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봉천동에 사는 31세 직장인 안모씨는 2년 전부터 ‘내집 마련’을 하고 싶어 매달 잉여자금의 50% 정도를 적금에 넣고, 나머지로 국내외 주식을 사곤 했다. 그러다 지난달부터 ‘100% 미국 주식 매수’로 계획을 바꿨다. 지난해 코로나19 이후 급등장에선 국내 주식으로 재미를 쏠쏠히 봤지만, 올해는 수익률이 신통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미국 주식, 특히 빅테크 종목은 조정이 와도 잠시뿐 결국 어떻게든 오르는 것을 많이 봤다”며 “애플과 구글 주가가 지지부진할 때 조금씩 사놨더니 생각보다 수익률이 높았다”고 변심 이유를 말했다. 안씨는 “한국에서 최고의 재테크 수단은 부동산이라고 생각하지만 자금 여력이 안 되는 상황에서 자산을 빨리 불릴 수 있는 최선의 수단은 해외 주식인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 투자자가 올해 주로 많이 산 해외 주식은 테슬라, 애플,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팔란티어 등이다. 대부분 미국 빅테크 종목이다. 2030세대는 중장년층과 달리 ‘밈 주식(meme stock)’도 많이 사들였다. 20대의 매수 리스트에는 모든 연령층 중 유일하게 ‘공매도와의 전쟁’으로 유명한 ‘게임스톱’이 올해 가장 많이 산 주식으로 이름을 올렸다. 20대를 제외하면 나머지 연령층에선 테슬라가 1위였다. 밈 주식은 실제 기업가치와 상관없이 단순히 입소문에 기대 오르기 때문에 도박에 가까운 특성이 있지만 청년들은 ‘밈 놀이’를 하듯 주식에 접근하는 모습도 보였다.
인기 테마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선다이얼그로워스, 틸레이 등 올해 미국에서 랠리를 보인 대마초 관련주도 20~30대만 많이 매수한 종목 20위권에 포함됐다.
좁은 국내 시장과 달리 미국 중국 등 글로벌 시장엔 다양한 테마로 고를 수 있는 기업이 많아 취향과 관심사가 확실한 젊은 층엔 선택의 폭이 넓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30대 직장인 구모씨는 “아직 1년에 주식으로 버는 수익이 5000만원을 넘진 않지만 주식 투자액을 계속 늘려갈 계획이라 세금도 부담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양도세가 없다는 장점 때문에 상대적으로 낮은 수익률에도 국내 주식에 집중해왔지만 내년부터는 서서히 미국 시장으로 자산 비중을 높이려 한다”고 했다. 온라인 주식 커뮤니티에서도 국내주식 양도세는 뜨거운 이슈다. “5000만원 기본공제 기준액도 결국 조금씩 내려갈 것”이라며 “차라리 해외주식으로 미리 갈아타는 게 낫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설지연/서형교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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