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엣지, 현대차도 반한 AI 반도체 '꿈나무'

입력 2021-07-27 17:37   수정 2021-08-03 19:36

자율주행 자동차를 제조하기 위해서 차량용 인공지능(AI) 반도체는 필수다. 차량에 부착된 카메라를 통해 도로 위 돌발상황을 인식하고 중앙 서버로 데이터를 보내 AI로 상황을 판단한 뒤 자동차의 운전 방향을 바꾸면 너무 늦기 때문에 자동차 스스로 순간적인 모든 판단을 마쳐야 한다. 이처럼 자동차를 비롯해 카메라, 드론, 로봇 등 소형 기기 자체에서 AI를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을 ‘에지 컴퓨팅’이라고 부른다.

오픈엣지테크놀로지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AI 반도체의 설계자산(IP)을 제작하는 기업이다. 설계자산은 반도체의 가장 핵심 설계도로 이해하면 쉽다. 오픈엣지의 설계자산을 적용한 AI 반도체는 기존 AI 반도체보다 전력 소모량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연산 효율은 30% 이상 높아진다.

오픈엣지는 설계자산을 팹리스 반도체 회사들에 판매한다. 오픈엣지의 설계자산이 적용된 반도체가 생산돼 판매될 때마다 로열티 수입이 발생한다. 이성현 오픈엣지 대표(사진)는 “국내 AI 반도체 설계자산 회사로서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차량용 반도체 등 에지 컴퓨팅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것”이라고 했다.

오픈엣지의 경쟁력을 알기 위해서는 반도체산업을 이해해야 한다. 반도체 회사들은 크게 팹리스와 파운드리로 나뉜다. 팹리스는 반도체의 설계를 담당하는 회사들이다. 파운드리 회사는 팹리스에서 개발한 반도체의 설계도를 바탕으로 생산에만 집중한다.

팹리스는 통상 반도체를 설계할 때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설계도를 그리지는 않는다. 각 IP 회사로부터 기능별로 나뉜 IP를 조합해 전체적인 설계도를 제작한다. 건축사무소가 집 설계도를 그리면서 안방과 주방, 화장실을 각기 또 다른 설계사무소의 모델로 채우는 것과 비슷하다.

오픈엣지는 차량용 AI 반도체를 구성하는 IP 중 가장 핵심적인 신경망처리장치(NPU)와 데이터를 저장하고 보내주는 메모리 시스템에 특화된 회사다. NPU는 한 번에 한 개의 계산을 순차적으로 하는 중앙처리장치(CPU)와 다르게 수많은 계산을 사람의 뇌처럼 동시다발적으로 한다. 또 AI를 학습시키기 위해서는 대용량의 데이터를 메모리 시스템에서 초고속으로 꺼내오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다.

이 대표는 “AI 반도체를 제조하기 위해서는 대용량 데이터 연산을 담당하는 NPU와 메모리 시스템이 가장 긴밀하게 협조해야 하는데 이 둘을 각각 다른 회사들에서 가져오다 보면 시스템이 서로 충돌하는 오류가 발생하기 쉽다”며 “오픈엣지는 NPU와 메모리 시스템을 모두 제조하는 만큼 시스템 조화가 탁월하다는 점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픈엣지의 기술력이 알려지면서 투자자들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2월 오픈엣지에 30억원을 투자했다. 오픈엣지의 AI 반도체는 최근 공급 부족 사태를 빚은 차량용 시스템 반도체의 한 종류다.

이 대표는 서울대 전기전자공학 박사 과정을 수료하고 삼성전자에서 10여 년간 반도체 핵심 설계를 담당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에 지금도 들어가는 엑시노스 반도체가 이 대표의 작품이다. 이 대표는 서울대 박사과정을 함께했던 연구실 동료 세 명을 불러 모아 2017년 12월 창업했다. 동료 역시 SK하이닉스 등에서 반도체 설계 수석연구원으로 근무했던 인재들이다.

오픈엣지는 내년 2분기 코스닥시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상장주관사 선정도 마쳤다. 이 대표는 “코스닥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은 해외 법인을 신설하거나 확대하는 데 투자할 계획”이라며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을 상대로 한 영업력을 강화해나가겠다”고 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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