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2번' 결혼식 하게 됐어요" 사연 들어보니 [이슈+]

입력 2021-09-21 14:33   수정 2021-09-21 15:14



"똑같은 결혼식을 하루에 2번 올리겠다는 결심을 하기까지 얼마나 고민했을지 많은 예비부부가 공감할 겁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다음 달 3일 결혼식을 올릴 예정인 예비 신랑 A 씨는 그간 마음고생이 심했다며 이같이 토로했다. 그는 "가족과 친지를 불러서 한 차례, 친구들만 참여한 결혼식 한 차례를 합쳐 총 두 차례의 결혼식을 올리기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지침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연장되면서 서울시 기준 현재 결혼식에 입장이 가능한 인원은 최대 99명이다. 다만 그마저도 식사 제공이 없는 경우로 한정되며, 식사를 제공할 시 입장 가능 인원은 49명으로 줄어든다.


A 씨는 "태어나 한 번 하는 결혼식인데 더 많은 사람을 불러 축하받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게 인지상정 아니겠나"라며 "비용을 2배로 사용해야 하지만 어쩔 수가 없다. 주변에도 이런 형태로 결혼하는 사람이 꽤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음 달 4일이면 새로운 방역수칙이 나와 있을 텐데 그 이후 결혼하는 사람들은 혹시나 거리두기가 완화되지는 않을까 또 다른 고민을 거듭하고 있을 것"이라며 "어느 정도 수준에서 방역수칙이 결정될지 종잡을 수가 없어 결혼식 준비 자체가 불가능하므로 많은 예비부부가 걱정스러움을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지침은 공교롭게도 A 씨가 결혼하는 다음 달 3일까지로 예정돼 있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2000명 가까이 나오고 있어 향후 발표될 거리두기 조정안이 어느 정도 수준에서 확정될지 전망하기 쉽지 않은 상황인 탓에 불안함을 느끼는 예비부부가 늘어가는 모습이다.

다음 달 결혼을 앞둔 또 다른 예비 신랑 B 씨는 참석 인원을 늘리기 위해 꼼수를 써야만 하는 상황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이용 인원 산정에 포함되지 않는 축가, 플라워샤워, 축의금 접수 등을 하는 참석자를 늘리기 위해 애쓰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플라워샤워를 할 인원을 5~6명 정도로 불러도 괜찮으냐고 식장에 문의하니 그 역할을 충실하게만 수행하면 이용 인원 산정에 포함되지 않는다더라"라며 "정부에서 꼼수 쓰기를 종용한 건 아니겠지만 애초에 참석 가능 인원을 늘려줬다면 자괴감이 드는 이런 고민을 하지 않았어도 됐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정부는 결혼식 참석 인원을 두고 "행사에 필수적인 혼주와 신랑·신부, 행사 진행에 필요한 사회자, 주례자 등 인원은 이용 인원 산정에 포함되지 않는다"라고 발표했다. 여기서 '사회자, 주례자 등 인원'이라는 문구의 해석 여지가 분분한 탓에 예비부부들의 민원이 애꿏게도 서울시로 쏟아졌다.

이에 서울시는 사회자와 주례자에 더해 축의금 접수자, 축가를 부르는 자, 사진 촬영자도 이용 인원 산정에 포함하지 않겠다고 결정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에 따른 예비부부의 불만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결혼식 진행에 필수적인 인력까지 이용 인원에 산정시키는 게 합당하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 응답소나 전화로 행사에 필수적인 인원을 어디까지로 봐야 하는지에 대한 문의가 정말 많이 들어왔다"면서 "시 차원에서 방역지침을 해석한 뒤 이에 관한 공문을 시내에 있는 웨딩홀에 전달했다"라고 말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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