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대어' 크래프톤, 몸값 낮추고 흥행 노린다…"엔터로 사업 확장"

입력 2021-07-26 12:42   수정 2021-07-26 12:43


"향후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하겠습니다. '기업공개'(IPO)는 여러 이해관계의 투자자들을 받아들이는 과정입니다. 국내 개인투자자들 입장에선 크래프톤은 좋은 투자 기회입니다. 굳이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한국 투자자)가 되지 않고서도 우리를 통해 글로벌 게임사에 쉽게 투자할 수 있습니다."(크래프톤 경영진)

게임 '배틀그라운드'(배그) 개발사 크래프톤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을 앞두고 있다. 증권신고서 정정을 계기로 기업가치를 6조원가량 낮추면서 지적재산권(IP)을 기반으로 한 게임 신작뿐 아니라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웹툰 등 다양한 콘텐츠로의 확장을 통해 매출 확대를 꽤한다는 전략이다.

배그 역시 세계에서 가장 흥행한 모바일·PC 게임이라는 점에서 배그 IP의 확장성은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크래프톤은 지금 배그 IP를 기반으로 한 '배틀그라운드 : 뉴 스테이트'(뉴 스테이트), '더 칼리스토 프로토콜' 같은 신작 게임을 개발 중이다.

김창한 대표는 26일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를 열고 배틀그라운드 세계관인 '펍지 유니버스'를 다양하게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할리우드 제작자 아디 샨카와 파트너십을 맺으면서 '펍지 유니버스'를 다양하게 확장시키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며 "IP 확장의 일환으로 영화, 애니메니션 등 새로운 콘텐츠 발굴에 힘을 쏟고 있다"고 강조했다.
몸값 확 낮춘 크래프톤…공모자금 글로벌 M&A 활용
앞서 크래프톤 공모가를 두고 시장에선 고평가 논란이 일었다. 애초 크래프톤은 기업가치를 산정하면서 비교 대상으로 엔씨소프트·넷마블 등 국내외 대형 게임회사 7곳과 월트디즈니, 워너뮤직그룹 등 글로벌 콘텐츠 업체 2곳을 제시했다.

배그 등의 IP를 활용한 콘텐츠 사업 모델을 근거로 비교 대상을 선정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으나, 아직 사업 초기로 특별한 성과가 없어 월트디즈니 등과 비교는 무리라는 의견이 나왔다.

이에 회사 측은 정정 신고서를 제출하면서 월트디즈니를 비교 대상에서 제외했다. 엔씨소프트, 넷마블, 카카오게임즈, 펄어비스 등 국내 게임업체 4곳만 기업가치 산정에 들어갔다. 재산정 결과 크래프톤에 적용할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기존 45.2배에서 43.8배로 다소 낮아졌다. PER 평균치의 변화는 미미하지만 시가총액 산정 기준이 되는 순이익 추정 방식을 바꿔 적정 시가총액은 기존 35조735억원에서 29조1662억원으로 확 낮췄다.

