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길 막혔지만…국내서 즐기는 세계 명공연

입력 2021-09-06 18:32   수정 2021-09-07 00:56

코로나19로 하늘길은 막혔지만 해외 명공연을 국내에서 감상할 수 있는 자리가 잇달아 마련된다. 국립극장이 다음달부터 해외 명연들을 극장에서 영상으로 보여주는 시리즈 ‘엔톡 라이브 플러스’를 시작한다. 한국국제교류재단(KF)은 싱가포르, 벨기에, 프랑스, 브라질, 파라과이 등 5개국 음악가들의 공연 영상을 온라인으로 보여준다.

국립극장은 영국, 네덜란드, 프랑스 등 3개국 명문 극장이 선보인 연극과 뮤지컬을 다음달 1일부터 해오름극장에서 상영한다. 공연 영상의 제작사 면면이 화려하다. 공연영상화의 선두주자인 영국 국립극장이 운영하는 ‘NT 라이브’, 프랑스에서 유일한 국립극장인 코메디 프랑세즈의 ‘파테 라이브’, 현대 연극의 선구자인 인터내셔널 시어터 암스테르담(ITA)의 ‘이타 라이브’ 등의 프로그램을 연달아 보여준다.

NT라이브로는 뮤지컬 ‘폴리스’와 연극 ‘시라노 드베르주라크’를 보여준다. 프랑스 파테 라이브를 통해선 희극 ‘스카팽의 간계’를 선보인다. 프랑스 극작가 몰리에르(1622~1673)가 쓴 극본을 현대극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이타 라이브의 ‘오이디푸스’도 눈길을 끈다. 영국 가디언지가 ‘영국 연극계의 희망’이라고 한 연출가 로버트 아이크가 연출한 비극이다. 그리스 신화 속 비극적인 주인공 오이디푸스의 일대기를 21세기 정치판으로 옮겼다.

연극 팬들이 가장 주목하는 작품은 NT라이브를 통해 선보이는 시라노 드베르주라크다. 지난해 10월 국립극장에서 한 차례 상영해 호평받았던 작품으로, 영화 ‘엑스맨 시리즈’로 인기를 끈 제임스 매커보이가 주연을 맡았다. 프랑스 극작가 에드몽 로스탕이 1897년에 쓴 운문 희곡이 원작이다. 들창코 시인인 시라노의 애절한 사랑과 삼각관계를 5막에 걸쳐 풀어냈다. 다음달 2일과 3일, 6일 세 차례에 나눠 상영한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은 7~30일 매주 화·목요일에 열리는 온라인 공연 시리즈 ‘다시 함께하는 희망’을 통해 각국의 연주 영상을 유튜브 채널에서 공개한다. 남미의 재즈 선율이 시리즈의 첫 장을 연다. 7일 오후 7시에는 브라질의 재즈 기타리스트 주앙 카마레로와 재즈 보컬 안나 세톤의 듀오 공연이 펼쳐진다. 한국계 벨기에 기타리스트인 드니 성호의 독주회(9일), 첼리스트 이정현과 프랑스 피아니스트 테오 푸슈느레, 바이올리니스트 김재원의 트리오 앙상블(16일)이 이어진다. 오는 30일에는 국악밴드 ‘잠비나이’가 피날레를 장식한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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