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전력난'에 中 성장률 전망 일제히 하향

입력 2021-09-28 17:09   수정 2021-09-29 02:54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최근 전력난으로 대규모 공장 가동 중단 사태가 이어지고 있는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하향 조정하고 있다. 중국의 전력난은 반도체 등 글로벌 공급망에도 상당한 위협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유동성 위기에 빠져 있는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그룹은 29일에도 500억원대 이자를 지급해야 하는 고비를 맞는다.
전력난에 부동산 침체까지
골드만삭스는 28일 중국의 올해 성장률 예상치를 기존 8.2%에서 7.8%로 하향 조정했다. 전력난으로 중국 산업군 가운데 40% 이상이 영향을 받을 것이란 분석에서다. 골드만삭스는 “헝다그룹 위기를 불러온 부동산 정책과 탄소제로 목표 등 정책 불확실성이 하반기 성장률을 떨어뜨릴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 노무라증권도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8.2%에서 7.7%로 낮췄다. 석탄 가격 급등과 정부의 엄격한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 목표를 감안할 때 더 내려갈 위험도 있다고 지적했다.

브루스 팡 차이나르네상스 애널리스트는 전력 부족으로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0.1~0.15%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 IB인 중국국제금융공사(CICC)도 이번 전력난으로 중국의 GDP 증가율이 3분기와 4분기에 0.1∼0.15%포인트가량 낮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맥쿼리와 알리안츠도 전력난 관련 분석을 반영해 성장률 전망치를 조정할 것이라고 이날 밝혔다.

지난주 뱅크오브아메리카는 8.3%에서 8.0%로, 신용평가회사 피치는 8.4%에서 8.1%로 중국 성장률 전망치를 내렸다. 정부의 부동산 가격 억제 정책으로 중국 경제에서 20% 이상을 차지하는 부동산 관련 산업이 침체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반도체 공장 잇단 조업 중단
중국에선 전력난으로 이미 알루미늄 철강 시멘트 비료 플라스틱 섬유 등 산업 전반에서 생산량이 줄어들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항만 작업 지연, 컨테이너 부족에 이어 글로벌 공급사슬에 큰 위협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특히 글로벌 반도체 부족 현상이 더 악화할 것으로 봤다. 중국의 전력난으로 가장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는 지역은 남동부 공업벨트인 광둥성 장쑤성 저장성이다. 이 지역에는 대만 반도체업체가 대거 진출해 있다. 대만에서 가까운 장쑤성에는 10여 개 대만 반도체기업이 밀집해 있다.

이미 대만 반도체업체들은 대만증시에 전력난으로 중국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는 공시를 띄우고 있다. 네덜란드 차량용 반도체회사 NXP에 제품을 공급하는 CWTC는 쑤저우 공장의 생산을 5일간 중단했다. 쿤산의 반도체 제조업체 ASE쿤산도 30일까지 나흘간 공장을 가동하지 않는다. 이들 업체가 전력난으로 조업을 중단함에 따라 반도체 부족으로 중국에서 아이폰을 조립하는 애플 등이 즉각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 자동차업체 등 세계 제조업계에 추가적인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당국, 헝다 자금 조사 착수
중국 경제의 뇌관으로 지목돼 온 헝다그룹은 29일에도 2024년 만기가 되는 달러 표시 채권의 이자 4750만달러(약 559억원)를 내야 한다. 지난 23일 달러 채권 이자 8350만달러와 위안화 채권 이자 2억3200만위안(약 422억원)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한 상황에서 또 한번 고비를 맞게 되는 것이다.

헝다그룹 본사가 있는 선전 시정부는 개인투자자 대상 자금조달 창구인 헝다자산관리의 조사에 들어갔다. 헝다자산관리가 개인을 대상으로 자산관리 상품인 리차이를 판매하면서 허위·과장 광고 등 부당한 투자 권유가 있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헝다자산관리는 8만여 명에게 리차이를 판매해 1000억위안 이상의 자금을 조달했다. 400억위안어치가 아직 상환되지 않은 상태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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