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볼만을 위해 자체 서버를 새로 구축하는 것은 시간과 돈 낭비였다.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 창고 서비스를 운영하는 스노플레이크 서비스를 이용하게 된 배경이다. 이 서비스를 통해 고객 정보에서부터 주문하는 피자 종류, 배달 시간까지 다양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됐다. 머신러닝 알고리즘 분석을 통해 주문 상황은 물론 앞으로의 주문까지 예측할 수 있게 됐다. 파이잘 케이피 피자헛 데이터서비스팀 시니어 매니저는 “스노플레이크 데이터 장터에서 내려받은 지역별 날씨 정보를 접목해 날씨와 피자 주문의 상관관계도 분석했다”며 “날씨에 특화된 마케팅 캠페인을 기획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과거 기업들은 자체 서버를 구축하고 데이터를 저장했다. 보안 때문이었다. 하지만 서버를 지속적으로 구축하기엔 데이터양이 너무 많아졌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확산되면서 클라우드의 필요성은 더 커졌다. 늘어난 데이터를 탄력적으로 저장하고 빠르게 분석하기 위해 스노플레이크 같은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 창고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
기존에 클라우드 플랫폼을 활용하던 기업들도 스노플레이크의 문을 두드렸다. 스노플레이크를 활용하면 ‘데이터 장벽(data silo)’을 무너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주요 고객사 중 하나인 펩시코는 전 세계에서 다양한 음료를 판매한다. 지역별, 부서별로 다른 클라우드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어 세계의 고객 및 구매 데이터를 통합하고 분석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스노플레이크는 아마존 AWS,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 구글 클라우드 등 서로 다른 클라우드 플랫폼에서 데이터를 끌어와 이를 통합 분석할 수 있도록 해준다. 북미 지역 아마존 클라우드에 저장된 데이터와 아시아 지역 MS 클라우드에 저장된 데이터를 통합해 분석할 수 있는 플랫폼 역할을 하는 것이다.
현재 스노플레이크의 고객사는 5000개에 달한다. 마이크론, 펩시코, 언더아머, 블랙록, 도어대시 등 제조, 유통, 금융, 스타트업까지 다양하다. 스노플레이크의 궁극적인 목표는 고객 풀을 늘려 ‘데이터 공유 플랫폼(data marketplace)’ 역할을 하는 것이다. 누구든 자신이 원하는 데이터를 사고팔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IBM의 지난해 매출은 약 736억달러, 영업이익은 69억달러였다. 설립된 지 8년 된 적자 회사가 매출 100배 규모인 전통 강호의 시가총액을 넘어서면서 기술주 거품 논란도 일었다. 10년 후 매출까지 끌어와 투자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후 조정을 거쳐 지난 3일 기준 주가는 310달러, 주가매출비율(PSR)은 109.59배다.
회사 측은 2029년까지 매출을 100억달러로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회사가 장기 목표를 달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예상하는 애널리스트는 거의 없다”고 평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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