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밀키트·식단 관리…진화하는 구내식당

입력 2021-09-14 17:39   수정 2021-09-23 16:19


자가격리로 재택근무 중인 삼성바이오에피스 직원들은 집에서 급식을 먹는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자 회사가 사내 급식을 대신해 밀키트 세트를 보내주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던 급식이 진화하고 있다. 줄을 서서 똑같은 메뉴를 식판에 담아 먹는 단조로운 급식에서 벗어나 맞춤형 서비스로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급식업체들은 생존을 위해 다양한 신규 서비스를 선보이며 틈새시장까지 파고들었다. 배달·테이크아웃 서비스뿐만 아니라 스타 셰프의 맛집 메뉴도 제공한다. 앱으로 칼로리와 영양 성분을 계산해 건강을 관리해주는 서비스도 나왔다.
집으로 찾아가는 사내식당
오비맥주도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퇴근 후 집에서 즐길 수 있는 밀키트를 보내줬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오비맥주 모두 급식업체 삼성웰스토리의 고객사다. 삼성웰스토리는 재택근무자에게 급식을 배달하는 고객 수요가 늘자 밀키트업체 프레시지와 손잡았다. 올해 4월부터 10개 고객사 총 3800여 명의 직원에게 밀키트 급식을 배달하고 있다.

급식업체들은 몇 년 전부터 사내복지에 민감한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수요에 맞춰 간편식 등 신메뉴와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해왔다.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실적이 곤두박질치자 서비스 개발과 도입 속도를 높였다.

신세계푸드는 테이크아웃을 선호하는 직장인을 위해 간편식을 강화했다. 샐러드, 샌드위치 외에 수제버거, 수제도시락, 조각과일팩, 디저트 등 테이크아웃 메뉴를 두 배 늘려 100여 종으로 확대했다. 사무실 밀집 지역에선 ‘셰프투고’도 운영한다. 도시락, 샐러드, 샌드위치 등 배달 전용 메뉴를 앱 또는 전화로 주문한 뒤 픽업하거나 배달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데이터로 식단 관리·메뉴 추천까지
삼성웰스토리는 사내식당 이용자의 건강 관리를 돕는 앱 ‘웰스토리 플러스’를 선보였다. 앱에 신체 정보를 등록한 뒤 사내식당 이용 시 사원증을 태그하면 칼로리와 영양 정보가 자동으로 입력된다. 외부에서 식사할 땐 푸드렌즈를 활용하면 된다. 된장찌개를 먹기 전 사진을 찍으면 칼로리와 영양 성분을 자동으로 계산해준다. 이렇게 누적된 식단 데이터를 토대로 매주 건강관리 조언을 해주고, 맞춤형 사내식당 메뉴도 추천해준다.

삼성웰스토리는 직장인이 4주간 건강식을 구독할 수 있는 ‘웰핏’ 서비스도 최근 선보였다. 강북삼성병원, 정호영 셰프와 손잡고 다이어트, 근육량 증대, 면역력 증진 등 목적에 맞춰 구독할 수 있는 총 300여 가지 건강식 메뉴를 개발해 적용했다.

현대그린푸드는 지난해 맞춤형 건강관리 식단 브랜드 ‘그리팅 오피스’를 도입하고 당뇨식인 ‘저당식단’, 샐러드 중심의 ‘칼로리식단’, 발효식 위주로 만든 ‘장수마을식단’ 등을 제공하고 있다. 그리팅 오피스 식단을 선택한 이용자는 건강검진을 통해 건강이 좋아졌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CJ프레시웨이도 맞춤형 건강식단 프로그램 ‘힐링밸런스’를 운영하고 있다.

비건식을 도입한 급식업체도 있다. 신세계푸드는 ‘미트프리 데리야끼’ ‘후무스 플레이트’ 등 비건 도시락과 비건 샐러드를 제공한다. 지난 7월 선보인 대체육 ‘베러미트’를 활용해 앞으로 비건식 등 건강식을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웰스토리 관계자는 “사내급식에 모빌리티(배달·테이크아웃), 빅데이터(건강관리 앱) 등 신기술이 적용되면서 급식이 단순히 식사를 제공하는 서비스에서 벗어나 건강관리를 돕는 스마트한 서비스, 새로운 식음 서비스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설리/박종관 기자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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