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01%. 신작 게임이 이른바 ‘흥행 대박’을 칠 확률이다. 게임 흥행을 ‘바늘구멍 통과’에 자주 빗대는 까닭이다. 국내에만 한 해 수십만 개의 게임이 출시(구글 등록 기준)되지만 흥행작은 손가락으로 꼽는 수준이다. 요즘 게임업계는 그러나 두 개의 새로운 ‘변수’와도 씨름하고 있다. 높아지고 있는 중국산 공세의 파고와 주 52시간 근로제 준수라는 개발 환경의 변화다.

게임은 ‘한 번 터지면 몇 년을 먹고살 수 있는’ 매력적인 사업이다. 10년 전 매출 1위 ‘룰 더 스카이’의 하루평균 매출이 1억원 정도. 지금은 대박의 규모가 달라졌다. 카카오게임즈가 지난 6월 출시해 하루 매출 1위에 올린 ‘오딘: 발할라 라이징’은 출시 19일 만에 누적 매출 1000억원을 찍었다. 하루평균 52억원을 번 셈이다. 오딘은 카카오게임즈 주가를 두 달 새 두 배로 끌어올렸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리니지M’과 ‘리니지2M’ 등 모바일 게임 두 개로만 1조6783억원을 벌었다.
그나마 중국 게임의 ‘과반’을 막아낸 건 ‘구관’들이다. 지난해 구글 앱 장터에 한 번이라도 매출 상위 10위에 이름을 올린 게임은 모두 41개. 이 중 절반 이상이 과거에 나온 게임이다. 올해도 비슷하다. 2017년 나온 ‘리니지M’과 2019년 출시된 ‘리니지2M’은 번갈아 매출 1위와 2위를 지켰다. 5년 전인 2016년 나온 ‘리니지2레볼루션’도 톱10을 유지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신작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정작 쓸 만한 작품이 많지 않은 풍요 속 빈곤이 우리의 문제”라며 “전체 게임산업이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게임업계를 대표하는 일명 ‘3N’의 입지도 크게 다르지 않다. 넥슨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각각 13%와 42% 감소했다. 같은 기간 넷마블과 엔씨소프트의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각각 80%와 46%나 줄었다. 3분기에도 세 업체 모두 1년 전보다 영업이익이 감소할 전망이다.
중국과의 경쟁은 향후 더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몰라보게 달라진 중국 게임의 질이 최대 변수다. 임충재 계명대 교수(게임모바일공학)는 “중국은 세계 최대 시장인 해외도 함께 공략하기 위해 한국 대형 게임사의 최대 열 배에 가까운 개발비를 쓰고 있다”며 “그래픽과 재미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올 상반기 미국 모바일 게임 시장(매출 상위 1000개 게임 기준)에서 중국산 점유율은 22%(앱애니)로 가장 높았다. 한국 게임은 8%에 그쳤다. 임 교수는 “앞으로는 해외에서도 중국과의 힘겨운 경쟁이 불가피해졌다는 게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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