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배터리社도 반한 지아이텍

입력 2021-09-13 17:19   수정 2021-09-14 15:20


폭스바겐 BMW 전기차의 2차전지를 생산하는 스웨덴 배터리 제조사 노스볼트는 작년 8월 충남 아산 특수기계 제조업체 지아이텍에 도움을 요청했다. 2차전지 생산공장을 짓기 위해 일본 대기업으로부터 설비를 들여왔으나 니켈 등 전극재가 알루미늄 박막에 균일하게 코팅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인영 지아이텍 대표는 “기술영업 담당 임원을 유럽으로 보내 전극재를 분사하는 슬롯다이(SLOT DIE)의 설치 각도와 높이를 조절해 문제를 해결해줬다”고 설명했다. 지아이텍의 기술력을 인정한 노스볼트는 앞으로 2차전지 공장을 지을 때 지아이텍 슬롯다이를 납품받는 것을 협의 중이다.

다음달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예정인 지아이텍은 2차전지 공장 핵심 부품인 슬롯다이 제조 전문기업이다. 초정밀 기계부품인 슬롯다이는 가로 길이 90㎝의 좌우가 넓은 주사기와 비슷하다. 스테인리스 특수강으로 만들어진다.

슬롯다이는 사람 머리카락 두께 20분의 1 수준인 5㎛(마이크로미터)로 얇게 2차전지 전극재를 알루미늄·구리 박막에 분사한다. 배터리 제조사 SK이노베이션, LG에너지솔루션 등이 모두 지아이텍 슬롯다이를 사용하고 있다.

배터리 공장 하나당 최소 100개 이상의 슬롯다이가 필요하다. 개당 1억원 수준의 슬롯다이는 한번 설치하면 6개월에서 2년 단위로 보수해야 한다. 금속 성분인 전극재가 슬롯다이 분사구를 마모시키기 때문이다. 지아이텍은 유지보수 비용으로도 판매가격의 30% 정도를 받고 있다.

슬롯다이는 전극재를 균일하면서도 빠르게 박막에 뿌려 코팅 속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지아이텍은 과거 경쟁사 슬롯다이가 전극재를 분당 60m 속도로 분사하던 것을 분당 100m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지아이텍의 기술력은 높은 영업이익률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지아이텍은 매출 171억원에 영업이익 52억원을 냈다. 영업이익률은 31%에 달한다. 이 대표는 “배터리 제조사들이 사용하는 전극재의 성분 해석부터 슬롯다이 설계, 제작, 정밀가공, 연마, 도금, 조립까지 모두 담당해 영업이익률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지아이텍은 1990년 1월 서울 문래동에서 오성정밀로 시작했다. 이 대표는 59㎡ 단칸방에서 동생과 직원 2명을 두고 금속연삭 기술을 발전시켰다. 기계부품 등을 주물업체에서 만들어오면 이를 정밀하게 깎아 대기업에 납품하는 일을 주로 했다.

지아이텍은 코스닥 상장을 추진 중이다. 이 대표는 “2차전지 시장은 앞으로 10년간 11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맞춰 생산설비 확대, 해외 지사 설립, 연구개발 등에 집중하며 슬롯다이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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