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호 자생한방병원장 "한의학 우수성, 과학적으로 입증할 것"

입력 2021-08-25 17:52   수정 2021-08-26 09:06

한의학의 효능을 다룬 논문은 언제나 국내 주류 의학계로부터 냉대받았다. 대다수 연구가 치료 효과를 비교 평가할 대상(대조군) 없이 진행된 만큼 과학적 근거가 떨어진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진호 자생한방병원 병원장(사진)이 이런 한의학 논문의 약점을 정면 돌파하기로 마음먹은 건 4년여 전이다. 자생한방병원의 ‘간판’ 치료법인 추나요법(손이나 보조기구로 밀고 당겨 어긋난 척추·관절·근육 등이 제자리를 찾도록 해주는 치료법)이 물리치료나 진통제보다 낫다는 걸 비교분석하는 연구에 나선 것이다.

이 병원장은 강동경희대 한방병원과 함께 2017년 10월부터 2019년 6월까지 3개월 이상 만성 목 통증을 겪고 있는 만 19~60세 환자를 대상으로 추나요법의 임상적 효과를 평가했고, 최근 그 내용이 ‘세계 3대 의학 국제학술지’로 꼽히는 ‘미국의사협회 네트워크 오픈 저널(JAMA Network Open)’에 실렸다. 결과는 ‘추나요법의 승리’였다.

이 병원장은 25일 기자와 만나 “추나요법의 효능을 밝힌 논문이 JAMA와 같은 국제 학술지에 실린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대조군과 비교 임상을 한 데다 JAMA에 실린 만큼 국내 주류 의학계도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상은 환자 108명을 △추나요법을 받은 환자(54명)와 △진통제 처방 및 물리치료를 받은 환자(54명) 등 둘로 나눠 5주간 총 10회 치료한 뒤 비교하는 식으로 진행했다. 그 결과 주관적인 통증 강도를 평가하는 ‘VAS 통증평가척도’에서 추나요법군은 치료 전 59.5에서 치료 후 26.1로 감소한 반면 일반치료군은 60.6에서 43.3으로 줄어드는 데 그쳤다. 통증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데 걸린 기간도 추나요법군(5주)이 일반치료군(26주)보다 훨씬 짧았다.

이 병원장은 “추나요법의 효능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만큼 앞으로 건강보험 보장범위 등을 넓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나요법은 2019년부터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고 있지만, 본인부담금(전체 치료비의 50~80%)이 일반 치료(30% 안팎)에 비해 많은 데다 1인당 연간 최대 20회까지만 받을 수 있는 탓에 예상보다 수요가 급증하지 않았다고 이 병원장은 설명했다. 그만큼 건보재정에 주는 부담도 크지 않았다.

그는 “추나요법은 목 허리 무릎 등 근골격계 질환뿐 아니라 만성소화불량 등 장기 질환을 치료하는 데도 효과가 있다”며 “한의학의 다양한 효능을 보여줄 수 있는 논문을 계속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생한방병원은 설립자인 신준식 자생의료재단 명예이사장 주도로 한때 명맥이 끊겼던 추나요법을 표준화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 병원장은 자생한방병원의 경영 전략에 대해 “당분간 외형 성장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나설 계획”이라고 했다. 국내 최대 한방병원으로 성장한 만큼 병원 수(21개)를 늘리기보다 서비스 질을 끌어올리고 치료 매뉴얼을 고도화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의미다.

이 병원장은 “환자들이 언제든 편하게 찾을 수 있는 ‘문턱이 낮은 병원’으로 만드는 게 목표”라며 “대형 양방병원과의 협력을 통해 자생병원을 찾은 환자가 필요하면 외과 수술까지 받을 수 있도록 ‘원스톱 의료 서비스’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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