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벤처인이 만든 '공연계 넷플릭스' 日열도 휩쓸다

입력 2021-09-07 17:26   수정 2021-09-08 02:12


“K팝 뮤지션들의 일본 진출 통로가 되겠습니다. 유명 뮤지션은 수익을 높이고 무명 아티스트는 이름을 날릴 수 있습니다.”

한국인 벤처기업가가 개발한 음악·공연 전문 동영상 플랫폼 마호캐스트가 ‘일본 공연계의 넷플릭스’로 떠오르고 있다. 마호는 일본어로, ‘마법’이라는 뜻. 코로나19 여파로 공연 시장이 멈춰 선 일본에서 뮤지션과 팬들의 무대 갈증을 해소해주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동영상 스트리밍 뒤처진 日서 승부수
마호캐스트는 온라인 라이브 공연장이다. 직접 공연장을 찾지 않아도 온라인 티켓 한 장이면 세계 어디서든 좋아하는 뮤지션의 라이브 공연을 즐길 수 있다. 이미 1300여 명의 뮤지션이 마호캐스트에서 라이브 콘서트를 열고 있다. 한국 뮤지션 약 20개 팀도 마호캐스트로 일본 팬들과 만나고 있다. 2019년 5월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3000회 넘는 라이브 공연이 열렸다.

마호캐스트를 운영하는 스톤비는 한국인 벤처기업가 김우재, 조윤상 대표가 설립했다. 김 대표는 일본에서 15년간 정보기술(IT) 시스템 엔지니어로 일한 IT 전문가, 조 대표는 청와대 행정관과 한국거래소 커뮤니케이션 팀장을 거친 기획·마케팅통이다.

콘텐츠 시장이 영상에서 라이브 스트리밍의 시대로 전환하는 지점을 포착하고 동영상 플랫폼으로 승부를 보기로 했다. 공연을 플랫폼의 테마로 잡은 건 일본이 라이브하우스 문화가 발달한 데 비해 동영상 스트리밍 분야는 뒤처졌다고 판단해서다.

유튜브와 소니엔터테인먼트, 쇼룸 등 일본에도 동영상 전문 플랫폼이 있다. 최근 도쿄 신주쿠 사무실에서 만난 두 대표는 “그동안 접할 수 없던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해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소니 유튜브 등 경쟁사들은 미국 동영상 플랫폼 전문회사 비메오의 서비스를 빌려 쓴다. 플랫폼 시장에 서둘러 진입하기 위한 선택이었는데, 자사 플랫폼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서비스를 추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마호캐스트는 스톤비의 자체 플랫폼이어서 필요에 따라 다양하게 서비스를 추가할 수 있다. 라이브하우스에서 실제 공연을 보는 것 같은 가상현실(VR) 스트리밍, 라이브를 보면서 뮤지션이 입고 있는 티셔츠나 구두를 클릭하면 바로 살 수 있는 라이브커머스 등이 스톤비가 추가로 선보일 서비스다.

조 대표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하는 곳은 많지만 음원 유통과 팬 관리, 라이브 스트리밍 등 뮤지션의 모든 음악 활동이 하나의 플랫폼에서 가능한 건 마호캐스트뿐”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자신감을 바탕으로 마호캐스트는 일본 최초로 넷티켓이라는 온라인 유료 시청권을 도입했다. 라이브하우스 입장료와 같은 가격(2500~3000엔)을 받지만 기대 이상의 판매 실적을 올리고 있다. 라이브 공연과 달리 공연장 임대료와 운영인원 고용비 등이 ‘제로(0)’기 때문에 넷티켓 판매 수입은 고스란히 수익이 된다. 서비스 3년 만인 올해 매출 5억엔을 넘보고 있다.
한국 뮤지션의 일본 진출 통로
투자 전문가들이 먼저 스톤비의 성장 가능성을 알아보고 있다. 연내 3억엔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받기로 했다. 2024년 7월에는 한국 코넥스시장과 비슷한 도쿄증시 마더스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다.

스톤비가 특히 공들이는 분야는 한국 뮤지션들의 일본 진출이다. 일본은 자금력과 마케팅력이 탄탄한 대형 기획사 소속의 유명 아이돌이 아니면 진출이 쉽지 않은 시장이다. 두 대표는 마호캐스트를 통해 자본의 힘 없이도 한국 뮤지션들이 일본에서 진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김 대표와 조 대표는 “24시간 실시간 방송되는 글로벌 음악 방송국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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