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들이 16일 첫 TV토론에서 각 후보들의 공약, 대통령으로서의 자질, 고발 사주 의혹 등을 놓고 거친 공방을 펼쳤다. 이날 토론에서 가장 주목을 받았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토론 실력’에 대해선 ‘지나치게 긴장한 모습’과 ‘첫 토론회치곤 무난했다’는 엇갈린 평가가 나왔다.
이날 대선후보 첫 TV토론에서는 초반부터 지지율 1위 윤 전 총장에 대한 날카로운 공세가 이어졌다. 유승민 전 의원은 윤 전 총장을 향해 “대통령이 되겠다고 결심한 게 6개월도 안 됐다”며 “경제 안보 복지 노동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닌데 ‘대통령감’이 된다고 생각하느냐”고 공격했다. 또 “보육 공약, 자영업 대책 등을 왜 직접 발표하지 않고 캠프사람을 시켜서 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윤 전 총장은 “26년간 검사 생활을 하며 다양한 분야를 경험했기 때문에 그 분야에 정상까지 가본 사람으로서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홍준표 의원은 과거 윤 전 총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에서 앞장섰다는 점을 언급하며 “정치권 들어오기 전에 박 전 대통령 수사를 하면서 보수 진영을 괴멸시키는 데 앞장섰다”며 “당에 들어올 때 대국민 사과라도 하는 게 맞지 않냐”고 물었다. 윤 전 총장은 “당시 검사로서 맡은 소임을 했고 법리와 증거에 기반해 일을 처리했는데 검사로서 한 일에 대해 사과한다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맞받아쳤다.
윤 전 총장 관련 고발 사주 의혹을 두고서도 공방이 오갔다. 하태경 의원은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한 고발장에 홍 의원을 저격한 듯한 성명불상자를 끼워넣었는데 아무런 증거가 없다”며 “자신은 증거를 강조하면서 이렇게 한 건 ‘내로남불’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홍 의원도 윤 전 총장에 대해 “X파일, 장모 의혹,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고발사주 의혹 등 총 24건이 고발돼 있다”며 “26년 정치하면서 이렇게 흠이 많은 대선 후보를 본 적이 없는데 어떻게 대처할 것이냐”고 따졌다. 윤 전 총장은 “이미 자유한국당에서 인사 검증을 다 받아서 이 자리에 왔다”며 “저 하나 꺾으면 집권 연장을 할 수 있다고 2년 가까이 수사를 받았지만 지금까지 나온 게 없다”고 맞섰다.
홍 의원은 또 “1일 1망언이다. ‘손과 발을 사용하는 노동자는 아프리카에서만 한다’라고 해서 젊은 세대들이 (그럼) 나는 한국계 아프리카인이냐라고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윤 전 총장은 “산업의 국제 분업화 때문에 소위 단순 노동에…”라고 말했지만 제한된 시간이 끝나 답하지 못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귀족 노조’ 문제를 주제로 꺼냈다. 최 전 원장이 “노동 시장의 이중구조에서 강성노조가 가장 큰 문제가 있다고 보는데 어떻게 해결하겠느냐”고 하자 유 전 의원은 “강성 귀족 노조, 기득권 노조에 대해서는 그 사람들이 불법행위를 저지를 때는 엄정하게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부정선거를 줄곧 주장해온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를 향해 “보수 원팀과 정권 교체를 위해 그런 믿음은 지양하는 게 어떤가”라고 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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