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싸네" 11번가 상륙한 아마존 '무료배송'…인기 상품은?

입력 2021-08-31 06:24   수정 2021-09-30 00:01


세계 최대 이커머스(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이 31일 SK텔레콤의 커머스 자회사 11번가를 통해 한국 시장에 상륙했다. 이커머스 시장 격전지인 한국에서 11번가는 아마존과 손잡고 '해외 직구(직접구매) 포털'로 입지 구축에 나선 셈이다.

같은날 출범한 SK텔레콤의 유료 구독 서비스 '우주 패스'(월 4900원부터)도 연동됐다. 11번가의 해외 직구 서비스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에서 '내돈내산(내 돈 주고 내가 산다)' 시도를 해봤다.
11번가 '아마존 핫딜'을 '무료배송'…인기제품은?

단 30분. 기자가 11번가에서 SK텔레콤 구독 서비스 '우주 패스 가입'부터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상품 구입까지 걸린 시간이다. 해외 직구를 위한 개인통관고유부호 확인 등 절차를 거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존 11번가와 SK페이(간편결제서비스) 회원임을 고려해도 빠른 시간이다. "아마존 핫딜을 노리는 생활필수품 직구족이라면 애용할 만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11번가는 이날 미국 아마존 상품을 11번가 어플리케이션(앱)과 웹사이트에서 바로 주문할 수 있는 해외 직구 서비스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시작했다. 12개국에 직진출해 서비스를 운영 중인 아마존이 현지 사업자와 제휴해 서비스를 한 최초 사례다. 11번가 회원은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상품(일부 상품 제외)을 2만8000원어치 이상 구매하면 무료배송 혜택을 받을 수 있다.


11번가는 대대적으로 우주 패스와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홍보에 나섰다. 앱과 홈페이지 상단 탭에 '아마존 딜'과 '아마존'란을 신설, 관련 상품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모았다.

기자는 특가상품인 '아마존 핫딜' 중 영양제 제품을 골랐다. 60개들이 두 병을 샀다. 핫딜 가격은 정상가보다 9% 저렴한 2만9070원. 아마존 미국 가격(26.17달러) 기반으로 11번가가 환율을 반영해 원화로 변환·노출한 가격이다.

'구매하기' 버튼을 누르려니 11번가가 '우주 패스' 가입 시 혜택을 큼지막하게 적어놨다. 첫 달 가입 시 상품 하나만 사도 무료배송(기간 한정·일부 품목 제외)인데다 5000원짜리 장바구니 할인쿠폰이 두 장 지급된다고 했다.

재빨리 '가입하기' 버튼을 눌렀다. 4900원인 구독비용을 첫 달에는 100원으로 깎아준다. 물론 기자가 2만8000원어치 이상 구입했으니 무료배송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할인 쿠폰 혜택까지 받을 수 있었다. 쿠폰 혜택과 함께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SK페이 포인트 3000점이 따라온다고 한다. 첫 달 100원의 구독비가 결제됐다.

우주 패스 회원이 된 덕에 5000원 쿠폰을 적용하니 최종 결제금액은 5만3140원으로 줄었고, 여기에 회원 가입 시 적립된 포인트 3000원을 활용했다.

만약 아마존에서 직접 구매했다면 비용이 얼마나 들었을까. 같은 상품을 아마존에서 구입할 경우 개당 가격은 26.17달러, 아마존 글로벌 배송비가 7.85달러(2병 기준) 붙었다. 결제 예정액은 총 60.19달러(외환은행 고시환율 기준 약 7만121원)로 실제 결제 비용 기준 약 2만원 차이가 났다. 8000원 우주 패스 가입 혜택을 제외해도 무료 배송 혜택이 제법 쏠쏠했다.

