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초제·서도소리…색다른 춘향가 판소리 들어볼까

입력 2021-09-29 17:46   수정 2021-09-29 23:44

판소리는 노래, 대사 연기까지 도맡는 ‘솔로 오페라’다. 이 때문에 공연마다 소리와 느낌이 각양각색이다. 지역별로 창법이 다르고, 스승마다 전승하는 내용도 달라서다. 춘향가를 유파별로 감상할 수 있는 공연이 다음달 잇달아 열린다.

국립극장에선 다음달 16일 송재영 명창(60)이 동초제로 해석한 춘향가 완창에 도전한다. 동초제는 국립창극단 초대 단장을 지낸 동초 김연수 명창(1907~1974)이 창시한 소릿제다. 지역이나 음악적 특징에 따라 소릿제의 이름을 정했던 관습을 탈피했다. 섬진강을 기준으로 서편제, 동편제로 나눴던 것과 달리 동초 스스로 여러 바디(명창이 스승에게 전수받은 한 마당 전부를 음악적으로 절묘하게 다듬어 놓은 소리)의 장점을 모아 새롭게 정립했다. 서편제의 애잔한 소리와 동편제의 우렁찬 창법을 결합한 게 특징이다.

동초제는 시김새의 변화가 다양하고 가사의 극적인 짜임새와 개연성을 중시하는 탓에 완창에 걸리는 시간이 길다. 송 명창은 이날 5시간에 걸쳐 완창할 예정이다. 고수 박근영과 조용안은 번갈아 북채를 잡고 박자를 맞춘다. 송 명창은 동초제를 40년 가까이 수련해왔다. 조선 후기 명창 이날치의 후손인 이일주 명창 밑에서 판소리 다섯 바탕을 배웠다.

황해도와 평안도, 즉 서도 지방에서 전해진 춘향가를 들을 수 있는 공연도 열린다. 경서도소리포럼이 다음달 2일 서울 동대문종합시장 안에 있는 전통공연창작마루에서 공연하는 ‘서도명창 박월정의 판소리 춘향가 시연’이다. 1930년대를 주름잡았던 여성 명창 박월정이 부른 춘향가를 재현하는 자리다. 박월정은 서도민요와 호남 지방의 판소리를 두루 섭렵한 소리꾼으로 유명했다.

이날 공연은 서도민요 창법과 남도 판소리 창법을 비교하며 감상할 수 있는 무대다. 경서도소리포럼은 지난해부터 박월정이 남긴 음반 ‘몽중가’ ‘암행어사 출도’ 등을 연구해 창법을 복원했다. 서도민요 전수자 이나라, 경기민요 전수자 최지안, 소리꾼 김수미·이효덕 등 4명이 번갈아 열창한다.

연구를 주도한 유옥영 신화콘텐츠연구소장은 “한 유파만 평생 갈고 닦는 명창들과 달리 박월정은 판소리와 민요를 넘나들었다”고 설명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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