이날 김 대표와 패널로 참석한 배동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시장에 참여하는 다양한 투자자들이 어떤 시각에서 크래프톤을 바라보는지에 따라 의견은 다를 수 있어서 (고평가) 지적이 있다는 점은 이해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콘텐츠 산업과 엔터테인먼트 IP 산업으로 전 세계에서 이 정도 역할을 할 수 있는 회사가 얼마나 될까 하는 관점에서 보면 장기적으로 회사 포텐셜(잠재력)이 많이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김창한 대표도 "게임과 엔터테인먼트 업종의 특성상 IP 등 콘텐츠를 평가할 때는 단기적인 수치로 말하기가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다소 보수적으로 말할 수 밖에 없다"면서 "다만 중장기적인 입장에서 바라보면 글로벌 시장이 꾸준히 커지고 있기에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크래프톤은 이번에 확보한 공모자금 대부분을 글로벌 개발사에 대한 투자나 인수·합병(M&A)을 계획하고 있다. 글로벌 콘텐츠 산업 상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강화한 IP 역량을 바탕으로 시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배동근 CFO는 "상장으로 마련한 자금의 70%가량을 글로벌 M&A에 사용할 예정"이라며 "2년 전부터 전 세계의 잠재력 있는 IP와 역량 있는 개발 스튜디오 확보를 위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그들과 교류해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나머지 30%의 절반으로 인도, 중동, 북아프리카까지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하고, 나머지 15%로는 고성능 장비 확충을 계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업영역 확장에 나서…'엔터'에서 먹거리 찾는다
실제로 크래프톤이 게임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배그 IP의 세계관을 확장한 '펍지 유니버스' 기반 엔터테인먼트 사업 등에도 발을 들여놨다. 이들은 영화, 애니메이션 등 보유 중인 IP를 바탕으로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영역으로 확장시켜 펍지 유니버스라는 이름의 콘텐츠 세계관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크래프톤 측은 유명 배우 마동석이 출연하는 펍지 유니버스 단편영화 '그라운드 제로'를 제작했으며, 할리우드 제작자 아디 샨카(Adi Shankar)를 배그 기반 애니메이션 프로젝트의 총괄 프로듀서로 임명했다.

아디 샨카는 할리우드에서 '더 그레이', '저지 드레드', '론 서바이버' 등 10년여 동안 다양한 블록버스터 영화를 제작했다. 또 북미 박스 오피스에서 1위를 차지한 경력도 가진 최연소 프로듀서로, 최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애니메이션 '캐슬바니아'의 제작 총괄 프로듀싱을 맡았다.



김창한 대표는 "숏필름, 다큐멘터리, 웹툰,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포맷의 콘텐츠로 팬들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를 통해 펍지 유니버스가 깊어지고, 넓어지고, 확장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크래프톤은 배그 IP의 지속가능성을 강조하고 있다. 다양한 콘텐츠와 업데이트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e스포츠 대회를 개최하는 등 게임의 생애주기를 확장해나가고 있다.

김 대표는 "콘텐츠 산업은 게임이라는 강력한 드라이버를 중심으로 융복합이 활발해질 것"이라며 "단일 IP 기준으로 게임은 다른 미디어에 비해 가장 강력한 매출이 발생하고, 높은 몰입감과 반복성으로 많은 시간을 점유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크래프톤은 게임을 통해 탄생한 강력한 IP를 다양한 미디어로 확장하며 유니버스를 구축해 IP 영역을 확대하고, 다시 새로운 게임으로 새로운 IP를 지속해서 만들어나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크래프톤 경영진들은 이날 간담회에서 크래프톤은 단순히 게임 회사가 아니라, 게임을 기반으로 한 IP 경쟁력을 갖춘 회사라는 점을 강조했다.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은 "크래프톤이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잘 만드는 회사냐는 질문에는 물음표를 가질 수밖에 없다"며 "그런데 게임이라는 가장 강력한 미디어를 중심으로 다양한 미디어로의 확장과 변주가 글로벌 고객이 바라는 것이고, 앞으로 미디어 환경 발전 방향이라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크래프톤은 지금까지 국내외 구성원들과 다양한 투자자와 함께 했다. 최근 크래프톤은 이사회 구성도 다양성과 전문성을 고려해 함께하고 있다"며 "이런 노력을 배가해서 다양한 이해관계를 가진 투자자와 함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중장기적으로 지속 성장할 수 있는 회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크래프톤의 공모가액은 하루 뒤인 오는 27일까지 진행되는 수요 예측을 통해 확정될 예정이다. 이어 다음 달 2~3일 이틀간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을 진행할 계획이다. 공모가 상단을 기준으로 공모 금액은 4조3000억원, 상장 후 시가총액은 24조3512억원이다.

크래프톤이 이번에 공모하는 주식은 총 864만4230주다. 주당 공모 희망가는 40만원∼49만8000원이다. 공모주 참여를 희망하는 개인투자자는 대표 주관사 미래에셋증권, 공동 주관사 NH투자증권, 인수회사 삼성증권에서 청약할 수 있다. 여러 증권사를 통한 중복 청약도 가능하다. 크래프톤은 8월 중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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