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카드론, 금융 시스템 '뇌관'되나 [김은정의 기업워치]

입력 2021-09-10 04:27   수정 2021-09-10 06:16

≪이 기사는 09월08일(05:47)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카드론(장기 카드 대출) 잔액의 급격한 상승이 금융 시스템에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국내 신용평가사의 분석이 나왔다.

한국기업평가는 8일 코로나19 확산 이후 카드론 시장 추이를 점검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신용카드 업계는 지난해 코로나19 발생 이후 소비위축 등으로 결제서비스 자산이 감소 혹은 정체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대출 서비스 자산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대출 서비스 중 카드론 이용 실적은 7개 전업 카드사 기준으로 지난해 48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5.7% 증가한 데 이어 올 들어서도 높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 상반기 이용 실적은 27조원, 전년 동기 대비 15.3% 증가했다. 카드사별로 보면 지난해에는 우리·하나·현대카드의 카드론 실적 증가율이, 올 상반기엔 롯데·현대·우리카드의 카드론 실적 증가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같은 카드론 증가 배경엔 카드사들의 이해 관계가 맞물려 있다. 대형 카드사들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카드론을 선호하고 있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으로 결제 부문의 수익성이 저하되자 이를 만회하기 위해 대출 자산을 확대하고 있다.

중소 카드사들은 시장 지배력 확대를 위해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카드론을 늘리고 있다. 지난해 레버리지(자기자본 대비 총자산) 한도 규제 완화가 이뤄진 점도 카드사들의 성장 전략을 뒷받침해줬다. 카드사별로 카드론 증가율이 차이를 보이는 건 각 사의 전략과 리스크(위험) 관리 성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수요 측면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고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중·저신용 차주들의 자금 수요가 늘었다. 여기에 대출 규제 강화가 이어지면서 일종의 풍선 효과가 발생했다. 카드론은 대부분 개인 신용등급 기준 4~6등급 차주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평균 금리는 연 10~15% 수준이다. 평균 이용 금액(대출 한도)은 1000만~2000만원이다.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규모 면에선 크지 않지만 이용자 대부분이 다른 금융회사에서도 채무를 안고 있는 다중 채무자라 한 곳에서 연체가 다른 채무의 연쇄적인 부도로 이어질 수 있다"며 "부실화 때 금융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아직 카드론 연체율이 상승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진 않지만 이자상환 유예 등 정부의 지원 조치가 종료되면 빠르게 지표가 악화할 수 있다는 게 한국기업평가의 판단이다.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최근 금융감독당국의 정책 방향이 가계부채 규제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올 하반기에 카드론 증가에 대한 행정지도가 이뤄질 것"이라며 "업계 영업자산 중 카드론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 3월 말 기준으로 평균 25% 안팎"이라고 설명했다.

업체별로 보면 신한·삼성·KB카드가 20~25%, 현대·롯데·우리카드가 25~30%, 하나카드가 35% 수준이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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