하면서 낮춰 잡았다.
블소2, 반등 계기 가져다줄까
블소2는 엔씨 창사 이래 가장 절박한 상황 속에서 출격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 19일 블소2 브랜드 페이지를 개편한 엔씨는 '언베일링'(UNVEILING), '카운트다운'(COUNTDOWN), '피날레'(FINALE) 등 세 가지 키워드를 공개하며 본격적인 마케팅 활동에 나섰다.

블소2와 리니지 모바일 시리즈의 시너지 효과를 전망하는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엔씨도 블소2의 주 사용층이 리니지 모바일 시리즈보다 더 넓기 때문에 자기 잠식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장욱 엔씨소프트 IR 실장은 지난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블소2의 경우 사전예약 지표를 보면 리니지 시리즈와 달리 타깃층이 저연령층까지 확대된 점을 확인할 수 있다"며 "사전예약 데이터로 볼 땐 리니지2M보다 기대매출 면에서 더 긍정적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원작 블소의 경우 2012년 출시돼 현재까지도 폭넓은 팬층을 보유한 히트작으로 리니지, 아이온과 더불어 엔씨소프트의 핵심 지식재산권(IP) 중 하나로 꼽힌다. 블소2 역시 이러한 전작의 후광 효과를 딛고 초반 게임 이용자의 눈도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는 엔씨의 실적에 대해선 회의적 전망을 밝혔지만 신작만큼은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블소2는 지난 2월 사전예약 개시 이후 400만명이 사전 가입했고 사전캐릭터를 생성할 수 있는 오픈 서버가 완판되는 인기를 보였다"며 "오딘의 성공에서 볼 수 있듯 신규 대작 다중접속온라인(MMO) 게임에 대한 수요가 커 블소2 역시 성공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했다. 김 연구원은 블소2의 예상 매출액을 2556억원, 일평균 18억7000만원으로 추정하며 흥행 가능성을 높게 내다봤다.

김창권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20여 년간 엔씨가 국내 스튜디오에서 만든 게임이 실패한 적은 없다"며 "기존 PC 블소가 2030 젊은 유저를 타깃으로 한 만큼 블소2 역시 새로운 유저를 창출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황현준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블소2 성공에 대한 가시성이 높다고 판단된다"며 "엔씨소프트의 하반기 실적을 견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블소2는 지난 2분기 중 TV 광고까지 진행했다"며 "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블소2 출시에 따른 성공 가능성을 예상하며 출시 전후를 기점으로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고 부연했다.

업계 관계자는 "김 대표가 블소2를 발표한 올 2월 엔씨소프트 주가는 100만원을 웃돌았다. 그만큼 기대감이 큰 게임"이라며 "엔씨의 가장 큰 강점은 '안정성'이다. 카카오게임즈와 크래프톤이 약진하고 있지만 게임 시장을 개척해온 엔씨의 짬밥(업력)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 자체의 성장성으로 놓고 봤을 때 엔씨는 게임 개발 이외에도 인공지능 기술이나 콘텐츠 등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양하다"며 "블소2 출시 이후 주가는 다시 회복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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