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세 세계 최고령 지휘자, 여전히 음악에서 활력을 얻다 [김동욱의 하이컬처]

입력 2021-09-23 06:58   수정 2021-09-23 07:02


94세인 스웨덴 지휘자 헤르베르트 블롬슈테트는 세계 최고령 지휘자로 꼽힙니다. 하지만 현재 최고의 무대에서 가장 정력적으로 활동하는 음악가이기도 합니다.

이달 들어서만 빈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와 함께 그라펜에그(2일·오스트리아), 룩셈부르크(4일), 본(5일·독일), 헨트(6일·벨기에), 암스테르담(7일·네덜란드), 루체른(9~10일·스위스), 프라하(12~13일·체코)를 돌며 잇따라 연주회를 가졌습니다.


이번 유럽 순회 연주에선 프란츠 슈베르트의 미완성 교향곡과 안톤 브루크너의 교향곡 4번 등 블롬슈테트와 빈 필의 장기가 잘 발휘될 수 있는 곡들을 선보였습니다. 앞서선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도 빈 필과 블롬슈테트가 호흡을 맞췄습니다.

사실 다른 거장들에 비해 블롬슈테트가 빈 필의 포디엄에 서는 것은 무척 늦었습니다. 83세 때인 2011년에 처음으로 빈 필을 지휘했는데요. 하지만 이후 그 어떤 지휘자보다도 열정적으로 빈 필과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거장 지휘자의 노익장에 주목한 유럽 언론들도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전하기 바쁜 모습입니다. 독일 도이체벨레는 "세계 최고령 지휘자가 여전히 음악에서 에너지를 얻고 있다"고 평하기도 했습니다.


블롬슈테트는 "음악에 대한 사랑에서 끝없는 에너지를 얻는다"며 "위대한 음악작품은 지성과 감성을 똑같이 자극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베토벤과 브루크너, 슈베르트, 브람스의 음악이 그의 삶의 원천이라고 지목했습니다.

코로나19로 삶이 팍팍하지만, 인간 영혼의 깊숙한 곳으로 빛을 비추는 위대한 음악으로 구원과 치유를 도모할 수 있다는 게 블롬슈테트의 생각입니다. 어둠 속에서 인간은 빛을 필요로 하고, 음악은 그 어떤 예술보다도 어두운 영혼을 밝히는 역할을 잘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유럽 주요 언론들도 블롬슈테트를 "폭군이 아닌,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마음으로 따르는 지휘자"라고 평하며 그의 음악은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찬사가 우러나온다고 격찬했습니다.


위대한 노거장이 앞으로도 오랫동안 많은 사람에게 힘이 될 수 있는 음악을 선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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