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IT 전문인력 日 4위이지만…"양보다 질이 문제" [정영효의 일본산업 분석]

입력 2021-09-26 09:13   수정 2021-09-27 08:17



일본의 정보기술(IT) 전문 인력의 수가 세계 4위인 122만명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인도, 중국 등 '빅3 IT인재 강국'의 뒤를 이었지만 양보다 질이 문제인 것으로 지적된다. 한국은 9위로 상위권과 상당한 격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6일 일본 총무성과 세계노동기구(ILO) 등의 자료를 종합한 결과 일본의 IT 전문인력은 122만명으로 독일을 근소하게 제치고 4위였다. 1위는 409만명의 미국이었고, 232만명과 227만명의 인도와 중국이 뒤를 이었다.

한국의 IT 인력은 약 80만명으로 약 100만명의 IT 전문인력을 보위한 영국, 러시아, 브라질 등에 이어 9위였다. 프랑스가 10위로 한국보다 순위가 한 단계 아래였다.

일본은 IT 인력의 수는 적지 않지만 질이 문제로 지적됐다. 일본 경제산업성에 따르면 2018년 기준 IT인재의 90%가 홈페이지와 앱을 개발하는 '기존형 IT 인재'였다.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 IT인재'는 10%에 그쳤다.

문제는 기존형 IT인재의 설 자리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조사회사 가트너는 "2025년까지 비즈니스에서 사용되는 앱의 70% 이상은 복잡한 프로그래밍이 불필요한 '노(no)코드·로(low)코드'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프로그래밍 기술이 보편화하면서 누구든 홈페이지와 앱을 개발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대신 AI와 IoT에 필요한 지식을 가진 '과제 해결형 인재'에 대한 수요는 계속해서 늘어날 전망이다. 일본의 경우 2030년이면 첨단 IT인재의 숫자(70만명)가 기존형 IT인재의 숫자(50만명)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그 결과 2030년 일본에서는 첨단 IT인재가 27만명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8년보다 13배 늘어나는 수치다.

첨단 IT인재를 육성하려면 '스템(STEM·'줄기'라는 뜻)' 분야 지원이 필수로 여겨진다. 스템은 과학(Science)과 기술(Technology), 공학(Engineering), 수학(Mathematics)의 앞 글자를 딴 말로 이공계 인재를 의미한다. 예술(Art)과 로보틱스(Robotics)를 포함시켜 스트림(STREAM)으로 부르기도 한다.

인재회사 휴먼리소시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8년 일본의 자연과학, 수학, 통계학 분야 졸업생수는 2만9000명으로 미국(30만2000명)의 10%에도 미치지 못했다. 영국(11만3000명), 프랑스(6만3000명), 독일(5만1000명), 러시아(4만1000명) 등 경쟁국에 모두 뒤졌다. 이탈리아(3만명)에도 역전당했다.

2014~2018년 일본의 이공계 졸업생수는 연평균 0.4% 줄었다. 프랑스(10%), 이탈리아(7%)가 매년 큰 폭으로 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공계 출신에 대한 부실한 처우가 졸업생 감소의 이유로 지적된다. 일본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의 연봉은 약 4만달러(약 4712만원)로 미국(약 10만달러)과 영국 및 독일(약 6만달러)보다 크게 낮고 이탈리아와 비슷한 수준이다.

스위스 비즈니스스쿨 IMD가 매년 발표하는 '세계 디지털경쟁력 순위'에서 일본은 2013년 20위에서 2020년 27위로 순위가 뒷걸음질쳤다. 8위로 지난해 처음 10위권에 진입한 한국과 대조적이다.

IT인재 쟁탈전이 격화하면서 일본 기업들도 IT인재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소프트뱅크그룹 계열사로 야후재팬과 라인을 자회사로 거느린 Z홀딩스는 올해부터 5년간 AI엔지니어를 5000명 늘리기로 했다. 다이킨공업은 오사카대학과 공동으로 사내 대학을 설립해 2023년까지 AI 및 IoT 인재 1500명을 키우기로 했다.

가와모토 가오루 시가대학 교수는 "단순히 스템 분야를 늘리기만 할게 아니라 기업의 요청에 부합하도록 교육내용을 쇄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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