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로스 "中 투자는 나쁜 투자" vs 블랙록 "미중 교역만 700조"

입력 2021-09-08 21:14   수정 2021-09-08 21:27


헤지펀드 대부 조지 소로스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중국 투자를 두고 대립각을 세웠다. 중국 정부의 전방위적 규제 압박에도 블랙록이 중국 내 투자 상품을 확대한다는 방침을 고수하면서다. 소로스가 '나쁜 투자'라고 강도높게 비판하자 블랙록은 "미중 교역만 6000억 달러(약 700조2000억원)를 넘는다"고 반박했다.

소로스는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를 통해 "블랙록이 중국 투자를 확대하는 것은 미국과 다른 민주주의 국가의 안보를 해칠 비극적 실수"라고 지적했다. 그는 "수십억 달러를 중국에 쏟아 붓기로 한 블랙록의 결정은 고객들의 돈을 잃어버리게 할 수 있는 나쁜 투자"라고도 했다.

블랙록은 중국에서 첫 뮤추얼 펀드 상품을 출시했다. '블랙록 차이나 뉴 호라이즌 혼합 증권 투자 펀드'에 중국 개인투자자 11만1000여명이 몰려 10억 달러를 모금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미국 자산운용사가 자국 개인투자자를 상대로 뮤추얼 펀드를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블랙록은 중국 뮤추얼 펀드 사업 승인을 받은 첫 외국 회사다. 이번에 출시한 펀드는 외국 기업이 중국 공모펀드 시장에 진출해 자금을 모금한 첫 사례다.

블랙록이 첫 투자 상품을 출시하면서 후발 주자들의 중국 시장 진출도 잇따를 것으로 업계서는 내다봤다. 피델리티인터내셔널은 지난달 중국 정부로부터 뮤추얼 펀드 발행을 위한 예비 승인을 받았다. 뉴욕에 있는 자산운용사 누버거버먼, 미국 상장지수펀드운용사인 반에크 등도 허가 절차에 들어갔다.

블랙록은 중국 투자 확대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달 블랙록 투자연구소는 보고서를 통해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중국 비중을 최대 3배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올초 래리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CEO)도 주주서한을 통해 "중국 시장은 투자자들의 장기 목표를 달성하는데 도움되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중국 투자 확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자 블랙록은 "미국과 중국은 거대하고 복잡한 경제 관계를 맺고 있다"며 "지난해 양국간 교역 규모는 6000억 달러를 넘었다"고 했다.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과 미국을 경제적으로 연결하는데 기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블랙록의 방침에 대해 소로스는 "상황이 달라졌다"고 했다. 과거엔 중국 투자가 미국과 중국간 거리를 좁히는 데 도움을 줬다는 주장을 하는 게 타당했지만 최근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소로스는 "중국 투자를 확대하는 블랙록은 중국 정부를 잘못 이해하고 있다"며 "중국 정부의 규제 압박이 강해지는 것은 시진핑 주석이 권력 유지를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는 신호"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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