물론 해외직구족에게는 다양한 선택지가 있으니 절대적 평가는 어렵다. 다만 아마존 핫딜을 공략하는 직구족이라면 충분히 경쟁력 있어 보였다. 실제 기자가 구입한 영양제를 가격비교사이트에서 검색한 결과 아마존 핫딜이 가장 낮은 가격이었다. 건강식품 구입에 주로 이용하던 해외직구 쇼핑몰 '아이허브'에서는 같은 제품의 절반 용량(30정) 상품을 약 2만8500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이같은 점에 비춰 관세와 부가세가 붙지 않는 200달러(미국 목록통관제품) 혹은 150달러(일반통관제품) 이하 상품을 구입하는 해외직구족이라면 11번가 새 서비스는 충분히 메리트가 있다. 첫 날 기자와 같이 11번가를 찾은 소비자들이 아마존에서 관심 있는 상품은 무엇일까. 오전 4시 기준 11번가 검색어 1위는 아마존의 자체브랜드(PB) 의류인 '굿스레드'였다.
제한적 품목은 아쉬워…리뷰 한글로 읽는 재미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11번가는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에 수천만 개의 상품을 들여왔지만 이는 아마존 미국이 직매입한 상품에 한정되기 때문이다.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에서는 아마존 미국이 직매입한 상품 중 한국 고객이 선호하는 상품과 국내 반입에 문제가 없고 한국으로 배송이 가능한 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 또한 한국 직구 고객들이 선호하는 약 16만개 상품을 따로 선별해 '특별 셀렉션'으로 선보인다.

그러나 아마존의 수많은 셀러들이 판매하는 제품 풀(pool)에는 못 미칠 수 밖에 없다. 실제 당초 기자가 구입을 염두에 뒀던 인체공학(어고노믹) 버티컬 마우스는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에 들어와 있지 않았다.

강점은 편리함과 배송비 절감이다. 우선 한글로 모든 제품의 소개글과 리뷰(상품후기)를 접할 수 있다. 아마존이 미국에서 운영하는 가격 할인이나 묶음 상품 할인, 프로모션도 대부분 연동된다. 결제 시 11번가에서 사용하는 기존 결제수단을 그대로 쓸 수 있다.

특히 다른 소비자들의 리뷰를 한글로 볼 수 있어 편의성이 높다. 상품 소개글은 그동안 아마존 홈페이지에서도 언어를 한국어로 선택하면 한글로 기게 번역됐지만 리뷰는 현지 언어로 읽거나 별도의 번역 앱을 거쳐야 했기 때문이다. 11번가 아마존 글로벌스토어에서는 해외 소비자 리뷰도 한글로 기계번역돼 제공된다. 몇 개 리뷰를 찾아보니 기계 번역이 다소 어색하지만 전체적으로 이해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었다. 그동안 언어와 결제의 번거로움으로 해외직구를 꺼리던 소비자들도 한층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마존 상품의 배송 기간은 영업일 기준 평균 6~10일이다. 특별 셀렉션 제품은 더욱 빠른 평균 4~6일 내 배송이 가능하다고 11번가 측은 소개했다. 실제 기자가 구입한 제품의 경우 9월6~7일 사이 도착 예정이라는 메시지가 떴다.

11번가는 해외직구 이용 시 소비자들이 불편을 느끼던 반품·환불 과정도 개선하기로 했다.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전담 고객센터를 운영한다. 11번가에서 구매한 아마존 상품에 대한 주문, 결제, 배송, 반품, 환불 등 모든 문의를 전담해 맡는다.

11번가의 가세로 국내 유통가의 해외직구 시장 경쟁은 한층 가열될 전망. 해외 직구 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해외여행길이 막히면서 커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 2조9717억원이던 해외직구 거래액은 지난해 4조1094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올해 성장세도 심상치 않다. 2분기 해외직구 거래액은 전년 동기보다 22.6% 늘어난 1조1212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당일~익일 배송이 익숙한 국내 소비자 입장에서 아마존 서비스가 얼마나 통할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업계 평가도 나온다. "미국 제품을 4일 만에 받을 수 있는 직구 서비스가 하나 더 추가된 수준"에 그칠 것이란 평가도 있다. 중국 알리익스프레스 등 진출로 해외직구 지역이 다변화한 데다 기존 이커머스 기업이 그동안 해외직구 서비스 강화에 나섰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편의성 개선을 통해 11번가 고객 중 신규 해외직구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효과는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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