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소비 힘입어 2분기 성장률 0.8%…실질 국민소득은 0.1% 증가 그쳐

입력 2021-09-02 17:14   수정 2021-09-03 00:36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1분기에 비해 0.8% 증가했다.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등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늘면서 지난 7월 발표된 속보치보다 0.1%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한국은행은 올해 4%대 경제성장률 달성에 한걸음 더 다가간 것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2분기 유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국민총소득(GNI)은 제자리걸음했다.

한은은 올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이 476조2446억원으로 잠정집계됐다고 2일 발표했다. 전분기 대비 0.8%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 2.2% 성장 이후 4분기 1.1%, 올해 1분기 1.7%에 이어 4개 분기 연속 성장세가 이어졌다. 지난 7월 말 발표된 속보치(0.7%)에 비해선 0.1%포인트 상향됐다.

부문별로 보면 민간소비 회복이 두드러졌다. 민간소비는 3.6% 증가해 2009년 2분기(3.6%) 후 12년 만에 최고 증가율을 나타냈다. 속보치 3.5%보다 0.1%포인트 높다. 신승철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2분기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그동안 코로나19 확산에 직접적으로 타격을 받은 음식점, 문화·오락 등 대면 서비스 부문 소비가 증가세로 반전한 영향”이라며 “그동안 억눌렸던 펜트업 소비(지연소비·보복소비)도 어느 정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2분기 민간소비 절대 규모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4분기의 98% 수준으로, 아직 코로나19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정부소비도 3.9% 증가했다. 건강보험급여비 지출이 늘어난 영향이다. 설비투자는 운송장비 위주로 1.1% 증가했다. 정부소비 증가율은 속보치와 같았고 설비투자의 경우 속보치(0.6%)에서 0.5%포인트 뛰었다. 수출은 2.0% 감소했다. 작년 3분기(16.3%), 4분기(5.3%)와 올해 1분기(2.0%)를 거치면서 기저효과 등이 사라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3분기와 4분기 성장률이 0.6%씩만 기록하면 올해 연간 성장률이 4.0%를 웃돌 것으로 추산했다. 관건은 3분기에 본격화한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의 경제 영향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우리 경제 회복과 성장은 3분기 조정폭과 4분기 경기 반등 정도에 달려 있다”고 진단했다.

명목 GNI는 1분기에 비해 2.4% 증가했다. 하지만 실질 국민총소득은 0.1% 늘어나는 데 그쳤다. 2분기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뛰면서 교역조건이 악화한 탓이다. 실질 무역손실은 1분기 5조1000억원에서 10조9000억원으로 커졌다.

GDP 디플레이터는 전년 같은 기간(2020년 2분기)보다 1.6% 상승했다. GDP 디플레이터는 명목 GDP를 실질 GDP로 나눈 값으로, 수출입 등까지 포함한 전반적 물가 수준이 반영된 거시경제지표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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