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대통령 선거 후보를 뽑는 경선의 첫 투표 결과가 4일 대전에서 공개된다. 실제 당심(黨心)과 민심(民心)을 종합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첫 자리다. 이재명 경기지사,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등 여당 대선주자들은 대전으로 향하기 전 각 지역을 돌며 막판 총력전에 나섰다.
민주당 경선의 첫 결전지인 충청에서의 관전 포인트는 여권 주자 지지도 1위인 이 지사가 과반 득표를 거두느냐 여부다. 이 지사가 압도적으로 승리할 경우 대구·경북, 강원, 호남 등으로 이어지는 지역별 순회 경선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 이 지사는 경선에서 과반 확보로 결선 투표 없이 일찌감치 본선행을 확정짓겠다고 자신하고 있다. 첫 경선 결과는 오는 8일부터 12일까지 치러지는 64만 명의 1차 선거인단 투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명 캠프의 한 관계자는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 이 전 대표의 지지율이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며 “이 지사의 과반 확보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한국갤럽이 3일 공개한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 결과에서 이 전 대표 지지율은 3%포인트 내린 8%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 지사 지지율도 지난달보다 1%포인트 하락한 24%로 내림세를 보이고 있어, 안심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전 대표는 충청 지역에서 이 지사의 과반을 저지할 경우 향후 다른 지역에서 반전을 꾀할 수 있다. 이낙연 캠프의 설훈 선거대책위원장은 “충청의 밑바닥 민심은 이낙연을 원한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충청의 민심은 늘 도덕성을 중시해왔다”며 “충청에서 반전의 드라마가 시작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박용진·김두관 민주당 의원 가운데 누가 3위 후보가 되는지도 관전포인트다. 이들이 얼마나 많은 표심을 확보하는지에 따라 양강 후보인 이 지사와 이 전 대표의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 자가격리 중인 정 전 총리는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충청에서 시작되는 경선에서 드라마가 펼쳐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여론조사가 경선을 어렵게 만든 측면이 있는데 다른 결과가 나오리라 본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12일 경선이 치러질 강원으로 향했다. 경선에 본격 돌입 전 막판 표심을 다지려는 포석으로 해석됐다. 이 전 대표는 춘천시 강원도당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내년 대선은 2~3%포인트 차이로 갈리는 박빙의 승부가 될 것”이라며 “위험 부담이 없는,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후보를 고르는 것이 박빙의 승부에서 이기는 첫째 요건이 될 것”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 전 대표는 이 지사를 겨냥해 “대한민국은 좌충우돌할 겨를이 없다”며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는 노련한 리더십을 가진 사람이, 외람되지만 ‘저’ 이낙연이라고 말씀드린다”고 했다.
이 지사의 아내 김혜경 씨와 이 전 대표의 아내 김숙희 씨는 다음 주말 경선이 열리는 대구·경북으로 향해 내조 경쟁을 펼쳤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