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여름 슈퍼대전…부동자금 '100兆 머니무브' 예고

입력 2021-07-25 17:50   수정 2021-08-02 15:33

‘대어’가 줄줄이 등판하는 공모주 슈퍼대전이 시작된다. 26일 카카오뱅크를 시작으로 약 한 달간 몸값이 조(兆) 단위인 기업 다섯 곳이 연달아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다.

25일 한국경제신문 자본시장 전문매체 마켓인사이트의 집계에 따르면 26일부터 다음달 말까지 예정된 기업공개(IPO) 공모금액은 약 9조13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역대 최대 규모로 지난해 전체 공모금액(5조7500억원)보다도 58.7% 많다.

이번 여름대전의 최대어는 게임업체 크래프톤이다. 상장 과정에서 최대 4조3098억원을 모집한다. 삼성생명(4조8881억원)에 이어 국내에 상장한 기업 중 두 번째로 큰 공모 규모다.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의 공모금액도 2조5525억원에 달한다.
3주간 5개 대어 릴레이
여름대전의 첫 주자인 카카오뱅크는 26~27일 일반투자자를 상대로 청약을 받는다. 기관들이 2585조원의 사전 주문을 냈을 만큼 수요예측이 뜨거운 종목이다. 카카오뱅크가 투자열기에 불을 지핀 뒤에는 약 3주간 HK이노엔, 크래프톤, 롯데렌탈, 일진하이솔루스 등 다른 대어가 줄줄이 등장한다.

대어들의 청약 일정이 촘촘히 잡힌 만큼 이 기간 시중의 대규모 유동성이 끊임없이 공모주 시장으로 들어왔다 나갔다를 반복할 전망이다. 미리 증거금을 낼 필요가 없는 기관 수요예측과 달리 일반청약은 희망 주문금액의 절반을 증거금으로 내야 하기 때문에 실제로 대규모 자금이 이동한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이번 여름대전 중 특정기간엔 100조원 이상의 청약증거금이 쏟아질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투자 대상을 찾지 못한 대기 자금이 점점 불어나고 있어서다.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현금과 6개월 미만 정기예금, 머니마켓펀드(MMF) 등 단기 부동자금은 지난해 말 1566조원에서 올해 5월 말 1683조원으로 증가했다. 이 같은 변화와 IPO 시장 호황이 맞물리면서 국내 공모주 일반청약 증거금 신기록이 최근 1년간 네 차례나 경신됐다.
1주라도 더 받는 전략은?
지난달 말부터 중복 청약이 금지되면서 개인들은 이제 크래프톤을 제외하곤 모든 공모주 청약 때 증권사 한 곳에 증거금을 몰아넣어야 한다. 전문가들은 여유자금이 많다면 최대 물량을 확보한 증권사를, 그렇지 않다면 가입자가 적은 증권사를 공략하라고 입을 모은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투자금이 많은 사람은 카카오뱅크 IPO 대표주관사인 KB증권에 청약하는 것이 유리하다. KB증권은 일반청약 물량의 54%인 881만577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 중 균등 배정 물량은 440만5289주다. 200만 명이 청약하면 최소 청약 물량인 10주(증거금 19만5000원)를 청약한 사람은 2주를 받고 추첨으로 1주를 더 받을 수도 있다.

손에 쥔 자금이 청약경쟁률 기준으로 한 주도 받기 어려운 규모라면 하나금융투자나 현대차증권을 노려볼 만하다. 두 증권사가 배정받은 물량은 100만 주도 안 되지만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에 비해 가입자가 적어 균등 배정 주식이 상대적으로 많을 가능성이 있다.
‘따상’ 이젠 옛 추억 되나
대어들의 등장으로 공모주 시장 분위기가 한껏 달아올랐지만 ‘따상’(공모가의 두 배로 시초가가 형성된 뒤 상한가)에 대한 기대는 예전만 못하다. 1년 넘게 이어진 공모주 시장 호황으로 상장에 나서는 기업들이 몸값을 거듭 높여왔기 때문이다. 증권사 IPO담당 임원은 “공모가격이 이전보다 높아지면서 상장 후 주가가 크게 뛸 여력은 약해진 셈”이라며 “투자자들도 공모주에 대한 기대치를 낮춰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고평가 논란이 잇따르는 것도 부담이다. SD바이오센서, 크래프톤, 카카오페이 등이 ‘몸값을 과도하게 높였다’는 논란에 휘말린 뒤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를 받았다. 이로 인해 SD바이오센서와 크래프톤은 공모가격을 낮췄고 카카오페이는 8월로 잡아놨던 상장 시기를 4분기로 미뤘다.

김진성/전예진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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